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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류 vs 일본 미학

[칼럼] 한국류 vs 일본 미학

2005-03-25 오후 10:30:2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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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류 vs 일본 미학

일본 바둑은 무적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저 변방의 한국 바둑에 의해 무참히 무너진다.

도대체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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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은 일본이 만든 3만여 개의 정석을 교리처럼 받아들였다.

일본 바둑은 까마득히 높은 곳에 존재하는 형이상학적 존재였다. 그런데 어느 날 '미학(美學)'

으로 상징되는 고상한 일본 바둑은 '한국류'라 불리는 하류(?)의 수법에 의해 초토화된다.

마치 몽골이 만리장성을 넘듯 일거에 쓸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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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상징적인 사건이 있었다. 응씨배 세계선수권 결승전에서 한국의 서봉수9단과 일본의

오타케 히데오(大竹英雄)9단이 맞붙었다. 서봉수는 저잣거리에서 바둑을 배워 온갖 때묻은

수법을 익힌 잡초류의 대가. 오타케는 "바둑을 질지언정 추한 수는 둘 수 없다"는 일본

미학의 상징이다. 승부는 2 대 2가 됐고 우승컵을 가리는 최종국이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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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세는 오타케의 절대 우세로 흘러갔고 서봉수는 점점 더 절망적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그런데 이때부터 기이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벼랑 끝에 몰린 서봉수가 만신창이의 몸을

일으켜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 사즉생(死卽生)의 기세에 오타케가 귀신에 홀린 듯

실족을 거듭하더니 대마를 죽이고 만다. 바둑은 간발의 차이로 역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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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승리는 분명 운이었다. 동시에 막을 수 없는 기세였으며 거칠 것 없는 생명력이었다. 중국이

 붙여준 '한국류'란 단어는 처음엔 사납고 세련되지 않은 수법, 진흙탕에서 뒹구는 추한 수라도

 거침없이 사용하는 실전 위주의 치열한 수법을 의미했다. 바둑의 본질은 능률이며 능률적인 것

은 아름답고 비능률적인 것은 추하다는 오랜 전통의 일본 미학과 철저히 대비되는 표현이었다.

하나 사람들은 곧 깨닫게 되었다. 바둑판이란 전쟁터에서 미추(美醜)의 개념은 스스로의 행동

반경을 좁히는 족쇄일 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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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일본을 곧장 실력으로 압도했던 것은 전혀 아니다. 이창호9단이 등장하기 전까지 한국

의 초창기 세계 대회 우승은 기적으로 점철되었다. 조훈현9단은 마치 비 오듯 쏟아지는 총탄

속에서도 결코 죽지않는 영화의 주인공 같았다. 그는 기적 같은 역전승이 너무 많아 '귀신이

돕는 조훈현'이란 별명마저 얻었다. 이런 승리들이 하도 신기해 '혹시 한국에 대운이 돌아와

그 덕을 보는 것일까' 하는 느낌마저 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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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 바둑이 세계를 제패한 원동력은 특유의 생명력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일본 미학이

순풍에선 강하지만 위기에서 허약한 반면 야생의 한국류는 위기에 봉착할수록 강인한 생명

력을 토해냈고 그것이 기적의 승리로 이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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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바둑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와 전국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

야스(德川家康)가 일으켜 세웠다(이에야스는 일본 기원의 명예의 전당에 첫 번째로 헌정됐다).

