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vs조치훈 실시간 관전기> (기사 하단 속보뉴스를 통해 대국 현장 사진 감상 가능)
제1보(1~5) 초반부터 시작된 기세 대결
● 조치훈 ○ 조훈현 2016 한국바둑의 전설 제1국 조훈현vs조치훈 대결이 조치훈의 흑으로 시작되었다. 잠시 뜸을 들인 조치훈은 우상귀 소목에 첫 수를 놓았고, 이내 취재진들의 셔터 세례가 쏟아진다. 하지만 조훈현이 백2로 우상귀 화점에 응수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은 기자는 많지 않다. 첫 수로 우상귀 소목을 예상한듯, 조치훈의 착점이 손에서 떨어지자 마자 곧바로 응수했기 때문.
조치훈의 손길이 흑3, 우하귀 화점으로 향하자 조훈현은 좌하귀를 비워둔채 백4로 우상귀를 걸쳐간다. 이 수는 알만한 팬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조훈현의 전매특허.
참고도1 조훈현의 전매특허
● 조치훈 ○ 조훈현 만약 흑이 1로 좌하귀 빈 귀를 차지한다면, 백2로 우하귀를 하나 걸쳐두고 다시 백4로 우상귀 흑을 압박하는 것이 조훈현의 전매특허다. 흑이 '불멸의 마늘모' 혹은 '슈사쿠의 마늘모'로 불리는 흑5 자리로 마늘모 한다면, 조훈현은 백6으로 낮게 깔아서 자리를 잡는다. 흑5로 A~C 알파벳 순으로 두는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엔 D의 곳으로 날일자 씌워두는 것이 정형화 된 진행.
제2보(6~10) 우변을 수 놓는 조훈현의 속력행마
● 조치훈 ○ 조훈현 흑이 제1보 5로 협공을 했음에도 조훈현은 참고도1과 대동소이한 형태를 만든다. 백6으로 협공한 후 흑7로 응수하는 것이 부득이할 때, 다시 백8,10으로 우변을 두 칸씩 연이어 전개한다. 흑도 9로 우상귀를 제압해 둔 자세가 훌륭하므로 불만은 없다.
제3보(11~19) 이것이 돌의 효율! 조치훈의 역공
● 조치훈 ○ 조훈현 조치훈은 흑11로 붙이고, 다시 흑13으로 막는 형태를 선택했다. 배석은 다르지만, 이 형태는 과거 '이창호 정석'으로 불렸던 이력이 있다. 백14로 단수를 당하는 자리가 아프고, 흑15로 잇는 형태가 소위 '삿갓' 모양이라 다소 김이 샌다는 기존의 견해를 깨고, 이창호가 흑11,13의 수법으로 차곡차곡 승수를 쌓아가자 많은 프로기사들이 따라서 두기 시작했던 것.
한편 오늘 바둑에선 흑11,13의 수법이 주변 배석과 연관이 깊다. 백18까지 진행되었을 때, 우변 백△ 두 점이 중복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조치훈은 흑19로 한 점을 두텁게 제압하며 "이것이 돌의 효율이다!"고 주장한다.
제4보(20~24) 기세의 한 수, 조훈현의 백22
● 조치훈 ○ 조훈현 귀중한 선수를 잡게 된 조훈현은 백20으로 비어있던 좌하귀를 선점한다. 조치훈이 흑21로 걸쳐간 자리는 절대점. 여기서 그냥 응수한다면 흑이 22자리를 벌려가는 것이 절호점이 된다. 백22로 협공한 수는 기세의 한 수.
조치훈이 흑23으로 되협공 하자, 조훈현은 백24로 침착하게 좌하귀를 지켜둔다. 공을 상대에게 넘긴 후, 상대의 의중을 파악해 다음 전략을 결정하겠다는 의도. 바로 이 장면에서 조치훈 다운 한 수가 나왔다.
제5보(25~31) 조치훈의 선택은 흑25, 삼삼침입
● 조치훈 ○ 조훈현 과연 '폭파전문가' 조치훈 다운 한 수가 등장했다. 조치훈의 선택은 흑25, 삼삼침입이었다. 조훈현이 백26으로 막자, 이번엔 조치훈이 기다렸다는 듯 돌을 집어 흑27로 젖힌다. 흑31까지 순식간에 반상 위에 돌들이 주르륵 놓인다.
제6보(32~40) 첫 번째 접전은 하변에서
● 조치훈 ○ 조훈현 조훈현이 백32로 하변을 한칸 뛰자, 조치훈은 흑33으로 차렷해 응수를 묻는다. 만약 백이 35자리에 이어서 받아준다면, 선수를 뽑아 우하 일대를 방비하겠다는 의도.
'전신' 조훈현은 전성기 시절 상대의 의도를 거스르는 기세 대결에선 그 누구에게도 져본 적이 없다. 백34로 침입한 것은 당연한 자리이며 조훈현 다운 한 수. 조치훈도 흑35,37로 끊어가는 것은 필연이다. 흑39에 백이 40으로 넘어두면서 하변 접전은 일단락 되었다.
