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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백합배

관전기/이세돌vs커제 최종전 집중해부

제2회 몽백합배 결승5번기 최종국 '실시간 관전기'

2016-01-05 오전 10:33:02 입력 / 2016-02-11 오전 10:19:11 수정


▲ 이세돌-커제(승). 이세돌이 중국룰에 울었다. 최후의 승자는 커제였다(사진=한국기원).



이하 실시간 관전기 - 기보해설 및 종국 장면 중국룰 상세해설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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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커제. 현재 스코어 2-2. 우승트로피는 오늘 바둑에 달렸다. 최종국은 어제(4일) 4국에 이어 다시 이세돌의 백(사진=한국기원).
기사 하단 실시간 관전기를 통해 오늘 대국의 하이라이트와 중국룰로 인해 승부가 엇갈린 마지막 장면에 대한 상세 해설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세돌 매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15년 12월30일 결승1국에서 마법을 부렸던 이세돌이 어제(4일) 또 한 번의 멋진 한판승을 거두고 승부를 최종국으로 이끌었다. 5번기였던 결승전이 단판 승부로 좁혀진 상황. 이제는 심장싸움이다.

5일 오전10시30분(한국시간) 중국 장쑤성 루가오시에서 제2회 몽백합배 결승5번기 최종국이 이세돌-커제 대결로 시작되었다. 돌을 가린 결과 기분 좋은 승전보를 전했던 어제(4일) 4국에 이은 이세돌의 연속 백 차례.

타이젬 회원들이 익히 알고있다시피, 결승 5번기 1국에선 이세돌이 기선을 제압했고 2,3국에선 커제가 연이어 승리했다. 그리고 4국에선 벼랑 끝에 몰렸던 이세돌이 반격하며 스코어는 2-2.

이제 오늘 승부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두 번째 몽백합배 우승트로피와 우승상금 180만위안(약3억2700만원)의 주인공이 이 한 판에 달린 것.

여기에 덧붙여서, 중국1위이자 세계2관왕인 커제에겐 '세계일인자' 칭호마저 걸렸다. 만약 이세돌이 패한다면, 세계3관왕에 오르는 커제가 실질적인 세계일인자가 되는 것.

하지만 이세돌이 승리하며 3년 만에 세계타이틀 홀더로 복귀한다면 여전히 세계바둑계 판도는 혼전 양상이 된다.

건곤일척의 승부, 세기의 대결로 불린 이세돌-커제 결승5번기가 결국 최종 5국까지 오고야 만 상황. 과연 이세돌이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타이젬에서는 오전10시30분 대국시작과 동시에 홍성지의 해설로 프리미엄 대국실에서 생중계한다.

몽백합배 우승상금은 180만위안(약3억2700만원), 준우승상금은 60만위안(약1억900만원)이다. 결승5번기 제한시간은 각 2시간55분,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오전11시50분 현재 진행상황
● 커제 ○ 이세돌
커제가 우상귀 흑▲로 한칸 뛰어 단단하게 지켜둔 장면. 어제(4일) 4국에 이어 이틀 연속 타이젬 생중계를 책임지는 홍성지는 "커제가 형세를 낙관하고 있는 것 같다. 백(이세돌)은 우하 흑 모양을 눌러가고 싶다"는 감상.

오후12시55분 현재 진행상황
● 커제 ○ 이세돌
최종국임에도 두 선수 모두 착점이 빠르다. 점심시간을 5분 남겨놓은 현재 89수까지 진행된 장면. 커제가 흑89로 중앙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타이젬에서 오늘 바둑을 생중계하고 있는 홍성지는 우측 참고도와 같이 백1로 반격하는 수를 일감으로 제시하고 있다.
몽백합배의 점심시간은 한국시간으로 오후1시부터 오후2시까지. 시간이 거의 다 된 만큼, 이세돌은 다음 수를 두지 않고 점심시간을 맞이한 후 생각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 돌가리기 결과 흑을 잡은 커제(오른쪽)가 우상귀 화점에 첫 수를 놓는 것으로 제2회 몽백합배 결승5번기 최종국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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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1시 현재 점심시간이 시작되었다. 타이젬에서는 전 세계 바둑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이세돌-커제 결승5번기 최종국을 지난 2015년 11월 강동윤이 LG배 8강에서 커제를 제압했던 대국에서 선보여 큰 호응을 받았던 '실시간 관전기' 형태로 생생하게 전달한다.


