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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살 길은 생활체육이죠!"

강원도지사배 개최한 이무근 강원바둑협회장

2015-07-13 오전 8:16:33 입력 / 2015-07-28 오후 9:40:18 수정

▲ 강원바둑의 대부 이무근(75) 강원도바둑연합회장.

땅 넓이 대비 인구는 가장 적은 곳이며 우직함이 모토인 강원도는 최근 가장 뜨거운 바둑열기를 보이는 지역이다. 올 초 여자바둑리그 인제하늘내린 팀을 창단하여 첫 우승을 차지했고, LG배는 강릉 평창 등 거의 매년 강원도 일원에서 치러지고 있다. 또한 태백산배달바둑대회, 정선아리랑바둑축제가 치러지고, 10월엔 더욱 규모를 확장한 인제내린천바둑대회가 속개된다. 또 8월이면 세계청소년바둑축제가 인제에서 열린다.

또 하나 국민생활체육으로서의 바둑이 가장 활성화된 곳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둑가에서는 아직 그 존재자체도 잘 모르고 있었을 때 강원도는 전국 17개시도 가운데 가장 먼저 생활체육으로 전환하였고, 급기야 지난 11,12일 강원도 횡성에서 강원도지사기 국민생활체육바둑대회를 성대하게 개최하기에 이른 것.

국민생활체육 강원도바둑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이무근 회장(75)은 강원바둑의 대부. 그의 열정과 노고를 배우고자 이번 강원도지사기에 서울 인천 경기 충남 등 4개 지역에서 국민생활체육 바둑연합회 회장단이 대거 횡성으로 집결했다. 그들도 강원도와 매한가지의 길을 가야 하기에 '선배' 강원도를 모델삼기 위함이다.

▲ 5개시도 바둑연합회장이 한데 모였다. 김동희 서울, 정갑수 인천, 이무근 강원, 강금채 경기, 최기남 충남바둑연합회 회장.

"바둑동호인으로서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이게 바로 바둑보급이에요!"
강원도는 도지사기 연합회장기 생활체육회장기 어르신대회 등 총 4개를 매년 개최하는데 2~3억 정도가 든다. 또 각 시군에서 자체 군수기 시장기 대회가 또 있다. 따라서 강원도에 사는 바둑동호인들은 맘만 먹으면 거의 매달 바둑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생활체육을 하는데 다른 종목은 다 운동장이 있는데 우리 바둑은 운동장이 없어요. 바둑운동장 만들게 돈 좀 주세요! 안 그러면 생활체육에서 탈퇴하겠습니다!"

이회장이 도생활체육회에 가서 예산을 따오는 데는 칠순의 나이답지 않은 그의 열정과 뚝심이 발휘되었다. 그는 돌격대정신으로 바둑예산을 따냈다고 자랑한다. 연간 4~5억의 예산을 따온다. 그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체득한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여 맥을 잘 짚는다는 평이다. 

강원도지사기는 여태 다녀본 지역대회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우승상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세울 것은 못된다. 오히려 몰아서 주기보다는 골고루 나뉘어 갖는다. 그래도 대다수의 동호인들은 즐거워하고 행복해한다. 바둑동호인들도 이제는 구경하고 박수만 치는 시대가 아니라 직접 선수로 뛰는 시대다. 엘리트바둑이 아니라 동호인들 바둑경기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 칠순을 넘긴 이무근 회장은 지속적으로 강원도와 체육회 간부들과도 통하고 있었다. 왼쪽부터 강원도 탁동훈 과장, 임호순 강원도생활체육회장, 이무근 강원도바둑연합회장.

