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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간적인 실수'를 한 번이라도 하느냐가 관건

기자회견장 모인 외신 기자들, 이세돌에 집중 질문

2016-03-08 오후 9:15:50 입력 / 2016-03-08 오후 9:32:05 수정

▲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적인 실수'를 한다. 만약 한 번이라도 실수를 한다면 5-0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할 수도 있다."(이세돌)


가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장을 찾은 이세돌은 밝은 모습이었다. 하루 전이었던 어제(7일) 명인전 시상식에선 5-0 승리를 장담한 것과 달리, 오늘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CEO의 발표를 직접 본 후엔 "5-0은 어려울 지도 모른다"고 한 발 후퇴했지만,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랜지가 연일 화제다. 바둑 뉴스에 관심이 없던 네이버에선 매일 메인 뉴스로 이세돌 관련 소식이 게시된다.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 이세돌은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외신 기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별도로 마련된 질의 응답 시간에 이세돌에게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그 내용들을 소개한다.

판후이와 알파고의 기보를 봤는가? 봤다면 그걸 통해 알파고의 전략을 분석했는가?
일단 기보는 당연히 입수를 해서 봤다. 그렇지만 그 대국은 데이터로서 크게 의미는 없었다. 그 당시 알파고의 수준은 저와 대국할 정도의 기력은 아니었다. 대국 이후 5개월 정도 흘렀는데 그 이후 어떻게 업데이트가 됐느냐가 관건이므로 그 대국 기보는 큰 의미가 없었다.

알파고가 프로기사 어느 정도 수준인가?
10월에 두어진 건 아마추어 최고수 수준이었다. 지금은 예측하기 어렵다.

바둑은 정석 외에 변수가 많다. 알파고의 직관력 발휘가 변수라고 봤을 때 초반부터 흔들기를 시도 할 것인지?
바둑은 일부러 변칙적인 수를 두고 싶다고 두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 어렵다. 억지로 어렵게 만들어 갈 것 같지는 않다. 아직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100% 이해는 못했지만 느낌상 어느 정도는 직관 구현이 가능 한 것 같다. 그 전에 생각했던 만큼의 차이(5-0)는 나지 않을 것 같다. 더욱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왜 이세돌을 선택했다고 보는가?
일단 감사한 일이다. 정확한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다. 사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굉장히 놀랐다. 컴퓨터가 인간에게 도전 할 시기가 10년은 남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제안을 받았을 때, 5분도 아니고 채 3분이 안 걸려서 바로 승낙했다. 일단 궁금했다. 구경하는 것보단 직접 둬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만약 한 판이라도 패할 경우 바둑의 인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한 판 진다고 해서 바둑 전체에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오히려 인공지능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일이 될 수는 있다. 물론 저는 5-0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적인' 실수를 할 수 있다. 저도 인간적인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한 판이라도 인간적 인 실수가 나오는 대국이 있다면 그 판을 패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후이는 첫 판을 패배한 이후 심리적인 부담을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첫 판에서 진다면 어떤 준비를 할 계획인가?
사실 첫 판에서 진다는 생각 자체를 해보지 않았다(웃음). 판후이처럼 첫 판을 진다고 해도 저는 그렇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결승전에서 첫 판을 지고 시작한 경험은 많다. 내 페이스대로 경기하겠다.

바둑 선수들간의 경기에서 인간의 반응과 시각적인 피드백이 어느 정도 중요한 것인가?
정확한 퍼센티지를 따지기는 힘들지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드릴 수 있다. 알파고와 대국할 때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 바로 그거다. 사람과의 대국과는 달리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혼자 두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기든 지든 이세돌이 알파고와 대국하며 배울 게 있다고 보는가?
정말 대단한 경험이다. 다시 경험할 수 있을까 싶은 굉장한 경험인 것 같은데 이런 것을 통해서 성장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다. 이번 계기를 통해 꼭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알파고와의 대결을 앞두고 가상 훈련을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프로기사는 머리 속에 바둑 판이 준비되어 있다. 내일 대국할 장소와 환경을 추가시킨 후에 가상으로 그 상황을 연출해서 대국에 임하는 것이다. 컴퓨터만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것이 아니고 저도 할 수 있다(웃음).

과거 체스가 인공지능에 지고 나서 체스 탑 플레이어들은 예전보다 인기가 줄었다고 했다. 이번에 이세돌이 만약 패한다면 바둑의 특별한 신비감이 떨어져서 인기가 시들지는 않을지?
물론 졌을 때는 바둑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시대가 어쩔 수 없지 않나. 언제가 될지 시기 적인 문제지 결국은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승리하지 않을까. 그것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해 바둑의 가치가 없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세돌이 알파고보다 뛰어난 점은 무엇인가?
당연한 얘기지만 직관력, 판단력, 감각이다. 어느 정도 모방이 가능할 것이라는 느낌이 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능 력을 100% 구현하지는 못할 것이다. 잘해봐야 70~80%이므로 인간이 유리할 것이다. 불리한 점은 연산속도이다. 이런 건 따라갈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긴장하고 조심해야 한다.

매일 컴퓨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컴퓨터를 좋아하는 편인가?
꽤 많은 시간 사용하지만, 너무나 단순하게 이용하므로 사용한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전문적으로 봤을 땐 컴맹이 아닌가 싶다(웃음). 사용 시간은 많으므로 어떻게 보면 친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대국시 리딩 프로그래머가 바둑 돌을 놓게 된다. 그 사람의 동작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텐데 어떻게 생각 하는가?
알파고는 손이 없으므로 대신 놔주는 건 당연하다(웃음). 그 사람이 착점을 잘못하거나 손 제스처를 어떻게 할 지에 따라 영향 받을 수 있겠지만, 그런 일 없도록 그 분이 많은 훈련을 했으리라 믿는다. 만에 하나라도 실수를 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 오전 9시 기자회견장 전경. 1시간 전부터 기자들이 꽉꽉 들어찼다.

▲ 인터넷 기자들은 뉴스 속보를 실시간으로 올려야 하기 때문에 미리부터 만반의 준비를 한다. 

▲ 맨 뒷 줄엔 방송용 카메라들이 자리했다.

▲ 행사 시작 전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 바로 구글 딥마인드 측 알파고 팀 멤버들.

▲ 이쪽은 음향기기와 기자회견 생방송 준비에 한창이다.  

▲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CEO, 이세돌,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에릭 슈미트 회장.

▲ 내일(9일) 드디어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시작된다.
TYGEM /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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