제1보(1~8) 보이지 않는 기싸움, 승자는 이세돌 
● 커제 ○ 이세돌
최종국인 만큼 다시 돌을 가렸다. 돌가리기 결과 이세돌의 백. 지난 2015년 12월30일 결승1국 돌가리기에선 커제가 백을 잡은 바 있다. 커제에게 3전 전패를 당하고 있던 이세돌인 만큼 기선 제압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상황, 커제가 2015년 일년 동안 단 한 판도 지지 않았다는(중국기원 인정 공식시합에 한 함) 백을 맞상대해야 하는 만큼 다소 불안함이 있었다.

하지만 이세돌은 열세일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143수 만에 통쾌한 승리를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다. 일년 내내 이어졌던 커제의 '백번필승' 대기록 역시 이세돌에 의해 깨졌다. 기분 좋은 승리였고, 한국 팬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던 지난 연말 최고의 빅 매치였다.

중국1위이자 현 세계대회 2관왕 커제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커제는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2015년 1월 백령배에서 추쥔에게 1-2로 끌려가다가 4,5국에서 연승하며 종합전적 3-2로 승리, 세계타이틀 홀더 반열에 오른 바 있다.
그동안 스웨(LG배, 대 원성진 2-0 승리) 판팅위(응씨배, 대 박정환 3-1승리) 미위팅(몽백합배, 대 구리 3-1 승리) 등 대다수의 중국 '90후' 세계대회 우승자들이 1국을 승리한 후 기세를 몰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커제는 당시 18세의 나이임에도 첫 세계대회 결승 무대에서 열세를 뒤엎고 우승을 차지한 것.

커제가 폭풍 같은 기세로 2,3국을 잡자 분위기는 다시 중국으로 넘어가는 듯 했지만, 이세돌은 어제 4국에서 다시 벼랑 끝 반격에 성공하며 승부를 최종국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맞이한 최종국. 초반 진행을 따라가보자.

첫 수부터 네 번째 좌하귀 소목까지는 어제 4국과 똑같은 수순. 여기서 커제가 흑5로 우하귀를 눈목자로 굳히며 노선을 달리했다. 그동안 날일자로 굳히는 진행이 연속해서 등장했던 것. 커제가 어제 패한 포석을 피해간 만큼 기싸움에선 이세돌이 앞선 느낌이라는 것이 홍성지의 감상.

▲ 왼쪽 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쪽 손을 힘차게 뻗어 착점하는 이세돌(왼쪽). 다섯 째 수 우하귀 소목 눈목자 굳힘에서 커제가 이전까지의 변화를 비틀었다. "서로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에서 이세돌이 이긴 느낌"이라는 홍성지의 평.

제2보(9~23) 제 갈 길을 가는 초반
● 커제 ○ 이세돌
커제가 흑9로 좌상귀 화점에 하나 걸쳐둔 후 다시 흑11로 좌하귀 소목으로 눈목자 걸침을 해온 장면. 고분고분 받아줄 이세돌이 아니다. 이세돌은 백12로 모붙임해 흑의 근거를 뺏으며 돌을 무겁게 만든 후, 다시 백14로 위와 아래를 동시에 협공한다. 

여기서 지레 겁을 먹고 위쪽 흑 두 점을 도망치려다간 좌하귀 백16의 요처를 빼앗겨 졸지에 양곤마로 몰리게 된다. 그 점을 모를 리 없는 커제가 흑15로 이번엔 백이 손을 뺀 좌하귀를 먼저 공략한다.

