
▲ 동문 기원인 부산의 부전 기원과 양재동 명인기원.
샛별기원? 대륜고의 상징이 샛별이란다. 청조기원이나 명인기원처럼 그 자리에 있던 기원을 인수한 것이 아니고 새로 문을 연 기원인데, 장소와 집기 대부분을 동문들이 후원했고, 바둑과는 무 슨 전생의 인연이 있는 것인지, 대학 졸업 후 직장 다니고 사업하고 하다가도 본인 말에 따르면 "3년을 주기로 바둑으로 돌아와 기원을 차리곤 했던", 바둑 실력도 세고 기원 운영에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이용범 동문이 원장이다.
아무튼 '동문들의 기원'은 현재로서는 괜찮게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기원들처럼 일반 애기가만 바라본다면 자리 잡는 데까지 적어도 반년은 걸린다는 것이지만, 그에 비해 동문들의 직간접 도움으로 출발부터도 운영에 허덕이거나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고교동문전' 열풍 말고도 고령화 시대에 은퇴 후 모임의 장소로 기원만한 것이 쉽지 않기에 앞으로 '동문들의 기원'은 계속 늘어날 것이며, 이들이 자리를 잡는다면 가속이 붙을 것이고 어쩌면 협동조합 형태로 나아갈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있다. "기원의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동문들의 기원'은 아니지만, 그 비슷하게 색다른 기원도 있다. 양재동 '쉼터' 기원(고려대 동문 노위래 원장)은 2004년 무렵에 생기자마자 건물의 3-4-5층을 사용해 북적북적하면서 이름을 날 렸고, 장소를 조금 옆으로 이전한 지금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 초 강북 전철4호선 수유역 부근에 새로 생긴 '서울기원'은 서울법대 출신 현역 김철우 변호사의 작품이다. 80평이었던 법 무법인 사무실을 개조해 70평을 기원으로 만들었다. "서울의 3대 기원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김 변호사-원장의 포부다.
부산 서면역 인근 시장통 안에 있는 부전기원은 평일 70여 명, 주말 100~120명으로 자타공인 부산에서 손님이 제일 많은 기원이다. 비결은 진주고 연세대를 나온 강창현 원장이 부산-마산의 고교동문 기우회 모임들을 대거 유치한 것.
2000년 전후한 무렵, 서울 강남에 '카페 기원'이 선보인 적이 있다. 음료-다과를 먹고 마시며 바둑을 둘 수 있어 신선했으나 오래 가지는 못했는데, '동문들의 기원'이 또 좀 더 발전한다면 바로 '카페 기원'의 형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도 있다. 그것도 해답의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의 기원은 예외 없이 '카페 기원'이다. 고양시 일산의 대화역을 나오 자마자 있는 '대화기원'이 지금 그 비슷한 모습이다. 이것 역시 그 자리에 있던 기원을 '고양시기우회'의 회원 몇 사람이 인수-운영하고 있는데, 매일 저녁 7시쯤 되면 손수 음식을 장만해 자체 파티를 벌인다. 회원들 사이에 인기가 좋아 "바둑 두러가 아니라 파티에 동참하러 온다"고 말하는 회원이 한둘이 아니다.
바둑TV는 많은 기전을 속기화해 우리 바둑을 경조부박케 한다는 비난을 듣기도 하지만, 그런 반면에 '고교동문전' '대학동문전' 같은 아이디어는 참신했다. '고교동문전' 열풍이 과연 어떻게 기원 문화 일신에 기여하게 될지.
위 기사는 일요신문 이광구 객원기자가 쓴 바둑계는 지금 '동문기원' 뜬다를 그대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