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인물
①울림이 있는 그대만의 샤우팅 ‘한준희’
축구장에서 바둑판까지 울려 퍼지는 승리의 함성
2018-12-04 오후 11:04:33 입력 / 2020-01-13 오후 4:10:48 수정
여기 사람들이 ‘지식왕’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샤우팅’도 대단하다.
이 사람이 대중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재치 있는 입담과 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 사랑 덕분이다.
한준희 스포츠 해설위원의 축구 열정과 지식은 현장에서 증명된다. 카메라가 관중석을 비추기만 해도 기가 막히게 맞춰낸다. 한국인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해외 구단주 뿐 아니라, 구단주와 관계 있는 모든 사람이 그의 관심 인물이다.
오랜 시간 축구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예전에 활약했던 선수들부터 지금 맹활약 중인 선수까지 모두를 기억하고 있다. ‘쓸데없이 잡기에 관심이 많은 삶을 살다 보니’ 지식이 폭 넓게 쌓였고, 기억력도 좋아졌다고 한다. 그는 오늘 나올 수 있는 셀리브리티까지도 예상을 하며 중계를 준비한다. 평소에도 세계 축구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모든 경기를 최대한 챙겨보려고 한다.
“집집마다 텔레비전이 귀하던 시절이었는데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를 편집해서 보여주는 채널이 있었다. 밤11시부터 45분간 전·후반 경기를 편집해 축구를 보여주는데 이 시간을 놓칠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축구에 관심을 가졌고, 기본 상식이 쌓이기 시작했다. 유럽축구 0세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해외 축구 시청을 즐겼다.”
그가 스마트폰이 없고, 게임도 없던 시절 즐긴 것은 축구 그리고 바둑이었다. 70년대 중반부터 TV에서 방영해주던 바둑 해설을 보며 바둑이 1번 취미가 됐다.
기억력이 좋은 그는 (故)조남철 국수가 하는 해설이 또렷하게 기억한다. 이후 김수영, 유건재, 노영하, 박정상 프로의 해설을 들으며 TV바둑의 역사를 함께 하고 있다. 당시에는 신문기전이 10개정도 있었는데, 매일같이 신문에 나오는 기보를 보면서 프로기사들의 이름을 외우곤 했다.
“인터넷바둑사이트에서 3단 정도 실력이다. 여가 시간에는 바둑을 가장 많이 두고 있다. 평소에 바둑TV를 자주 틀어놓으니 이제 아내도 집을 셀 줄 알게 됐다. 곧 바둑도 배울까 생각 중이라고 하더라. 바둑은 확실히 머리가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 같다. 지금 내 IQ가 예전만 못한 것 같은데 바둑을 둬 왔기 때문에 지금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어린 자녀를 두신 학부모들이 꼭 바둑의 장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그는 KBS해설위원들이 위촉식을 받을 때 KBS에서 바둑해설을 하고 있는 박정상 프로와 인연을 맺었다. 논리 정연하게 말도 잘하고 해설을 잘 한다며 박정상 프로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루게릭병협회에서 환자를 돕기 위해 기획한 모금운동이었던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박정상 프로에게 지목하기도 했다.
바둑과 즐거운 동행을 하다 보니 행복한 에피소드도 생겼다. 2018 삼성화재배 개막식에서 ‘프로암 대회’에 초청을 받아 안국현 프로와 대국을 했다. 6점을 놓고 뒀는데 9집을 졌다. 영광스러운 일로 안국현 프로와 오랫동안 붙잡아 두고 싶었지만 다음날 대국할 선수를 생각하며 빠르게 마무리했다.
“안국현 프로를 처음 본 것은 바둑TV에서 였다. 여자대회였는데 중국 위즈잉 프로를 계속 응원하더라. 보통 한국 선수를 응원할 텐데 중국 선수를 응원한 이유에 대해서 질문하자 ‘위즈잉 선수가 예전에 한국 선수 중에 나를 가장 괜찮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어서’라고 답하더라.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팬이 됐는데, 지도 대국까지 받게 돼 좋았다.
지도 대국이 끝나고 안국현 프로가 사인을 한 바둑판을 선물로 받았다. 집으로 가져와서 이 바둑판이 더 값어치가 있으려면 ‘안국현 프로가 우승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지금까지 열심히 응원했다. 그런데 결승까지 올랐으니 정말 기쁜 일이다.”
초청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안국현 프로가 결승전에 진출하자 삼성화재배 결승전 명예심판의 기회도 주어졌다.
▲2018 삼성화재배 개막식에서 ‘프로암 대회’에 출전한 한준희 해설위원. 지도기는 안국현 프로가 진행했다.[사진: 월간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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