제7보(41~46) 확실한 실리노선 백44,46
● 조치훈 ○ 조훈현 이번엔 선수가 조치훈에게 넘어갔다. 흑41로 걸쳐간 자리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반상최대의 곳. 조훈현은 오늘 바둑에서 실리 위주의 안정적인 바둑을 구사하기로 노선을 정한듯 하다. 백44,46은 초반 우변에서 등장했던 형태와 흡사하다.
제8보(47~53) 쌍방기세 백48 흑49, 누가 옳을까?
● 조치훈 ○ 조훈현 조치훈이 흑47로 밀어간 수는 백의 굴복을 강요해 세력을 쌓은 다음 좌변을 전개하겠다는 의도. 앞서 언급했지만, 조훈현은 상대가 해달라는 대로는 절대 두지 않는다. 백48로 젖혀간 수도 기세. 하지만 흑49로 끊기고 나니 백 모양이 좋지 않다. 한껏 기치를 드높이고 출병 준비를 하던 백 돌이 갑자기 백50, 2선으로 납작하게 몸을 낮췄다.
이 바둑을 한국기원 바둑TV에서 생중계하고 있는 유창혁 해설위원은 백48은 49자리에 늘어두는 것이 정수였다는 견해. 흑49로 끊겼을 때 백50으로 후퇴해야 한다면, 반발한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조치훈이 흑51을 선수한 후 다시 흑53으로 하변 백의 연결고리 절단과 좌측 백 돌을 돌파하는 수를 맞보기로 하고 있다.
제9보(54~72) 결론은 타협, 이것이 고수의 전투!
● 조치훈 ○ 조훈현 조훈현은 하변 백의 연결고리가 끊기더라도 좌측이 돌파당해선 곤란하다고 판단했다. 백54를 선수한 후 백56으로 응수해 왼쪽 흑 석점을 수중에 넣는다. 조치훈이 흑57로 하변을 뚫은 것은 당연한 자리.
'전신' 조훈현은 백58부터 현란하게 하변을 움직이며 설혹 백 돌들이 잡히더라도 '고깃값'을 충분히 받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결국 백72까지 백이 우하귀를 도려내는 것으로 일단락. 고수들의 대국은 이렇듯 기세의 충돌과 타협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제10보(73~79) 명불허전 조치훈, 멋드러진 사석작전 개시!
● 조치훈 ○ 조훈현 조치훈의 다음 한 수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잡혀 있는 흑 돌을 움직이는 흑73이었다. 이 수가 놓이자 바둑TV에서 생중계를 하던 유창혁 해설위원은 깜짝 놀랐다. "엇, 그 수가 됩니까?" 하지만 이내 흑73의 의도를 파악했는데, 그것은 바로 사석작전이었다.
초반 우변에서 백 돌을 중복형으로 만들며 돌의 효율을 높이는 것, 지금 장면에서 강시가 꿈틀대듯 죽은 돌을 활용하는 흑73과 같은 수법이 조치훈의 능기다. 흑79로 쭉 뻗고 나자 사석작전이 그럴듯 하다. 과연 조치훈!
제11보(80~93) 사석작전 성공! 양쪽을 모두 정리하다
● 조치훈 ○ 조훈현 중앙이 봉쇄당하는 것은 도저히 견딜 수 없기 때문에, 백80~84로 뚫고 나오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백86에서 선택의 기로. 흑은 실전과 같이 87로 젖힐 수도 있고, 침착하게 88의 곳으로 늘어둘 수도 있다.
조치훈의 선택은 흑87젖힘. 이 수는 흑91로 왼쪽 모양을 임시방편으로 처리해둔 후 다시 흑93으로 한칸 뛰어 우측 모양까지 정비하겠다는 의도. 조치훈이 가운데 흑▲ 다섯 점을 버림돌로 활용해 좌측과 우측을 모두 정리하며 득점을 올렸다.
제12보(94~105) 정리되는 국면, 조치훈의 우세
● 조치훈 ○ 조훈현 좌변이 이대로 흑의 수중에 들어간다면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다. 백94로 어깨짚어간 수는 이 장면에서 제일감. 하지만 그 전에 백A와 흑B의 교환을 해두는 편이 더 나았을까. 프로들은 이런 수를 결정적인 순간이 아니라면 아껴둔다. '프로는 아끼다가 진다'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 것일까. 조치훈은 상대가 해두지 않은 자리를 흑95로 두텁게 지켜둔다. 이제는 이 곳에 어떠한 활용수단도 없다. 백96에는 흑97,99 쉽게 완생할 수 있는 형태라는 뜻.
조훈현이 백104, 집으로 큰 자리를 두자, 조치훈은 흑105로 두텁게 모양을 정비한다. 형세는 조치훈(흑)의 우세.
제13보(106~135) 하루 8시간 공부의 위력! 빈틈없는 조치훈
● 조치훈 ○ 조훈현 백106으로 붙여간 수는 상용의 응수타진. 여기서 조치훈은 흑107로 늘어 실리를 초개와 같이 내준 후 두터움과 선수를 잡는다. 백112까지 흑집이었던 우상귀가 백집으로 바뀌었지만, 그 댓가로 선수를 잡은 조치훈은 흑113부터 정리를 시작해 흑129까지 하중앙에 알토란 같은 보가를 형성한다.