팽팽한 신경전, 이세돌과 커제 모두 각자 제 갈 길을 가는 초반이다.

제3보(24~32) 속수도 불사하는 커제, 주도권 싸움 시작
● 커제 ○ 이세돌
이세돌의 선택은 백24, 낮은 협공이었다. 여기서 흑25,27로 행마하는 것은 "평소에는 속수여거 잘 안두어지는 수"라는 것이 홍성지의 해설. 하지만 커제는 흑29까지 죽죽 밀어서 선수를 뽑은 후 흑31로 하변의 요처를 선점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주도권 싸움이 시작되었다.

▲ 참고도1

제4보(33~42) 불 꽃이 튀는 반상, 전장은 좌상귀로
● 커제 ○ 이세돌
하변에서 맹공을 퍼부을 것 같던 커제는 돌연 기수를 돌려 좌변 흑33으로 붙여갔다. 아직까진 커제의 의중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 붙이면 젖히라고 하는 격언이 있지만, 이런 경우에 젖혀서 응수했다가는 상대에게 이른바 '돌의 흐름'을 허용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더구나 하변 백 돌이 미생이기 때문에 이세돌은 변화를 구하기 보단 백34로 늘어두는 수를 선택했다.

국지도발을 해봤던 커제는 이세돌의 대응에 빈틈이 없자 이번엔 흑35,37로 좌상귀에서 상용수법을 구사했다. 흑35로 붙여놓은 돌이 축으로 잡히지 않을 경우엔 백38로 받는 것이 이런 형태에선 정형화된 수법이다. 그동안 이변화를 어려워했던 타이젬 회원이라면 오늘 대국을 통해 대응법을 공부하는 기회로 삼아보면 어떨지.

제5보(43~57) 커제의 자유로운 착상, 큰 자리 점령하는 이세돌
● 커제 ○ 이세돌
커제가 흑43으로 선수 활용한 것은 당연한 수. 여기서 홍성지는 45의 곳으로 꽉 이어서 응수하는 수를 제시했으나, 이세돌은 백44로 끊어갔다. 이렇게 되면 흑45로 하나 끊어두는 것이 가능해 백 모양이 나빠진다. 하지만 흑 모양을 미리 끊어 놓은 만큼 향후 전투에서 요긴할 수 있다는 의미. 커제가 하변에서 평소엔 속수인 수법을 구사하며 선수를 뽑아 우변 요처를 점령한 것처럼, 이번엔 이세돌이 모양에 구애받지 않고 전투를 걸어가고 있다.

이세돌이 백54로 치받았을 때가 선택의 기로. 아마추어라면 우선 두 점을 살려놓고 생각할 것 같은 장면이지만, 커제는 노타임으로 흑55로 늘었다. "부분적으로는 내 돌이 뻔히 잡히는데 받지 않았으니 이상해보일 수 있다. 주변에 큰 자리가 많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수법으로, 이런 자유로운 발상은 칭찬해주고 싶다."(홍성지)

한편 백(이세돌)은 선수를 잡아 우변 58, 요처를 선점했기 때문에 전혀 불만이 없다. 좌상에서 한 차례 공방전이 있었지만 다시 장기전 양상. 

▲ 결연한 표정으로 최종국에 임하고 있는 이세돌.

