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안성준-퉈자시' 같이 걸을까
삼성화재배 8강, 숨겨진 뒷 이야기
2017-09-27 오후 4:05:57 입력 / 2018-04-20 오후 2:52:39 수정
삼성화재배 8강전 취재를 마무리하고 기자들과 관계자들이 삼삼오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갔다.
기자들이 자주 앉았던 장소에 탕웨이싱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어 다른 방향으로 갈까 잠깐 고민을 했지만 다들 게의치 않았다.
화두는 역시 이번 대회 이야기다.
'왜 한국선수들이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인가' '이러다가 삼성화재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등의 이야기가 계속됐다.
한참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데 퉈자시가 식당에 왔다. 탕웨이싱과 몇마디 말을 나누고는 쓱 사라진다. 탕웨이싱 옆 자리에 앉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저 멀리에 자리를 잡는다.
(탕웨이싱은 이날 신진서에게 승리를 해 4강에 진출했으며, 퉈자시는 8강에 나선 중국 선수 중 유일하게 졌다.)
곧 이날의 히어로 한국의 유일한 생존자 안국현도 등장, 뒤이어 퉁멍청에게 져 아쉬운 탈락을 한 안성준도 모습을 보인다.
식사에 집중하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저 멀리 '이건 무슨 조합이지?'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여기 삼성화재배 8강전의 숨겨진 이야기라 할 수 있는 한장의 사진이 있다.

'앗'
'엇'
조용히 앉아서 식사를 하던 퉈자시 앞에 안성준이 마주 앉았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두 기사는 마주 앉아 침묵 속에 식사를 시작했다.
넓디 넓은 식당의 작은 테이블에서 '그들만의 마음속 비밀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언어는 다르지만 같은 경험을 했기에 서로를 헤아릴 수있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것이었을까. 8강에서의 쓰린 패배를 맛본 두 기사가 동병상련의 우정을 조용히 쌓아가는 모습이었다.
덧붙이자면 그들만의 비밀대화가 처음은 아니었다.
그들의 연결고리는 전날 부터 이어져 왔다.
# '소소회'의 타이젬 문자해설
"어제 저녁에 소소회 기사들이 탁구 치면서 운동중이었는데, 퉈자시9단이 심심했는지 내려와서 구경을 하더라구요^^ 그 모습을 본 안성준7단이 조금 부끄러워 하면서 같이 탁구 한겜하자며 다가가서 같이 즐겁게 놀더라구요^^ 이렇게 한중 기사들이 바둑 외적으로는 친목도모도 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국민예능 '무한도전'에서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특집을 통해 유명해진 가수 이적의 '같이 걸을까'의 가사가 생각나는 날이다.
유재석과 박명수, 정준하 등 멤버가 모두 같이 정상에 올라야 하는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데 계속 실패하는 동료들을 위해서 어렵게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서 다독이며고 서로를 도와주며 결국은 미션을 완성했다.
26일, 개인에게 주어진 준결승 진출이라는 어려운 미션을 완수하는 것이 목표였을 안성준과 퉈자시. 비록 미션 완수는 하지 못했지만 같은 시간을 걸었던 치열했던 유성에서의 25일, 26일에 박수를 보낸다.
같이 걸을까 -이적-
피곤하면 잠깐 쉬어가 갈길은 아직 머니깐
물이라도 한잔 마실까 우리는 이미 오랜 먼길을 걸어 온 사람들 이니깐
높은 산을 오르고 거친 강을 건너고 깊은 골짜기를 넘어서
생에 끝자락이 닿을 곳으로 오늘도
길을 잃은 때도 있었지 쓰러진적도 있었지
그러던 때마다 서로 다가와 좁은 어깨라도 내주어
다시 무릎에 힘을 넣어
높은 산을 오르고 거친 강을 건너고 깊은 골짜기를 넘어서
생에 끝자락이 닿을 곳으로 오늘도
어느곳에 있을까 그 어디로 향하는 걸까
누구에게 물어도 모른채 다시 일어나
산을 오르고 강을 건너고 골짜기를 넘어서
생에 끝자락이 닿을 곳으로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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