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류바둑아마노배 청룡전'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지사와리나 여류본인방. [사진=日本棋院 유튜브채널] 

후지사와리나가 이벤트 대회인 청룡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위치한 삼계원(三渓園)에서 열린 '여류바둑아마노배 청룡전' 결승전에서 후지사와리나가 우에노아사미를 273수만에 흑1집반승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후지사와리나 여류본인방, 우에노아사미 여류입규, 우에노리사 여류기성, 셰이민 등 4명이 출전해 2라운드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자를 가렸다. 

출전 기사는 기모노를 착용하고 대국에 임했다. 1라운드에서는 후지사와리나가 우에노리사에게 승리를 거두며 결승전에 진출했고, 우에노아사미가 셰이민을 꺾고 결승전에 올랐다. 

이번 대국은 기모노를 입고 진행되어 오전 8시경부터 약 2시간 동안 머리 세팅과 화장, 기모노 착장 등을 준비했다. 단아한 모습으로 등장한 4명의 여류 기사는 대국을 더욱 화려하게 연출했다.

후지사와리나는 “타이틀전이라면 다다미 방에서 정좌하는 이미지가 있는데 오히려 기모노가 더 어울린다. 나는 기모노가 없지만 타이틀전에서 상대가 동의한다면 기모노 대국도 괜찮다”고 말했다.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후지사와리나는 “우승해서 기쁘다. 소매가 방해돼서 바둑판 끝에 닿아 돌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허리띠가 꽉 조여서 불편할 줄 알았는데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고, 대국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승 상금 250만엔에 대해서는 “반려견 용품을 사는 데 쓸 것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보였다. 후지사와리나는 이달 1일 결혼을 발표한 바 있다. 같은 날 열린 히로시마 알루미배·약리전에서 우승한 후 시상식에서 후지사와리나와의 결혼을 알린 일본기원 소속 프로기사 요코쓰카리키은 당시 상금을 “집을 마련하는 자금으로 쓰겠다"고 했지만, 후지사와리나는 반려견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내년 1월 여류기성 방어전을 앞두고 있는 우에노리사도 “생각보다 편했다. 마음도 다잡게 되고, 대국에 집중할 수 있었다. 장시간 대국은 힘들겠지만 초읽기 타이틀전이라면 기모노로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셰이민과 우에노아사미 역시 비슷한 의견을 밝히면서 기모노 대국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대회는 아마노주식회사가 후원하고 전통문화기도진행재단 협력으로 열렸다. 대국은 속기전인 NHK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우승자에게는 250만엔의 상금이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