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난 지금 만약 바둑리그 선수들을 지역 연고로 다시 구성 해보자. 부산 경남의 경우 최철한 박지은 변상일 신진서, 전북의 이창호 홍성지 나현 이동훈, 전남은 이세돌 백홍석 김지석, 서울은 박정환 강동윤 원성진, 충청은 이영구 안국현 안조영 최정으로 팀을 구성할 수 있다. 만약 이렇게 팀이 구성만 된다면 바둑팬의 관심도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지역과의 관계가 단절된 바둑리그는 결국 관계자만 재미있는 시합으로 변질 되었다. 한마디로 우승 팀 선수나 관계자만 좋고 자신의 지역 팬은 무관심한 상황이 현 바둑리그의 현주소다. (참고로 올해 바둑리그 우승 팀 티브로드는 이북5도가 팀 연고지)
프로선수나 감독은 이런 부분보다는 하루 빨리 구단제가 되는 것을 학수고대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역시 순서가 잘못되어 있다. 팬이 있어야 구단제나 연봉제도가 성립되는 것이지 아무도 거들떠도 보지 않는 시합에 어떤 기업이 자발적으로 그런 제도를 만들어 줄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미 선수에 관한 기득권이나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바둑리그를 바꾸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다행스런 점은 한국기원이 새롭게 시작되는 2015 여자바둑리그를 통해 바둑리그가 가지고 있는 모순점을 바꿔보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자바둑리그는 규모 자체가 바둑리그의 8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지자체가 팀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없다. 지자체 팀이라는 것은 결국 지역을 연고로 할 수 밖에 없다. 기업 팀과 달리 지역과의 협력이 기본이기 때문에 바둑리그의 가장 아쉬운 점 중에 하나인 확실한 지역연고가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세계최고의 여걸 최정과 위즈잉이 부광탁스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는다. 1월부터 시작해 4월에 끝나는 일정은 비시즌에 한 시합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바둑리그가 주요시합이 펼쳐지는 시즌에 시작되어 특히 중국리그와도 똑같이 겹쳐 양쪽 리그를 뛰는 보기 좋지 않은 면이 강하다. (중국의 경우 겨울 비시즌에 일반 토너먼트 시합을 하고 중국리그 기간에는 세계대회와만 간혹 겹친다.)
남녀 프로팀을 창단한 포스코켐텍은 2년 전 락스타 선수로 뛰었던 김채영을 주장으로 뽑았고, 부산 삼미건설팀은 부산에서 태어난 최강갈매기 박지은, 서귀포 팀은 제주 비바리 오정아를 주장으로 앞세우고, 최연소 오유진을 주장으로 내세운 인제군은 헤이자자까지 용병으로 얻으며 새바람을 불어올 것 같다. 드래프트 1번 부광탁스는 바둑퀸 최정과 함께 여자 세계1위 위즈잉을 용병으로 뽑아 한 팀으로 구성하며 벌써부터 다른 팀의 경계대상 1호가 되었다.
여자바둑리그는 바둑리그보다 규모면에서 워낙 작다보니 여자 기사들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어떻게든 자신들의 리그를 여자골프를 롤 모델로 삼아 바둑리그를 넘어서려 하는 대단한 각오를 가지고 있다.
2015년을 시작함과 동시에 여자리그는 바둑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을 것 같다. 바둑리그 역시 여자리그가 성공하는 지를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 아니라 여자리그보다 더 흥행할 수 있는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 2014년의 아쉬움보다 2015년 여자들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 인제군은 대만의 미녀기사 헤이자자를 용병으로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