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젬 시사저널
10번기 이세돌, “2연승 기대하라!”
23일 구리와 10번기 2국 개시
2014-02-21 오전 10:00:15 입력 / 2014-02-21 오전 10:10:38 수정
▲ 10번기 2국에서 이세돌은 연승을 달리며 초반 물꼬를 완전히 가지고 올 지 주목된다.
"1,2국 승부가 특히 중요하다. 어느 한쪽에서 2승을 먼저 거둔다면 상대방은 10번기 내내 패배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따라서 2승을 거둘 수 있다면 10번기 중반까지 흐름을 완전히 가져올 것이다." (목진석)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만큼 아주 천천히, 그리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겨룰 수 있게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오는 23일 중국 저장성 핑후시에서 동갑내기 이세돌(31)과 구리가 펼치는 10번기 두 번째 대회전이 막을 올린다.
이번 승부는 이세돌의 연승 여부가 관건이다. 근자에 보기 드문 열전에서 기분 좋은 선승을 올린 이세돌은 2국도 1국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려 할 것이다. 반대로 구리는 이제 본격적인 승부라고 볼 것이다.
이세돌과 구리는 자국에서 잠시 무관이었다가 현재 1개씩 타이틀을 따내면서 정상의 일각으로 복귀한 상태. 둘 다 자국 랭킹3위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도 최선의 상태는 아닌 듯하다. 특히 이세돌은 올해 전적 8승4패로 그럭저럭 괜찮지만, 10번기 이후 벌어졌던 하세배에서 한 수 아래인 일본의 무라카와다이스케에게 일격을 맞은 게 아프다. 물론 그 뒤로 목진석 변상일 등을 이기고 10번기의 전초전을 승리로 정식했다는 것은 위안거리.
이세돌이 구리에게 확연히 앞서는 부분은 큰 승부에서 강하다는 것, 그리고 제한시간이 4시간으로 조금 길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구리가 유리한 점이라고는 중국에서 10번기의 대부분을 펼친다는 것 정도다. 따라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국에서도 이세돌의 탁월한 승부호흡이 결국 우위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 이세돌은 지난 1국에서 중반이후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구리의 초반은 역시 강했다. 1국에서도 50수 언저리까지 앞서나가다 돌연 기발한 수를 두었고, 그 수는 결국 무리수로 판명되면서 이세돌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돌변했다. 시간이 많았음에도 구리는 시간에 대한 대비를 해두지 못했던 것이 1국의 패인이다. 이 점에서 이세돌은 "구리와의 대국은 늘 내가 초읽기에 먼저 들어가곤 했다. 아무래도 속기파인 구리보다는 4시간 제한시간은 확실히 나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타이젬에서 10번기 제2국을 오전10시부터 해설할 랭킹14위 김정현은 "10번기는 자존심과 명예가 걸려있다. 따라서 한 판도 풀어진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첫판에서 좋은 내용으로 승리한 이세돌이 심리적으로 유리할 것 같다."며 예상평을 남겼다. 그 외 많은 프로들이 이세돌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다만 2국에서 구리가 다른 패턴으로 나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진재호 바둑평론가는 "이미 1국에서 완패한 구리가 2국에서는 막판이라는 각오로 나올 것이다. 특히 초반에 강점이 있는 구리가 흑을 들고 판을 주도적으로 이끈다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다만, 제한시간 4시간을 적절하게 분배한다는 가정하에서다. 이세돌의 입장에서는 장기전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두 기사의 전적은 총 19승17패1무로 이세돌이 살짝 앞서가는 중이다. 세계대회에서는 10승12패1무로 구리가 앞서지만, 중국갑조리그는 6승3패로 이세돌이 앞선다. 그 외 4차례 초청대회에서는 2승2패로 동률이며, 지난 10번기 1국에서 이세돌이 승리했다. 세계대회는 10년 정도의 누적 성적이고 갑조리그나 10번기는 비교적 최근이다.
▲ 이번 2국은 한국프로들이 와서 응원할 예정이다. 사진은 1국때 몰려든 취재진 모습.
최근 이세돌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장발을 버리고 스포츠형으로 짧게 머리를 깎았다. 본인은 "머리가 길어서 잘랐을 뿐"이라 대답하지만 10번기 빅 매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기일전하자는 뜻이 담겨있을 것이다.
핑후시는 상하이와 인접한 저장성 동북지방에 위치해있다. 10번기 이후 곧장 농심배 최종전이 인근 상하이에서 벌어진다. 따라서 이세돌 혼자서 혈혈단신으로 치렀던 1국과는 달리 한국프로들도 상당수가 일정을 2~3일 연장해서 응원할 예정인데, 이 점도 이세돌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힘을 줄 것이다.
타이젬에서는 1국에 이어 2국에서도 역사의 현장을 생생한 현지 취재한다. 또한 23일 오전10시(한국시간)부터 '완전미남' 김정현의 해설로 이세돌-구리 10번기 제2국을 끝까지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세돌-구리 10번기'는 중국기원이 주최하고 MLILY몽백합배 협찬사인 장수헝캉가구과학유한공사에서 협찬한다. 승자에게는 500만 위안(약 9억원)이 주어지며, 패자에게는 20만 위안(약 3600만원)의 출전비가 주어진다. 만약 무승부가 되면 상금을 반으로 나눈다. 제한시간은 각 4시간, 초읽기 1분 5회.
TYGEM / 강나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