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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와 바둑은 꽤 어울리는 옷이죠!”
대한노인회와 MOU 맺은 서울바둑연합회 김동희 회장
2015-08-26 오전 11:30:51 입력 / 2015-08-26 오후 2:21:36 수정
▲ 서울시바둑연합회 김동희 회장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증가하는 노인의료비에 대한 해결책으로 바둑만큼 좋은 것이 없다. 이번 MOU를 통해 적극적으로 노년층 바둑보급에 나설 것이다. 바둑보급으로 노인들의 우울증 치매 등 정신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주 눈길을 끈 기사가 있었다. 19일 서울시생활체육회(회장 양회종) 서울시바둑연합회와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가 MOU 협약식을 맺고, 향후 노년층 바둑보급을 적극 펼치기로 뜻을 모았다는 뉴스다. 바둑과 실버사회가 만난다는 것은 바둑계 보급지형을 확대하는 일이라 반갑기 그지없었다.
노인건강과 관련해서 바둑이 꽤 할 일이 많다. 여태 어린이 교육의 관점에서만 접근을 시도했던 바둑이 본격적으로 실버사회에 눈을 돌렸다는 자체가 일단 처음이다. 이날 MOU 협약식에는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25개 구 지회장과 26개 노인대학장이 자리를 같이하여 실버세대가 간절히 바둑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MOU 체결의 산파역은 젊은 기업인이며 새로운 바둑계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서울시바둑연합 김동희(49) 회장이다. 지난 5월 서울바둑연합회 살림을 맡은 김회장을 만나 이번 MOU와 관련된 저간의 사정과 함께 그의 바둑에 관한 포부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김성헌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과 김동희 서울시바둑연합회장이 노인바둑보급에 뜻을 같이하는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어떻게 실버세대에게 바둑 보급할 생각을 하게 되었나
스스로 바둑동호인이다 보니 주변에 바둑보급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 내가 서울바둑연합회장이 되었으니 젊은 친구들이 일을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어떤 사업을 하게 되면 이 친구들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프로가 안 되면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보니 프로지망생들은 줄고 결국은 중국에 뒤지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연결이 되어있다는 것을 생각했고, 결국 일자리 창출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대한노인회 건을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되었다.
대한노인회를 통한 바둑보급이 보다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노인바둑보급을 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매년 65세 이상의 의료비로 20조원 정도의 예산이 빠져나가고 있고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구원군'으로서 바둑이 들어갈 명분은 충분하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100세 건강교실'이라고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봤다. 바둑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지만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조속히 의학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바둑이 치매에 좋다는 과학적 근거 같은 것을 말하는 것같은데, 그렇다면 유관단체와 합력해야 할 일이 아닌가
서울시생활체육회(회장 양회종)서울시 어르신복지과에서도 미팅을 했다. 또 정부에도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이 있다. 치매예방 프로그램은 의학적 근거가 확실해야 예산이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서울바둑연합회가 전적으로 담당할 수는 없고 전국바둑연합회와 한국기원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할 문제다. 그러지 않아도 한국기원에서는 1차적으로 서울대병원 권준수 박사팀에 의뢰해 치매관련 연구검토에 들어갔다고 한다. 향후 결과가 나올 것이다.
여러 단체를 직접 찾아가보니 바둑에 대한 인식은
바둑에 대한 대외 이미지는 좋다. 특히 치매예방과 정서순화에 바둑이 좋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다만 의학적인 바둑의 효과에 대한 검증이 되기만 하면 충분히 바둑은 생활체육의 효자종목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MOU 체결은 이제 시작이다. 발전적으로 지속적인 사업을 공유하기 위해선 당장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할 것인데.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25개 구 지회 3300여개 경로당과 노인대학이 먼저 바둑보급기지가 된다. 정부에 예산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은 하겠지만 시기적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내가 당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기업 쪽이다. 사회공헌을 하고 싶은 기업이 더러 있고, 지금도 몇몇 기업과 접촉을 하고 있다. 서울시생활체육회 양회종 회장님께서도 적극 공감했다.
▲ 타이젬8단의 고수인 김회장(오른쪽)은 시간을 쪼개서 바둑을 즐기는 '현역 바둑인'이다.
지난 5월 회장취임을 하고서 4개월이 채 안되었다. 젊은 회장님이어서 그런지 역동적이고 세일즈회장님의 인상을 풍긴다.
