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이창호는 나의 영원한 우상!"
이창호, 16강 상대인 탕웨이싱과 기념촬영
2015-09-13 오후 2:38:01 입력 / 2015-09-15 오후 7:25:11 수정
▲ 2015삼성화재배 16강전 상대인 탕웨이싱 9단의 기념사진 촬영 요청에 이창호(왼쪽)가 응하고 있다(탕웨이싱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은 이창호의 친동생 이영호씨.)
창설 20회째를 맞은 삼성화재배가 세계바둑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면서 내일을 예견케 하는 승부의 현장으로 떠올랐다.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본선32강전을 더블일리미네이션(4인1조로 토너먼트를 벌여 2승자와 2승1패자가 16강에 진출)으로 치른 결과 한국과 중국 각각 8명이 살아남았다. 세계바둑계를 한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는 오늘을 보여주는 결과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단순한 성적표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많은 얘깃거리를 낳은 무대였다.
그중 하나가 노장의 부활이다. 이번 대회 일본 대표선수로 출전한 요다노리모토의 경우 삼성화재배 초대 챔피언으로서 20회 대회의 구색 맞추기 정도로 평가됐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돌부처 이창호 역시 삼성화재배에서 유일하게 3연속 우승한 챔피언으로, 20회 대회의 얼굴마담쯤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막상 승부의 막이 오르자 이러한 '색안경'은 여지없이 박살났다.
요다는 32강전 첫 싸움에서 세계랭킹 1위 박정환과 마지막까지 대등한 전투를 벌이다 불운의 반집패를 당했다. 1승1패 상황에서 마주한 중국의 신예강자 간쓰양과의 대결에서도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예전의 완력을 충분히 보여주며 검토실을 달궈놓았다.
이창호는 한술 더 떴다. '대만의 희망'으로 주목받는 린쥔옌과 후배 김동호를 불계로 일축하고 사뿐히 16강 무대를 밟았다. 두 판 모두 중반까지 불리하던 바둑을 후반에 뒤집은 역전승으로, '왕의 귀환'을 알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승리였다.
그의 부활은 한국 바둑팬뿐 아니라 중국의 바둑팬까지 흥분케 했다. 그중 하나가 중국 '90후' 대표주자로, 지난 2013년 삼성화재배에서 이세돌을 2-0으로 꺾고 우승한 탕웨이싱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최철한과 위즈잉을 제치고 16강 대열에 합류한 그는 자신의 다음 상대가 된 이창가 16강 대진추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려 하자 잰걸음으로 쫓아와 공손히 인사를 했다. 그러고는 "나는 당신의 기보를 보며 바둑을 배웠다. 당신은 나의 영웅이다. 그런 당신과 승부를 벌이게 된 것이 정말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창호의 동생 이영호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건네며 기념사진 촬영도 부탁했다.
이창호 요다 뿐 아니라 '야전사령관' 서봉수도 일본의 젊은 강자 시다다쓰야를 꺾는 등 이번 삼성화재배는 '어제의 용사'들이 대약진한 전장이었다. 그들의 활약이 세계바둑팬의 환호성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한 전장이기도 했다.
2015삼성화재배는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일본과 대만의 미래에 희망을 걸게 하는 무대가 되기도 했다. 통합예선을 뚫은 시다다쓰야(일본)과 대만의 10대 소년(17세) 린쥔옌이 한중 정상급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기력을 뽐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이번 삼성화재배 32강전은 16강 진출에 성공한 중국의 여류랭킹 1위 위즈잉을 신데렐라로 만들면서 남녀기사 간의 기력차가 많이 좁혀졌음을 방증한 일전이기도 했다. 다음달 6일 그녀가 마주할 다음 상대는 '쎈돌' 이세돌이다.
위 기사는 스포츠경향 9월13일 자 엄민용 기자가 쓴 "당신은 나의 영웅입니다"…中탕웨이싱, 이창호에 존경 표현 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TYGEM / 스포츠경향 엄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