제6보(59~71) 중반 돌입, 감도는 전운
● 커제 ○ 이세돌
어제 4국에 이어 오늘 최종국까지 이틀 연속으로 타이젬에서 해설을 맡은 홍성지는 오늘 승부의 관건으로 '이세돌의 체력'과 '커제의 마음 정리'를 꼽았다. 적지에서 일주일 이상 체류하면서 이틀에 한 번 꼴로 3시간 바둑을 두면서 체력이 바닥났을 '30대' 이세돌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부할 수 있는 바둑 외적 요건이 갖춰질 수 있는가 여부는 아주 중요하다.
반대로 '10대' 커제는 홈에서 싸우는 데다가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어제 기회가 있었음에도 패배를 당해 최종국까지 승부가 이어진 만큼, 마음을 잘 추스르고 승부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커제가 흑59로 공수의 요처를 차지하자 이세돌이 백60으로 한 칸 뛰어 받아두었다. 다시 선수를 잡은 커제는 흑61, 반상 최대였던 우상귀를 단단하게 지켰다. "우하 흑 진영을 삭감하고 싶다"는 홍성지의 멘트가 나오기 무섭게, 이세돌이 백62로 붙여갔다. 커제가 흑63으로 늘어서 응수한 것은 이런 정도의 자리.

백64로 계속해서 흑 모양을 눌러갔을 때, 커제가 흑65로 2선 날일자 행마를 한 것은 일견 저위에 치우친 수로 보인다. 하지만 다르게 받는 수에 비해 중앙쪽 활용을 덜 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수법. 단단하게 힘을 비축해두는, 높이 뛰기 위해 잠깐의 고초를 감수하며 웅크리는 한 수다.

승부사 이세돌은 심리전에 탁월하다. 기선을 제압했던 1국과 벼랑 끝에서 반격에 성공한 어제 4국은 각각 143수, 160수에 종국을 맞이했는데 끝나기 전 몇 수는 마치 마법을 부린 듯 했다. 과거 전성기 때 늘 보여준 '이세돌 매직'이 부활한 것. 

1국과 4국에서 커제는 뭔가에 홀린 듯 갑작스럽게 무너졌다. 오늘도 이세돌이 마법 같은 힘으로 커제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이세돌은 백66으로 흑에게 굴욕을 강요했다.

이미 흑이 65로 한 번 물러섰기 때문에, 보통 사람이라면 이쯤에서 만족하고 다른 곳으로 손을 돌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세돌은 이럴 때 일수록 오히려 더 강하게, 더 굴욕적인 후퇴를 강요한다.

침착하게 흑65로 응수했던 커제도 백66만큼은 용납할 수 없다. 흑67로 반발한 것은 기세의 한 수. 여기서 이세돌은 유연하게 백68로 받아두고, 커제는 흑69로 백 한 점을 잡는다. 다시 공방전이 일단락 된 장면인데, 손익 계산은 어떨까? "백(이세돌)의 수법이 부분적으로는 득이 없다. 어떤 작전이었는지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홍성지)

제7보(72~82) 명불허전, 역시 이세돌!
● 커제 ○ 이세돌
깜짝 놀랄만한 수가 나왔다. 백72,74로 끼워이은 수는 프로기사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아마고수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수. 오히려 저급자라면 떠올릴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보통 너무 속수라서 다음 착수 후보로 고려되지 않는다. 그러나 천하의 이세돌이 백72를 선택한 만큼 심모원려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장면. 커제가 흑75로 지켜두자 "상변 쪽으로 본다면 악수"라는 홍성지의 멘트가 나왔다.

바로 그 때, 이세돌이 백76으로 일견 세력처럼 보였던 흑 돌 전체를 끊어갔다. 이렇게 되고보니 제6보 백68이 빛나는 한 수가 되어있다. 축머리일 뿐만 아니라 향후 중앙 접전에서 요긴하게 쓰일 명당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것. 명불허전, 과연 이세돌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커제가 흑77,79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정수대로 응수했지만, 한 번 고삐를 쥔 이세돌은 기호지세로 몰아친다. 백80으로 붙여서 리듬을 탄 후 다시 백82로 모자를 덮어가는 이세돌의 손길에 거침이 없다.

"이대로 무난하게 흘러간다면 백(이세돌)의 흐름이다."(홍성지)

제8보(83~89) 오후2시 현재, 오후대국 속개
● 커제 ○ 이세돌
허술해보이는 백 모양이지만 당장은 흑 모양도 엷기 때문에 마땅한 응징수단이 없다. 커제는 흑83,85로 자신의 모양을 정비하면서 기회를 노린다. 한 껏 기세를 올린 이세돌은 백88로 흑 돌을 계속해서 압박해간다.