조훈현의 백130이 현란한 끝내기의 맥점이지만, 조치훈은 이미 계산서가 나온듯 싹싹하게 흑135까지 양보한다. 형세는 여전히 흑 우세. 조치훈의 반면운영에 빈틈이 없다.
조치훈은 지금도 하루에 8시간씩 바둑 공부를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오늘 바둑에서 공부의 효과가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흑151로 잽이 날아온 장면에서 형세는 백(조훈현)이 여전히 괴롭다. 과연 바둑황제 조훈현은 '흔들기'를 시전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제15보(152~162) 戰神 조훈현 '흔들기' 개시!
● 조치훈 ○ 조훈현 백152로 실리를 확보하며 버텼을 때, 흑이 153까지 날아간 것은 어땠을까. 다소 기분을 낸 것으로 보이는 이 수의 허를 놓칠 조훈현이 아니다. 백154,156을선수한 후 시간을 번 조훈현은 백158부터 특유의 '흔들기'를 시전한다. 조치훈이 흑161로 끊어간 수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백162로 밀고나와 우상과 상변 흑 돌을 동시에 압박한다.
흑이 쉽게 골인지점을 통과할 것 같았던 바둑이 순식간에 복잡해졌다.
제16보(162~173) 냉정한 조치훈, 살기만 하면 이긴다!
● 조치훈 ○ 조훈현 전보에 이어 백162로 밀고 나온 수에 조치훈은 흑163을 선수한 후 흑165~171로 냉정하게 우상귀 흑 돌을 살려두는 선택을 했다. 형세가 우세하다는 것을 확신한 조치훈의 냉정한 마무리.
조훈현은 백172로 좌변에서 시간연장책을 사용하며 마지막 1분 초읽기 속에서 고군분투를 이어간다. 하지만 형세를 뒤집을 만한 묘수는 잘 보이지 않는다.
제17보(174~195) 계산서가 나왔다! 초읽기에도 흔들림 없는 조치훈
● 조치훈 ○ 조훈현 시간연장책 끝에 조훈현이 선택한 수는 백174,176. 우측 흑 두점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여기서 조치훈은 마지막 1분 초읽기에 몰려있음에도 냉정한 형세판단을 통해 흑177부터185까지 싹싹하게 흑 두점을 포기하는 수를 선택했다.
우측 흑 두점을 품에 안은 것은 백의 입장에선 망외의 소득.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백174와 같은 악수를 뒀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선수를 잡은 조치훈은 흑187,189로 백을 공략하면서 부수입을 얻는다. 이어서 흑191~195로 좌중앙 백 모양을 모두 지워버리며 승리를 확신하는 조치훈. 초읽기에 몰렸지만 전혀 흔들림이 없다. 흑의 승리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제18보(196~211) 211수끝 흑불계승 조치훈, 개막전 승리!
● 조치훈 ○ 조훈현 (백210…백△) 끝내기 수순을 이어가던 조훈현은 부족한 형세를 확인한 후, 211수에 이르러 돌을 거뒀다. 이로써 2016 한국바둑의 전설 개막전은 조치훈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211수끝 흑불계승).
조치훈의 완승이라고 할 수 있는 한판. 특히 우세를 잡은 중반 이후는 마지막 1분 초읽기 와중에서도 빈틈없는 마무리 솜씨를 선보인 명국이다.
이하 속보뉴스 ----------------------------------------------------------------------
▲ 조훈현-조치훈. 수식어가 필요없는 전설들의 대국이 시작되었다.
이름만으로도 바둑 팬들을 설레게 하는 한국바둑의 양대산맥, 조훈현과 조치훈이 6개월만에 다시 마주앉았다.
2016 전자랜드배 한국바둑의 전설 제1국이 조훈현과 조치훈의 대결로 시작되었다. 내일(24일)은 서봉수-조치훈 대결이 벌어지며 한국바둑의 수호신으로 불리는 국가대표 유창혁 감독과 '바둑국보' 이창호가 대국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현대바둑 70주년 기념 특별대국으로 벌어졌던 조훈현-조치훈 대결에선 조훈현이 시간승을 거뒀다. 당시 바둑은 조치훈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팬들의 아쉬움이 컸는데, 승리한 조훈현은 "조치훈은 역시 대가다. 바둑에선 이기고 승부에선 져주는 것을 보니 대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는 국후 소감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당시 승리로 상대전적은 조훈현이 조치훈에게 9승5패로 다소 앞서게 되었다.
지난해 대결은 이벤트 대국 성격이 더 강했다면, 오늘 대국은 '풀리그'로 순위를 가리는 대회의 제1국인 만큼 승부대국의 성격이 조금 더 짙어졌다.
이긴 사람도 진 사람도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을 것이 확실한 한국바둑 레전드간의 격돌, 팬들을 즐겁게 할 '불후의 명국'이 지금 타이젬 대국실에서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다.
타이젬 회원들은 지금 타이젬 대국실에 접속하면 생중계되고 있는 조훈현-조치훈 대결을 승부예측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