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타
딩하오 "AI 수법에 얽매이지 않으려면 창의성 유지해야"
판팅위 꺾고 기왕쟁패전 첫 우승, 25만위안 차지
2025-03-28 오후 5:44:17 입력 / 2025-03-30 오후 3:15:22 수정
▲제18회 중국 기왕쟁패전에서 우승한 딩하오.
딩하오 9단이 기왕쟁패전을 품었다. 27일 중국 장쑤성 우시에 위치한 양산도화원에서 열린 제18회 중국 기왕쟁패전 결승전에서 딩하오 9단이 판팅위 9단 맞아 179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양산 도심 섬에 특설 대국장을 마련해 창의적인 기획으로 주목받았며, 사상 처음으로 야외에서 결승전을 진행했다. 2월 말까지의 성적을 집계해 발표한 랭킹에서 판팅위 9단은 13위에 올랐으며, 딩하오 9단은 전월대비 3단계 하락한 4위에 올라있다.
앞서 26일 열린 준결승전에서 딩하오 9단과 판팅위 9단이 각각 자오천위 9단, 장웨이제 9단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상하이 출신의 판팅위 9단은 제15회 대회 우승자로 이날 장웨이제 9단과의 15번째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3년 만에 다시 결승 무대를 밟았으며, 산시성 출신 기사들 간의 대결에서는 딩하오 9단이 자오천위 9단을 상대로 접전 끝에 승리를 따내며 대회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32강전 토너먼트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딩하오는 퉁멍청, 천야오예, 진위청, 자오천위 등을 차례로 꺾었으며, 판팅위는 장타오, 천쯔젠, 전기 우승자 리친청, 장웨이제에게 승리를 거두며 대회 두 번째 결승전에 올랐다.
결승전에서 딩하오는 상대 판팅위를 맞아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고 우위를 점했다. 딩하오가 중반 하변 전투에서 판팅위가 백124수의 실수를 범하자 거침없는 공세를 펼쳐 승세를 굳혔다. 딩하오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이 대회에서 최고 성적이 8강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전승 행진으로 우승을 차지함과 동시에 실시간 랭킹에서 1위에 올랐다.
대국 직후 인터뷰에서 딩하오는 “양산은 복사꽃이 만발하고, 공기에는 꽃향기가 가득했다. 이렇게 조용하고 아름다운 환경에서 바둑을 두니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전심전력을 다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AI와 4500판의 대국을 뒀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던 딩하오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프로기사의 자세에 대해선 “정형화된 AI 수법에 얽매이지 않으려면 창의성을 유지하고,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AI를 이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중국바둑협회와 우시시 인민정부가 공동 주최했으며, 우승자에게는 25만위안(한화 약 4600만원), 준우승자에게는 8만위안의 상금이 수여된다. 예선전에는 랭킹 상위 31명의 프로기사와 국가대표 여자선발전에서 1명이 참가했다.
유일한 여자 참가자 우이밍 6단은 1라운드에서 장치룬 8단에 패배하며 탈락했다. 8강전까지 베이징에서 진행된 후 4강전부터는 우시 양산 원사타운으로 장소를 옮겨 경기가 펼쳐졌다.
이번 대회는 약 4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베이징 예선을 시작으로 우시 8강전, 준결승 등을 거쳐 총 5라운드에 걸친 치열한 승부 끝에 결승 무대가 완성됐다.
시상식에서는 중국바둑협회 장하오(常昊) 회장과 우시시 체육국 천이(陳奕) 국장이 딩하오에게 우승 트로피를 수여했고, 허산구 인민정부 위제(虞潔) 부구장과 중국바둑협회 류징(劉菁) 부비서장이 준우승자 판팅위에게 시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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