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연승 정환 vs 6연승 철한, 누가 셀까?

오늘의빅매치

2014-01-07 오후 9:53:53 입력

▲ 최근 가장 절호조의 컨디션을 보인 최철한 박정환이 천원전에서 만났다.

하늘의 근본, 천원(天元)에 닿을 자는 누구인가.

랭킹1위 박정환과 랭킹4위 최철한의 천원전 빅 매치가 시작된다. 오는 9일(목) 결승1국을 시작으로 14일(결승2국)과 16일(결승3국) 3번기로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현 시점에서 가장 컨디션이 절호조에 올라있는 양웅을 꼽으라면 단연 박정환과 최철한일 것이다. 그들은 불과 2주일 전 중국 광저우에서 벌어진 주강배 세계바둑단체전에서 이미 최고의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중국의 시드팀 와일드카드팀을 물리치며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최철한은 12월 명인전에서 이세돌을 뉘고 타이틀을 꿰찼고, 박정환은 한 해 동안 7억8000만원을 벌어들이며 바둑대상 MVP에 올랐다.

작년 이력을 조금 더 들추면, 농심신라면배에서도 합작우승을 일궜고 초상부동산배에서도 우승에 큰 힘을 보냈다. 공교롭게도 농심배 초상부동산배 그리고 주강배는 모두 '일인자' 이세돌이 대표로 뛰지 않았던 기전. 비단 이세돌의 힘이 없이도 두 사람은 팀 전제를 이끌 만큼 기세가 대단하다.

작년 한 해 동안 77승을 올려 다승왕에다 승률왕(79%)을 차지한 박정환, 76승을 올려 다승2위, 승률3위(72%)로 탁월한 성적을 과시한 최철한은 막상막하의 전력이다. 지금 박정환은 10연승, 최철한은 6연승을 질주중이다. 박정환은 렌샤오 미조카미(일본) 천야오예 쿵제 왕웬쥔(대만) 이창호 원성진 신진서 이세돌을 거푸 꺾었다. 최철한은 이세돌 저우루이양을 꺾었다.

▲ 2012년 맥심커피배 결승에서 만난 박정환-최철한. 당시엔 박정환이 2-0으로 승리했다.

객관적으로는 상대전적 8승4패에다 최근 3연승을 내달리고 있는 박정환의 우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그간의 상대전적은 거의 속기전에서 나온 것이며, 천원전의 경우 제한시간이 1시간가량 주어진다는 점에서 약간 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또한 둘 간의 최근 결승무대인 2012년 맥심커피배도 최철한이 결혼을 앞둔 시점이어서 완전한 컨디션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최철한은 천원전에서 4회 우승기록이 있다. 2003, 2004년엔 원성진 안달훈을, 2011, 2012년엔 이태현 윤준상을 이기고 정상에 섰다. 반면 박정환은 2009년 김지석을 꺾고 한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천원전에서는 강병권 신진서 김지석을 꺾은 박정환과 김승재 안국현 박영훈을 꺾은 최철한이다.

새해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서 올해의 패권을 단단히 쥐겠다는 박정환. 그에 전혀 뒤짐이 없는 '중국킬러' 최철한. 과연 누가 첫 단추를 제대로 꿸 것인가. 아무래도 막상막하의 경기가 아닐까 한다.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