오전 대국 마지막 착점은 커제의 흑89. 이대로 수세로 내몰리기만 한다면 대세를 잃는다고 판단한 커제의 승부호흡이다. 점심시간(오후1시)을 5분 남기고 착수한 커제의 중앙 갈라침을 바라보던 이세돌은 그대로 휴식시간을 맞이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오후대국이 재개되기 전까지 휴식시간에도 계속해서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착수하지 않고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의도.

오후2시16분 현재 이세돌은 아직 착점을 하지 않았다. "점심시간을 통해 충분히 생각을 했기 때문에 보통은 오후대국이 재개되자 마자 착점하는 경우가 많다."(홍성지)

제9보(90~98) 이세돌, 우세한 흐름
● 커제 ○ 이세돌
점심시간까지 포함한다면 약 1시간20분 동안 고심끝에 이세돌은 백90으로 밀어가는 평범한 수를 선택했다. 그러자 커제가 오히려 먼저 흑91로 붙여서 비틀어간다. 이미 예상한 수였던 듯, 이세돌은 백92,94로 망설임 없이 끊어갔고, 백98까지 수순들이 주르륵 놓였다.

"중앙에서 백이 선수를 잡을 수 있는 형태이므로 백이 성공한 모습이다."(홍성지)

제10보(99~101) 오후2시40분 현재, 우세 의식하는 이세돌
● 커제 ○ 이세돌
커제가 흑99,101로 응수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흑101의 곳에 가일수를 하지 않으면 백이 A의 곳을 끊어갔을 때 당장 사달이 난다. 선택에 기로였던 이 장면에서 이세돌은 약간의 시간을 소모했다.

만약 백이 B의 곳을 젖힌다면 흑이 C의 곳으로 늘어서 응수해줄 것인가. 그러나 형세가 여의치 않은 커제가 고분고분 응수해주지 않고 D의 곳으로 우변쪽을 무너뜨리고 나온다면 바둑이 다시 복잡해진다.

"우중앙 일대를 막는 것이 간명하긴 한데, 돌의 흐름으론 백 B의 곳까지 젖히고 싶다."(홍성지)

하지만 이세돌은 냉정하게 백102로 자물쇠를 채우는 수를 선택했다. 몽백합배는 중국룰로 치러지는 만큼 흑이 7집반을 공제해야 한다. 이대로 계가바둑이 된다면 형세가 우세하다는 '계산서'가 나온 것일까.

이세돌은 번기 승부, 특히 결승전에선 시리즈의 승부가 결정되는 '마지막판'과 그렇지 않은 경기에서 대국하는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예를 들어, 3번기의 경우 첫 판에선 아무리 우세해도 끝까지 최강수로 응수해 상대를 지옥끝까지 몰아붙인다. 한 마디로 질리게 만들어버리는 것. '더 이상 이 사람과는 바둑을 두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도록, 상대의 전의를 완전히 꺾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그 한 판만 승리하면 우승이 확정되는 바둑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례로 이세돌은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전 최종국에서 승세를 확립한 이후 상대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며 순한 양처럼 고분고분 바둑을 마무리해나갔고, 심지어 수가 나지 않는 곳도 가일수를 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다.

오늘 이세돌이 백102로 지켜두는 수법 또한 위와 같은 느낌일까. 이제 판이 상당히 좁혀진 상황. 다소 이른 시기에 끝내기 승부로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선수를 잡고 있는 커제는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인가.

▲ 오후2시58분 현재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현황. '이세돌 커제'라는 키워드가 순위를 156계단이나 상승시키며 3위에 랭크되었고, 검색어 '이세돌'은 현재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제11보(103~113) 커제의 승부수
● 커제 ○ 이세돌
완연한 이세돌(백)의 흐름. 최근 황정민 주연의 영화 <히말라야>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우측 백 진영 일대에 흰 눈이 내렸다. 에베레스트라고 하기엔 규모가 다소 작지만, 이 골짜기를 바탕으로 건곤일척의 오늘 승부에서 승리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산맥보다도 더 위대하다.