 일본엔 조선의 고수 이약사가 초대 본인방 산샤(算砂)에게 3점 접히고 졌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모두 400여 년 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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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욱일승천해 온 일본 바둑은 80년대 초반 절정기에 오르더니 곧 한국에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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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파동을 보면서 한국류에 패배한 일본 미학을 생각한다. 일본 미학은 스스로 행동반경을

좁힘으로써 패배의 길을 걸었다. 마찬가지로 일본이 과거사의 족쇄를 털어내지 못하고 이를

미화하고자 애쓰면 애쓸수록 스스로의 행동반경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잘 짜인 틀은 아름답다. 그러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면 강하다. 한국류가 세계 바둑을 지배

하게 된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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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문 바둑전문기자

 

이창호, 더불어 싸우면 더 신나는 ‘돌부처’

[경향신문 2005-03-09 19:00]

불꽃 같은 농심배 6년 연속우승의 달성으로

신화를 이뤄낸 이창호. 연간 평균 승률 75%대

이상을 자랑하는 그이지만 단체전에서는 더욱

힘을 발휘한다. 기성 우칭위엔의 치수고치기 10

번기 불패의 기록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이창

호의 단체전 기록을 숫자와 함께 따라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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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전 방식의 단체전에서 총 11회 출격, 11회

우승 주역. 우승확률 100%다. 한 사람이 질 때까

지 대국하는 연승전 방식은 SBS배 1차례, 진로

배 5차례, 농심배 6차례 등 총 12차례 벌어졌다.

이창호는 이중에 11차례 출전하여 모두 우승했

다. 12차례 대회 전승의 기록을 방해한 주인공

은 바로 서봉수 9단. 제5회 진로배 9연승으로

이창호의 출전을 원천 봉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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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항단체전 14연승으로 세계신기록. 제1회 농심배부터 제6회 농심배까지 이창호는

총 14차례 출전하여(예선 제외) 14전 전승으로 역대 국가대항단체전 연승기록 1위에 올랐다.

 지금까지의 기록은 네웨이핑 9단이 중·일 슈퍼대항전에서 기록한 11연승. 3위는 서봉수

9단의 진로배 9연승이며 4위는 요다 노리모토, 장주주, 후야오위가 각각 진로배, 중·일 슈퍼

대항전, 농심배에서 기록한 5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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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배 30차례 대국에서 모두 승리. 이창호는 제1회부터 3회까지 예선전에 참가하여 1회와

2회 5연승, 3회에 6연승으로 본선에 진출하여 예선 전적만 총 16전 전승이다. 본선기록을

합한다면 30전 전승. 경이적이다. 단일기전 연승기록 제2위 역시 이창호가 보유하고 있다.

제35기 패왕전 예선 2연승, 본선 18연승으로 총 20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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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승률 82%. 국내, 국제대회 이런 저런 단체전에 출전하여 62전51승11패로 승률

82.2%를 기록했다. 85. 국내 단체전 승률 85%. 이창호는 국제전에서만 강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팀의 이름을 걸고 진행된 KAT배, 드림리그, 한국리그 등 국내 단체전에 이창호는

총 20차례 출전하여 17승3패로 승률 85%를 올렸다. ‘이창호를 얻는 자. 세상을 얻는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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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퍼펙트맨 이창호. 단체전에서 이창호가 가지고 있는 100%의 기록을 살펴보자.

우선 농심배 승률 100%(30전30승). 롯데배 한·중대항전 승률 100%(6전전승), 2003 한국

드림리그 승률 100%(5전전승), 연승전 주장 출전시 승률 100%(15전15승. 진로배, 농심배)

등 숨이 가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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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의 통산 승률은 79%다. 정상급 기사들만 상대해 온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대단한

기록이다. 이창호가 극성스러운 중국 팬들에게도 존경받는 이유는 더 이상 한국 바둑계의

보배가 아닌 세계 바둑계의 살아있는 신화이기 때문이다.

[정동환|바둑 칼럼니스트]

 

[i진선 한마디]

모처럼 바둑 기사가 풍부하네요...3월달은 바둑 기사가 보통때보다도 3배 정도는 더 많았습니다.

 

저는 한국류의 완성을 이창호 9단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 두 기사를 같이 올렸습니다.

그리고 '한국류'라는 명칭도 별로 맘에 들지 않습니다. '한국형' 이라고 하면 모를까...

 

 

업글중입니다.

TYGEM / i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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