강원도바둑연합회 이무근 회장은 2008년 강원도바둑협회가 삐걱거리고 있을 때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그 이전엔 고향인 인제군바둑협회장을 잠깐 역임했다. 일을 하면 열정적으로 빠져드는 타입이었다. 그의 또 다른 취미가 테니스였기 때문에 생활체육은 조금 알고 있던 터. 그래서 바둑협회와 바둑연합회를 같은 회장 아래 두려고 했는데, 겸임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2010년 등 떠밀려서 그는 생활체육연합회장에 취임하게 된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강원도가 가장 생활체육이 성공적으로 정착한 지역이 된 이유의 상당부문은 그의 노고 때문이었다. 39개 종목을 관장하는 강원도생활체육회 임호순 회장은 "이회장님같이 떼를 쓰는데 안 넘어갈 장사는 없다. 이런 열정을 본받으면 못할 일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바둑협회는 엘리트바둑을 담당해야 하고 국민생활체육은 그야말로 동호인바둑을 관장해야 합니다. 바둑행사를 하면 선수만 1000명을 넘기니 우리 바둑처럼 동호인이 많은 종목도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바둑계로서는 기회입니다. 이번 대회도 선수들에겐 숙박비 식대 교통비 기념품을 다 예산에서 지원합니다. 생활체육으로서 바둑은 할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바둑인들이 하나로 뭉쳐 단합해야 합니다. 빨리 조직을 만들어서 생활체육에 올인해야 바둑이 살 수 있어요."

지금은 잘 나가는 강원도지만 애초 3년간은 지독한 고생을 했다. 행사는 해야겠는데 돈이 없으니까 회장단에서 갹출해가면서 스스로 해결했다. 명색이 회장이니 부인이 싫어할 정도로 본인 돈도 썼다. 그러나 정가맹단체가 되니까 이제는 탄탄대로가 된 셈이라고 그는 회고한다. 그래서일까. 강원도지사배 개막식에서 이회장을 소개할 때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박수와 함성이 크게 들렸다. 강원바둑인들이 진정으로 그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는 뜻이 아닐까.

▲ 이회장이 서울 경기에서 강원도지사기를 참관온 바둑연합회 임원들과 생활체육으로서의 바둑에 관해 담소하고 있다.

칠순을 훌쩍 넘긴 이무근 회장은 꿈이 두 개 있다. 바로 강원도 전 시군에 바둑회관을 만드는 것이다. 일례로 그의 고향인 인제군에서 바둑회관을 만들기 위해 도 예산 2억원을 타냈다. 이순선 인제군수의 절대적인 도움으로 적당한 부지가 확보된다면 그 꿈은 완성될 수 있다. 인제군은 그러지 않아도 바둑에 대한 애착이 많은 지역이다. 여자바둑리그 인제하늘내린팀을 보유하고 있고 8월초 세계청소년바둑축제와 10월경 인제내린천바둑대회를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바둑의 애착이 강하다. 이 모두 이순선 군수의 절대적인 바둑치적이다.

또 유치원바둑을 보급하는 일이다. 2년 전부터 강원도교육청에서 9900만원의 예산을 받아내 춘천 강릉 원주 인제 등 도내 18개 시군 유치원 원생들에게 체계적인 바둑교육을 펼쳐왔다, 다만, 올해 끊어진 예산을 내년에는 기필코 또 받아내기 위해 지금도 교육청을 넘나든다.

생활체육회라는 데가 바둑연합회만 들이 밀면 준비된 예산을 그냥 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스포츠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나설 때만이 그들은 손을 잡아준다. 바둑을 사랑하는 맘이 근본이며 그 다음 헌신을 할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다만 자신은 명예를 위하여 일한다고 했다.

"어떤 독지가가 나타나서 대회만 하나 만들어주길 바라지 말고 바둑인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순수 바둑인의 청명한 맘이 우선입니다. 다른 뜻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됩니다. 바둑인들의 인식전환이 있어야 해요."

바둑조직이 지속적으로 급조되고, 무너지고, 다시 만들고 하는 이즘. 이용하려하지 말고 호도하지도 말며 오로지 신심어린 청명한 맘으로 헌신해야 한다는 노병의 말이 깊숙이 와 닿는다.

▲ 국민생활체육 강원도지사기 대회 전경.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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