졸지에 비세에 놓인 커제가 흑113으로 하변 백 두점을 끊어가는 승부수를 날렸다. 이곳이 끝내기 승부로 가기 전 마지막 전장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제12보(114~128) 오후3시40분 현재 엎치락 뒤치락, 커제 반격 성공
● 커제 ○ 이세돌
이세돌의 응수는 백 114. 커제가 흑115로 되젖힌 수가 좋은 행마법이다. 여기서 이세돌이 백116으로 끊는 수를 선수하고 백118로 젖혀간 수가 천려일실. 일단 백116으로 끊고 흑117로 응수한 교환을 해버리자 향후 A의 곳에 젖혀갈 수 있었던 수단이 사라지고 말았다. 집으로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

하변 흑115에 응수하기 전에 먼저 백118로 젖혀서 응수를 물었지만, 커제가 흑119로 웅크리는 실전적인 수를 구사하자 응수가 궁하다. 백120으로 후퇴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자리. 커제가 흑121~127로 손바람을 내며 중앙을 돌파하자 단번에 형세가 요동친다.

더구나 백이 128로 단수친 상황에서 흑이 B의 곳을 끊어가는 수도 노릴 수 있다는 것이 홍성지의 분석. 이세돌이 커제에게 반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유망했던 형세 또한 한 순간에 암울해졌다.

하이라이트 - 이세돌의 천려일실
▲ 홍성지가 타이젬 해설창을 통해 제시한 참고도.

▲ 제12보에서 백120으로 왜 위와 같이 백2로 막지 못했는지 궁금해할 타이젬 회원들을 위한 참고도. 백이 2로 막는다면 우선 흑은 3으로 하나 단수친 후 흑5로 보강해둔다. 어차피 백은 6의 곳(제12보 120)에 돌아와야 하므로, 이 때 흑이 7로 단수치게 되면 백2의 곳이 꼼짝없이 잡히게 되는 것.

제13보(129~141) 이세돌, 통한의 역전 허용… 커제 우세
● 커제 ○ 이세돌
이미 역전에 성공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 커제는 흑129로 변수 없이 튼튼하게 연결하는 수를 선택했다. 하변 백 돌의 사활 관계상 백130으로 연결하는 수는 절대. 안타깝게도 또 다시 커제의 선수다.

커제가 흑131로 폴짝 뛰고 보니 이세돌의 제12보 백116이 얼마나 악수였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백132,134로 하변을 선수로 틀어막은 후 다시 백136,138로 중앙에서 전단을 모색해보지만 커제는 흑139로 붙여서 연속 득점을 올린다.

백140으로 끊어서 어떻게든 전단을 구해보려는 이세돌과 달리, 커제는 상대가 끊어온 수에 응수조차 하지 않고 흑141로 튼튼하게 호구를 쳐둔다. 바둑판이 워낙 좁아진 상황이라 역전의 실마리를 잡기가 어려워보인다.

커제가 우세를 확립했다.

제14보(142~157) 장강의 뒷물결, 앞물결을 밀어내나 
● 커제 ○ 이세돌
이세돌이 백142,148,150으로 상변에서 패 모양을 만들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버텨보고 있지만, 커제는 흑155를 선수한 후 157로 두텁고도 큰 자리를 차지하며 승리를 선언한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 것일까. 커제가 이 바둑을 승리한다면 현존 유일한 세계3관왕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세계일인자로 등극하게 된다.