관(官)이 되었든 기업이 되었든 직접 뛰지 않으면 내용을 알 수 없질 않나. 알아야만 추진을 할 수 있고 근거를 두고 충분하게 사업을 할 수 있다. 몸소 직접 발로 뛰어야 진행이 빨라진다. 대한노인회에서도 이런 노력에 감동받은 듯 했다(웃음). 전체적으로 바둑계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 중 일자리 문제가 제일 크다고 판단하여 좀 더 심도 있게 뛰는 것이다.
지금 하시는 일은 어떤 계통인가? 이렇게 바둑일로 뛰어다니다가는 회사가 흔들리는 것 아닌가(웃음)
내가 하는 일은 자산관리 기업컨설팅이다. 20년을 기업금융 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회사 일을 하면서 절대 바둑 일을 같이는 못하겠더라. 회사는 20년 노하우로서 근근이 버티고 있다(웃음). 매일 오전9시부터 밤9까지 사무국장과 함께 전방위로 뛰어다닌다. 즐겁지 않으면 일을 못하는 것이다.
좀 생뚱맞은 질문이지만, 왜 이렇게 바둑에 대해 열심인가
나는 바둑에서 혜택을 본 사람이어서 이제는 봉사를 하고 싶다. 기업영업을 하다 보니 주변에는 20년 전부터 바둑을 좋아하신 분이 많았다. 한일바둑에서 운영하는 서초동 모기원에서 아마사범으로서 일을 도와준 적이 있다. 그곳 사장님이 나의 첫 직장상사였던 인연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업인들과 어울렸고 바둑계와는 엄청 가까이 있었다. 그 당시 바둑을 함께 둔 많은 분들이 정계 관계 재계에 지금도 계신다. 나의 취지를 설명해내고 그들이 자발적인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임무라고 여긴다.
바둑사범도 하셨으면 굉장한 기력일 것 같다.
타이젬 8단이다. 현재도 서울 압구정리그에 5년째 멤버로 활동하는 '현역 바둑인'이다. 거의 20년 전부터 바둑과 끈끈한 관계가 있는 바둑판만 보면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다(웃음). 부산에서 대학을 나왔으며 바둑동아리 회장도 역임했다.
▲ 강원도 횡성에서 벌어진 강원도지사기 바둑대회에서 건강하게 사는 90세 어르신(가운데)과 기념촬영(사진 위). 서울 각 구를 다니면서 바둑연합회를 결성하는 모습(사진 아래).
서울바둑연합회는 언제 서울시생활체육회에 정가맹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처음 회장을 맡을 때는 가맹된 구가 3개였다. 지금은 7개로 늘어났고, 9월중에 등록을 추진 중인 10개 구 정도가 대기하고 있다. 따라서 25개 구 가운데어서 13개 이상이면 정가맹 신청을 할 수 있으니 9월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나머지 구도 상대적으로 조금 부진할 뿐 열심히 진행되고 있다. 결국 25개 구 전부 등록을 추진할 것이다.
바둑과 생활체육의 올바른 정립이라면 어떤 모습이겠나
예전에 강원도바둑대회에 가서 연세가 90세인 할아버지와 바둑을 둔 적이 있다. 그 분은 음악감상도 하고 탁구도 치고 바둑도 두는 등 자기의 건강을 생활 패턴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분을 보면서 바로 생활체육의 갈 길을 느꼈다. 너무 바둑적으로 몰입하기 보다는 다른 종목과 나란히 가는 바둑이었으면 한다. 다들 근(筋)을 쓰는 운동이지만 뇌를 쓰는 운동은 바둑이 거의 유일하다.
서울바둑연합회에서 실버보급 이외에 어떤 사업을 계획하고 있나
노인 뿐 아니라 어린이 여성 등 모든 방면을 다 뛴다. 교육청과 관련된 부분이나 여성가족부도 뛰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둑계의 일자리 창출이며, 나아가서 동호인들을 규합하는 것이다. 많은 대회도 구상하고 있고 사회공헌 측면에서 바둑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분이라도 만날 것이다. 서울시민바둑대회라든지 동호인대회라든지 연합회장배도 한번 개최해야 하지 않겠나. 바둑을 둘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누구라도 즐기고 갈 수 있게끔 하고 싶다.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