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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의전설

"일본이었다면 우승인데… 한국에선 잘 안 되네요"

한국바둑의 전설 최종전(제10국) 펼친 조치훈 이창호 인터뷰

2016-02-15 오전 3:11:51 입력 / 2016-02-15 오전 3:35:47 수정

▲ 이창호(왼쪽) 조치훈. 전설들의 최종 승부 주인공이 된 두 선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만약 '일본 바둑의 전설' 대회가 열린다면 어떤 성적을 예상하시는지요?"(바둑팬)
"일본에선 우승할 수 있는데, 한국에선 잘 안 되네요(웃음)."(조치훈)

일요일 오후11시. 결코 이르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공개해설장을 찾았던 약 70명의 바둑 팬들은 단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고 조치훈과 이창호를 기다렸다.

4시간에 걸친 혈투를 마치고, TV생중계 인터뷰까지 해 녹초가 된 상태였지만 조치훈과 이창호는 현장을 찾은 바둑 팬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기원 2층 공개해설장으로 올라왔다. 대국이 진행된 곳은 한국기원 1층에 위치한 바둑TV스튜디오였다.

14일 오후7시 서울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6 한국바둑의 전설 제10국의 승자는 이창호였다. 조치훈과 미세한 끝내기 승부를 펼친 이창호는 명불허전의 끝내기 솜씨를 과시하며 막판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최종 순위는 유창혁(3승1패, 우승) 이창호(3승1패, 2위) 서봉수(2승2패, 3위) 조치훈(1승3패, 4위) 조훈현(1승3패, 5위)으로 확정되었다.


초반 흐름은 조치훈이 나쁘지 않았다. 국후복기에서 조치훈도 초반부터 잘 풀려서 중반에 다소 낙관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역시 초읽기에 몰린 이후가 문제였고, 후반들어 조치훈의 실수가 나올 때마다 '종반의 신' 이창호는 가차 없이 응징하며 쥐도 새도 모르게 형세를 역전시켰다.

좌변 일대에서 30집이 넘는 대가가 형성되면서 미세한 끝내기 승부의 양상이었고, 이후 흑과 백의 두터움이 교차했던 상중앙 일대 처리에서 이창호가 득점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계가를 마친 조치훈의 첫마디는 "차이가 많이 났네"였다. 끝내기 단계에선 반집승부라고 생각했다는 감상이었고, 중반 무렵 우세를 의식해 몸을 사린 것이 실수였다고 후회했다.

이창호 또한 중반까진 어려운 형세였지만 좌변 일대 보가를 형성하면서부터 미세한 국면이 된 것 같다는 의견.

2016 한국바둑의 전설 최종전을 펼친 조치훈과 이창호 두 선수가 공개해설장을 찾은 팬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 4시간에 걸친 혈투를 마친 뒤에도 팬들을 만나기 위해 공개해설장을 찾은 두 선수.

늦은 시간까지 고생 많으셨다. 오늘로 모든 대국이 끝났다. 소감은?
조치훈: 응원해주신 한국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창호: 예전 생각이 많이 났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시합이었다. 평소에 잘 안 보던 바둑TV도 많이 보게 되었다(웃음). 바둑은 즐겁게 뒀지만 생각만큼 내용이 좋지 못해 아쉽다.

서봉수 선수와의 대결에서 큰 실책을 범해 질 뻔했었다. 그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이창호: 요즘에는 실책을 자주 범한다(웃음). 최대한 담담하려고 노력하지만, 시간도 없고 초읽기에 몰린 상태였기 때문에 당황을 많이 했었다.

어린 자녀들에게 바둑을 가르치고 있는 부모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린다.
이창호: 바둑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라도 본인이 재밌어 하고 즐길 수 있는 걸 하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의 사대천왕(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과의 대결이 오랜만이었다.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었는지?
조치훈: 특별히 준비한 점은 없었다. 네 명과 모두 대국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일본 바둑의 전설'을 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예상하는지?
조치훈: 일본에선 우승 할 자신이 있다(일동 웃음). 한국에선 잘 안되는 것 같다(웃음).

▲ 이창호(승)-조치훈. 계가가 직후의 모습.

▲ "많이 좋은 줄 알았는데…"(조치훈) 

▲ '원조 신산'의 진면목을 과시한 이창호.

하이라이트1 국후 조치훈이 가장 후회한 수, 흑4
● 조치훈 ○ 이창호
이창호가 백1로 하나 붙여서 응수를 물어본 후, 백3으로 반상최대인 좌상귀를 지켜둔 장면. 초읽기에 몰려 황급히 착수한 조치훈의 흑4가 문제였다. 조치훈은 국후 이 수를 가장 많이 후회했다.

참고도1
▲ 참고도1
"적어도 한 칸은 뛰었어야 하는데…"(조치훈)
흑은 최소한 2로 한 칸 뛰어 두는 것이 A의 곳에 돌이 있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하이라이트2 방향착오, 흑5
● 조치훈 ○ 이창호
하이라이트1에 이어 흑이 1로 꼬부린 장면. 실리가 부족한 백은 중앙에서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 이창호가 백2,4로 하변 흑 대마를 압박한 것은 당연한 자리. 여기서 조치훈이 흑5로 둔 수가 방향착오였다. 백6으로 단수를 당한 것이 너무 아팠기 때문. 결국 이곳이 변수로 작용해 후에 좌변 일대에서 백이 30집이 넘는 보가를 형성하며 형세를 역전한다. 

▲ 참고도2
이창호는 국후 흑이 1의 곳으로 늘어두었다면 무난하게 우세한 형세였다는 소감을 전했다. 오늘 대국을 바둑TV에서 생중계한 유창혁 해설위원 또한 A의 곳은 지금 당장 백이 둘 리가 없기 때문에, 흑은 우선 요처인 1의 곳을 두고 나중에 A로 뒀어야 한다는 의견. 

▲ 이창호 조치훈.

▲ "더 좋은 내용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

▲ "응원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한국기원 2층에 마련된 공개해설장에 조치훈과 이창호가 올라왔다.

▲ 왼쪽부터 강나연(진행자) 조치훈 이창호 이현욱(해설위원).

▲ 전설들의 승부 최종국은 이창호(오른쪽)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TYGEM /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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