▲ 이세돌(백)vs커제. 오후4시24분 현재 두 선수의 손길이 빨라진 가운데 끝내기 과정에서 이세돌의 처절한 패버팀이 성공했다. "백이 하변까지 버티고 패를 이길 수 있다면 확실한 역전이다."(홍성지)  

▲ 이세돌(백)vs커제. 오후4시31분 현재 이세돌이 하변 백△ 자리를 차지했다. "역전 흐름이다. 앞이 깜깜했는데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홍성지)

오후4시55분 현재 하이라이트
● 커제 ○ 이세돌
눈터지는 반집승부에서 커제가 또 한 번 '이세돌 마법'에 걸려들었다. 흑1로 붙인 수는 1집 손해. 이세돌이 백2로 응수한 것이 좋은 수다. 이로써 팽팽하던 '반집의 저울추'는 이세돌 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었다.

그야말로 기적과 같은 이세돌의 역전승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커제 시대 개막은 향후 기약없이 미뤄질 전망.

● 커제 ○ 이세돌
지금 국면은 흑이 반면으로 7집을 남기고 있는 상황. 한국식으로 계가한다면 변수가 전혀 없는 백(이세돌)의 반집승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바둑이 중국식 계가방식이 적용된다는 점. 공배가 홀수로 남아있다는 것이 변수로 작용하고 말았다. 커제가 공배를 계속 메우며 반패를 버티자, 마지막 공배를 흑이 메우고 패도 흑이 이긴 상황이 되었다.

바둑이 모두 끝난 상황에서도 한국식 계가방식을 적용하면 백(이세돌)반집승, 중국식으로 계가하면 흑(커제)반집승이 되는, 정말 일 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진기한 상황이 연출되었고, 너무나 아쉽게도 그 수혜자는 중국1위 커제였다.

기보상에선 이세돌이 백280으로 가일수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을 착수 차례를 넘기는 의미로 두었고,(중국식 계가방식에선 공배가 남아있지 않다면 자신의 집을 메꾸는 것이 손해가 아니다) 커제가 흑218(본 대국에 마지막 수)로 얼른 반패를 잇게 되면서 반면 8집 차이가 되었다.

하지만 원칙대로 더이상 둘 곳이 없는 백이 280으로 착수포기를 하고, 커제가 패를 잇고 계가를 했더라면 '한국식 계가방식으로는 백반집승', '중국식 계가방식으로는 흑반집승'인 상황. 한국 프로기사들에겐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풍경이지만,  타이젬 회원을 비롯한 일반 바둑 팬들에겐 굉장히 생소한 장면이 건곤일척의 대결, 세기의 대결로 불린 이세돌-커제 결승5번기 최종국에서 등장했다.

"반집승부에 너무 집중하는 바람에 중국룰이라는 점을 간과했다. 중국룰에 대한 제 이해부족이었다."(홍성지)

타이젬에서 어제에 이어 오늘 연속으로 해설한 홍성지는 최종적으로 흑(커제)반집승 판정을 내리고 말았다.

대국결과: 281수끝 흑반집승
종합전적 3-2 커제, 제2회 몽백합배 우승

● 커제 ○ 이세돌 / 281수끝 흑불계승
커제가 좌하귀 흑▲의 곳에 이은 수가 오늘 바둑의 281번째 수로 몽백합배 결승5번기를 종식하는 마지막 수가 되었다. 바로 그 전 이세돌의 착수는 우변 빨간색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곳에 가일수한 백280.

왜 우변 빨간색 화살표 있는 곳을 가일수했는지 궁금해하는 바둑 팬들이 많지만, 중국식 계가방식에서 저 수는 착수 차례를 넘긴 것 외에 다른 의미는 아예 없다. 한국식 계가방식이었다면 저 수를 두지 않고 착수포기를 하게 되고, 그럼 흑이 좌하 패를 잇게 되며 계가할 경우엔 백의 반집승이다.

하지만 몽백합배는 반상 위에 있는 집과 돌의 수를 합산하여 계가하는 중국식 계가방식이기 때문에, 이세돌이 백280의 수로 우변 가일수를 하든 하지않든 결과는 흑(커제)반집승이다.

TYGEM /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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