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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독일에서 온 바둑 견학생
[해외] 독일에서 온 바둑 견학생
2005-05-26 오후 5:24:5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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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산책]독일에서 온 견학생 | |||
| [뉴스메이커 2005-05-26 14:51] | |||
(사진/http://imgnews.naver.com/image/033/2005/05/26/g3.jpg)
2회전(16강전)이 열리고 있었다. 중국 7, 한국 5, 일본 4. 중국이 어느때부터인가 인해전술의 위력을 과시해오고 있는 터여서 16강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다고 해서 새삼 놀랄 일은 아니었다. 우리는 평년작 수준. 이번 대회 16강의 구도가 재미있었던 것은 모처럼 일본의 분발하는 모습이 대회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덕분이었다. 4444 오후 2시가 넘으면서 대국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 팀의 신예 박정상 5단이 중국의 뤄시허 9단을 꺾고 첫 승전고를 울렸다. 이어 이세돌 9단이 일본의 강타자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을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4444 그러나 충격적인 비보가 다음에 날아왔다. 바둑 무림의 절대지존 이창호 9단이, 이번 대회 최연소 선수인 중국의 16세 소년 천야오예 4단에게 대마가 잡히며 불계패, 탈락한 것. 그런데 이창호 9단의 탈락 소식에 가장 놀라워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4444 멀리 독일에서 온 크리스티안 벤첼 초단과 그의 여자친구 다니엘라 트린크스 3단. 두 사람은 오전부터 검토실에 나와 대국이 끝날 때까지 선망과 감동의 눈빛으로 인터넷 중계석과 한·중·일 프로 고수들의 검토석을 ‘견학’했다. 4444
벤첼 초단은 독일바둑협회 총무. 본업은 IT 컨설턴트인데, 바둑이 몹시 좋아 지금은 주종이 바뀐 상태다. 세계 최강이라는 한국 바둑, 무심·평범·느림의 타법으로 세계를 정복한 신비의 프로페셔널 이창호가 보고 싶고, 바둑을 예도의 차원으로 올려놓은 일본이 알고 싶어서 특별휴가 한달을 간청해 날아왔다. 4444 한국에 친구가 있다는 것도 ‘바둑 수학여행’을 결심하는 데 결정적인 힘이 되어 주었다. 명지대 바둑학과에 출강하고 있는 아마 고수 이기봉 6단이다. 그는 이들 커플과 재작년 여름 유럽바둑대회가 열렸던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났다. 그리고 한국 선수단이 대회 후 유럽을 순방할 때 프랑크푸르트에서 다시 만났다. 평소 해외여행이 뭐 별거냐고 생각하던 그였지만, 커플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바둑을 가르쳐주며 사귀는 동안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다. 바둑으로 세계의 친구들에게 선생 대접을 받을 수 있다니…. 4444 가슴 벅찬 일이었다. 작년엔 폴란드 투홀라에서 열린 유럽대회에서 또 만났고, 여행을 했다. 신세를 졌다. 매번 신세만 질 수는 없었다. 한국으로 오라고 했다. 너희들이 나를 재워준 것처럼 나도 너희들을 재워줄 수 있다. 4444 벤첼과 트린크스도 바둑으로 만나 사랑하게 된 사이. 그들에게 바둑 최강국 친구의 초청은 꿈 같은 일이었다. 말로만 듣던 이창호·이세돌의 얼굴을 보았고, 대학에 바둑학과가 있고, 바둑만 전문으로 가르치는 바둑도장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바둑에 관한 모든 것들이 감동적이었다. 독일바둑협회 가입회원은 2000여 명, 독일 전체의 바둑 동호인 2만여 명. 그런 독일이 작은 섬이라면, 한국은 바둑의 대륙이었다. 4444 이들 커플은 “돌아가면 바둑 친구들에게 몇년 자랑할 거리가 생겼다”면서 웃으며 떠나갔다. 그리고 “누구든지 독일에 오면 네가 우리에게 해준 것처럼 해줄 테니 앞으로 더 많은 친구 들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이기봉 6단은 ‘본의 아니게(?)’ 한·독 민간 바둑외교의 가교가 되고 있는 셈이다. 4444 [이광구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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