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후복기를 10분 가량 지켜봤지만, 검토실에서 화제가 됐던 하중앙 일대 일촉즉발의 장면에 대해선 두 선수 모두 얘기하지 않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 결정적인 기회를 날려보낸 박영훈에게 국후 그 자리를 질문하자 몰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알고보니 박영훈과 강동윤, 두 선수 모두 그 부분을 간과했던 것.
바둑TV에서 오늘 바둑을 생중계한 박정상 해설위원은 "박영훈 선수는 못본 것이 확실하지만, 강동윤 선수는 어쩌면 실수한 후 상대가 착점하기 전까지 시간이 걸리는 동안 본인의 실수를 알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타이젬에서 직접 물어본 결과, 두 선수 모두 중앙 흑 돌의 뒷공배가 두 개였다는 것을 간과했던 걸로 결론이 났다.
▲ 실시간 관전기 제16보. 실전에선 강동윤이 백170으로 중앙을 찔렀을 때, 박영훈이 흑171로 응수하면서 기회가 순식간에 날아갔다. 강동윤은 그냥 백172로 응수할 경우 흑이 170의 곳을 막는 것이 싫어서 백170으로 먼저 하나 찔렀다는 감상. 국후 이 부분에 대해 흑이 171로 받지 않는 그림에 대해 질문했을 때, 강동윤의 일성은 "중앙이 더 크지 않나…"였다.
하지만, 흑171로 받지 않아도 중앙 흑이 전부 다 잡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했고, 바로 이 점을 박영훈과 강동윤 두 선수 모두 착각했다.
▲ 참고도. 백이 1로 찌른 장면에서 흑이 2로 둬서 아래쪽 백 네 점을 접수했더라면 승부는 여기서 흑승으로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백은 3으로 끊을 수밖에 없는데 흑이 4로 호구치는 순간 A의 곳으로 연결하는 수와 B의 곳에 끊는 수가 맞보기다. 두 선수가 착각한 것은 C의 곳 끊기는 부분.
참고도 이후에 백이 A의 곳에 뚫고 흑이 B로 끊게 된다면, 이후에는 백이 C의 곳에 끊을 수가 없다. 흑의 뒷공배가 2개이므로 수를 조여가면 백이 먼저 잡히기 때문. 강동윤은 C의 곳이 "단수인 줄 알았다"는 감상. 그야말로 천우신조였던 셈(상세한 내용은 실시간 관전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하 속보뉴스 ----------------------------------------------------------------------
▲ 박영훈-강동윤. LG배 결승1국이 박영훈(왼쪽)의 흑으로 시작되었다.
통산 네 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노리는 박영훈과 7년 만에 두 번째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강동윤이 LG배 결승에서 만났다. 상대전적은 8승8패로 팽팽한 상황, 기선 제압이 걸린 첫 판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
1일 오전9시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 2층 알프스룸에서 제20회 LG배 결승3번기 제1국이 박영훈-강동윤 대결로 시작되었다.
박영훈이 백 돌을 한웅큼 쥐었고, 강동윤은 흑 돌 한 개를 올려놓았다. 홀짝을 가려보니 마지막으로 백 돌 두 개가 남았고, 흑백선택권은 박영훈이 갖게 되었다. LG배는 돌을 가린 후 흑백선택권을 준다는 점이 특징. 박영훈은 주저없이 흑을 선택했다.
지난해 4강전에서 박영훈이 퉈자시를, 강동윤이 스웨를 각각 물리치며 2년 연속 '결승 형제대결'을 성사시켜 바둑 팬들의 마음은 편안하다. 승패를 떠나 두 선수의 열전보를 즐겁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한국 우승이 확정되었다고 해서 선수들의 전의까지 떨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박영훈은 2007년 제20회 후지쓰배 우승 이후 9년, 강동윤은 2009년 제22회 후지쓰배 우승 이후 7년 동안 세계대회 우승트로피와 인연이 없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회를 부여잡고 싶은 심정은 두 선수 모두 피차일반.
박영훈은 이번 대회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박정환을 꺾으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특히 지난 2015년 세계대회 승률 면에선 한국 선수 중 단연 최고였을 정도로 최근 상승세. 덕분에 5년 만에 한국2위 자리를 되찾기도 했다.
강동윤은 8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커제를 격파해 많은 국내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LG배 8강 탈락 이후 삼성화재배와 몽백합배에서 연거푸 우승트로피를 차지하며 명실공히 세계일인자로 우뚝 선 커제를 2015년 한 해 동안 유일하게 '탈락'시킨 주인공이 바로 강동윤이기 때문. 더구나 4강에선 중국2위 스웨마저 돌려세우며 결승에 올랐기 때문에 이번 LG배 한국 우승의 수훈갑은 단연 강동윤이다.
한편 LG배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두 선수가 벌이는 3번기엔 2억이 걸려있는 셈.
오랜만에 찾아온 세계타이틀 홀더 복귀 기회와 상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한국2위 박영훈과 4위 강동윤의 진검 승부를 타이젬에선 오전9시 대국시작과 동시에 안국현의 해설로 프리미엄 대국실에서 생중계한다.
LG배 제한시간은 각3시간,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지며 흑번 공제는 6집반이다. 대국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별도의 점심시간은 제공되지 않으며, 선수들은 원하는 경우 대국장에 비치된 간식을 먹을 수 있다.
▲ LG배 결승3번기가 벌어지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내 알프스룸.
▲ 강동윤이 대국시작 15분 전부터 착석해 손지압기를 사용하고 있다.
▲ 자리에서 일어나 녹차를 한 잔 타는 강동윤.
▲ 대국시작 5분전 박영훈이 입장했다. LG배 대국개시 시간은 오전9시.
▲ 박영훈-강동윤. 2년 연속 LG배 결승 '형제대결'을 성사시킨 두 명의 주역이 하나뿐인 우승트로피를 놓고 마주 앉았다.
▲ 한국4위 강동윤. 백으로 시작한 초반임에도 빠른 착수를 보였다.
▲ 돌가리기 후 흑백선택권을 가진 박영훈은 흑을 선택했다.
▲ 세계대회 4번째 우승을 노리는 박영훈(왼쪽)과 7년 만에 두 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노리는 강동윤의 대결.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 한국2위 박영훈.
▲ 한국4위 강동윤.
▲ 박영훈과 강동윤의 상대전적은 8승8패로 팽팽하다. 이번 결승전이 끝나면 어느 한 쪽은 우승트로피와 함께 상대전적에서도 앞서게 된다.
▲ 2015년 한국 선수 중 세계대회 승률이 가장 높았던 박영훈.
▲ 본 대회 8강에서 커제, 4강에서 스웨를 연파하며 많은 한국 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강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