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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여자1위 루이, "바둑은 끝 없는 예술"

20여 년간 여자바둑 정상에서 군림하는 루이나이웨이 인터뷰

2015-06-18 오전 10:11:14 입력 / 2015-08-20 오후 1:37:13 수정

▲ 중국 여자1위 루이나이웨이(사
진=중앙일보 권혁재 기자).
 

새천년을 맞이한 2000년, 세계 바둑사에는 이변이 일어났다. 여성 기사가 남성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것. 당시 37세였던 루이나이웨이(芮乃偉 52)는 바둑황제 조훈현을 꺾고 국수전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간 바둑계에선 남성과 여성의 압도적 실력차가 정설로 통했었다. 매서운 전투 바둑으로 수많은 남성 기사를 물리친 루이나이웨이에게 한국 언론은 '철녀(鐵女)'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루이나이웨이는 1999년부터 2011년까지 남편 장주주(江鑄久)와 함께 한국기원 소속 기사로 활동했다. 2011년 말 남편과 중국으로 복귀하기까지 루이나이웨이는 국내 여류 기전을 싹쓸이한다. 중국에 건너가서도 그의 전성기는 계속된다. 현재까지 중국 여자 랭킹 1위를 차지하며 20여 년간 세계 여자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2015 한국여자바둑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를 인터뷰했고, 이어 고향 상하이(上海)로 돌아간 그와 16일 다시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매일 비슷하다. 중국 바둑 국가대표팀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훈련장에 나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6시간씩 바둑 공부를 한다. 국가대표팀과 같이 복기도 하고 연습 대국 도 두고 사활 등을 같이 연구한다. 시합이 있으면 바둑을 두고 평소에는 바둑 공부를 하는 일상이다.

바둑에서는 유난히 여자 프로기사들이 남자 프로기사에 비해 실력이 약하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보기에 일단 남자와 여자의 머리 구조가 다른 것 같다. 남자는 전체적인 것을 보는 눈이 좋지만 여자는 부분적인 면을 더 잘 본다. 또 여자는 남자보다 감성적인 면이 많 은데 바둑에서는 이런 부분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과거 국수 자리를 차지하는 등 남자 선수들과 대등한 실력을 겨뤄왔다.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과거에 국수를 차지했던 건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 부부 기사인 루이나이웨이와 장
주주. 2002년 제3기 맥심커피배에서
세계 초유의 '부부 결승 대국'을 벌였다.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과의 실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그런 방법이 있다면 나도 알고 싶다(웃음). 일단 남자 선수들과 겨루는 걸 겁내지 말아야 한다. 남자 선수들과 같이 연구하고 대국하며 많이 부딪혀야 한다. 남자 선수들과 대 국을 많이 하면서 배울 점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여자 프로기사 중 기대주를 꼽자면 누가 있을까.
한국의 최정, 중국의 위즈잉, 일본의 후지사와 리나(藤澤里菜)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나이도 비슷하고 잠재력이 많다. 특히 한국의 최정은 바둑이 힘이 세고 후반 전이 안정적이다.

수많은 바둑을 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 하나를 꼽자면.
한국에서 활동할 때 2000년 열린 5회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일본의 야마다 기미오(山田規三生)와 붙었던 적이 있다. 바둑이 많이 유리했었는데 내가 실수를 10번 넘게 해서 결 국에는 졌다. 나중에 한 아마추어 바둑 팬을 만났는데 나에게 '내가 둬도 그 바둑은 이겼을 것'이라며 농담을 하더라. 지금 생각해도 왜 그렇게 어이없게 실수를 많이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독특했던 경험이라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한평생 바둑과 오랜 세월을 함께했다. 바둑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바둑은 '내 인생'이다. 어렸을 때부터 바둑을 시작해 앞으로 죽을 때까지 바둑을 계속할 것이다. 내게 제일 중요한 것은 내 남편과 바둑, 이 두 가지다. 그런데 바둑을 하면서 남편까지 만났으니 바둑은 내 인생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편과 가끔 바둑을 두는지.
남편과는 서로 바둑에 대한 이야기만 나눌 뿐이다. 예전에는 가끔 바둑을 뒀는데 지금은 거의 안 둔다. 과거에는 내가 많이 졌었는데 지금 두면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다.(웃음 )

바둑의 매력은 무엇인가.
바둑은 끝이 없는 예술과 같다. 조금씩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 분명 실력이 늘기는 하는데 문제는 그 경지가 끝이 없다는 것이다. 어제 생각했던 수를 오늘 다시 연구하면 또 다른 생각의 가지가 생겨난다. 이처럼 끝이 없다는 점이 바로 바둑의 매력이다.

루이나이웨이 9단=1963년 중국 상하이 출생. 85년 중국기원 입단. 88년 여자 세계 최초 9단 승단. 99~2011년 한국기원 객원기사로 활동. 통산 27회 국내 여류 기전 우승. 제43기 국수전 우승. 제5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우승. 현재 중국 여자 랭킹 1위.

위 기사는 6월18일자 중앙일보 정아람 기자가 쓴 세계 최강 '철녀'… "남자 기사 이기는 법, 나도 몰라"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TYGEM / 중앙일보, 편집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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