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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 바둑계, 싸움 바둑이 휩쓴다!
[칼럼] 세계 바둑계, 싸움 바둑이 휩쓴다!
2004-09-07 오전 11:33:0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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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바둑계, 싸움 바둑이 휩쓴다.
최근 세계 바둑계의 “풍격”이 다소 변하고 있다. “천하제일인”인 이창호의 구단이 점차 쇠퇴하는 중에, 격투를 벌이는 기풍은 이미 주류가 된 것 같다. 팬들은 이를 “폭력 바둑”이라고 이름 짓고, 최근의 이러한 바둑계의 새로운 모습 매우 재미있어한다.
폭력 바둑의 대명사는 중국의 1인자 구리, 그리고 이창호를 강하게 압박하는 최철한이 가장 대표적이다. 송폭풍이라고 불리우는 송태곤과 중요 대국에서 상대의 대마를 괴멸 시키는 이세돌도 빠질 수가 없다. 후지스배를 쟁취한 박영훈 역시 중요 대국에 상대 방의 대마를 죽이는데 거리낌이 없다.
최근 중요 결정적인 대국의 모습을 보면, 피와 살이 튀기는 엄청난 싸움의 승패가 바둑의 결과를 좌우 한다.
얼마전 벌어진 도요다배 4강전에서 콩지에는 중원의 대가를 완성하고, 이미 결승을 목전에 둔 창하오와 함께 대망의 결승전에 중국 기사가 올라가는, 즉 사실상의 중국이 우승하는 순간, 콩지에의 시간 연장책에 이세돌의 눈이 반짝, 순식간에 대마가 함몰하고 말았다. 전체적인 대국이 싸움 바둑이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는 모르지만, 찰나의 순간 엄청난 대마가 죽은 것은 "폭력 바둑"의 비수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창호 바둑이 이창호식으로 패배했다고 하기는 힘들다. 최근 신예와의 결정적인 대국에서 싸움에서 밀렸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중국 1인자인 구리가 경주에서 벌어진 천원전에서 최철한과 대결에서 판을 압도한 것은 포석이나 기타의 것의 우세라기 보다는 싸움 바둑이었다고 볼 수가 있다. 대마가 죽든 아니든, 미세한 끝내기로 결정나든간에 끝 없는 치열한 싸움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그들의 승패이다.
과거 싸움 바둑은 바둑조류의 주류라고 하기는 힘들었다. 이창호의 바둑에 대한 언급에서 볼 수 있듯이 바둑은 조화와 균형이며, 싸움을 걸기 보다는 온건한 진행으로 후반부에 깔끔하게 마무리하여, 계가와 공제에 의해서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보아 왔다. 무리하여 승리를 탐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면 미덕이었다. 돌이켜 보면 한국 바둑에서도 싸움 바둑의 전통이 무척 깊어서, 순장 바둑 자체가 싸움 바둑이라는 견해도 있다. 서능욱 9단과 루이 9단의 경우에는 유불리를 떠나서 결코 상대와의 싸움을 피하지를 않았다. 조훈현 9단 역시 전신이라고 할 만큼 싸움에 능하였다. 하지만 싸움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상황이었고, 중요대국에서는 길게 가는 바둑으로 승부를 내던 것이 선배기사들의 공통된 기풍이었다. 이러한 것은 일본과 중국의 선배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근 한중 신예들은 노골적이고 직설적이다. 거침이 없다. 그들은 마치 처음부터 이종 격투기를 각오하고나온 전사들의 모습같다. 부분적인 전투가 아닌 전면전도 서슴치 않는 것이다.
싸움 바둑은 아마츄어적인 요소가 강하여, 비록 대마를 잡고 승리하더라도, 상대방의 실착에 의한 것으로 치부되어 명국이라는 소리를 듣지 못해왔었다. 그래서 싸움 바둑에 이기고서도 기보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달라지고 있다. 조화와 균형의 미학에 의한 평가보다는 상황에 대한 적응력과 순발력, 마치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인터넷 게임에서 보는 긴장감과 스릴감을 느끼게 하는 대국에 팬들은 열광하는 것이다.
한중 신예 기사들에게서 부터 불어온 "폭력바둑"은 그 간의 선배들의 바둑에 대한 정의를 무시하고 비웃기라도 하듯이, 세계 기전의 본선 무대에서 화려하게 선 보이고 있다.훌륭한 성적을 내면서! 이러한 폭력 바둑은 잠시의 바람일뿐일까?
일본 기사들은 한중의 폭력적인 바둑에 도무지 적응을 하지 못하여, 당황하고 황당해 하여, 본선 무대에서 1승도 못 거두기 힘들고 우수수 낙옆 처럼 떨어지고 말았다. 폭력 바둑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무지 이기기 힘든 세상이 된 것이다!!!
응씨배 4강전에서 보여준 최철한과 송태곤의 승리는 싸움 바둑의 결정판이었다. 이제 신예들을 상대할때, 집이 얼마이고 균형과 조화가 어떻게 되었는지 생각하기 전에 어디서 싸움이 일어날 것이고,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를 미리 생각하지 않는다면 압도적으로 우세한 바둑을 최후의 순간에 지옥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들의 폭력 바둑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폭력 바둑으로 세계 최고 기전인 응씨배에서 우승을 한다면, 바둑에 대한 정의를 새로 정해야 할 지도 모른다.
바둑이란..."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죽이는 게임이다.(?)"
[TYGEM 명예기자 i진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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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진선 한 마디]
폭력 바둑이라는 표현은 중국 언론에서 부터 나왔지요. 우리 식으로 하면..조폭 바둑^^::? ㅋ
최근 성적을 내는 한중 기사들은 싸움에 무척 능합니다. 싸움을 두려워 하지도 않습니다. 집으로 승패나든 대마 생사로 승패가 나든지 간에 마찬가지가 아니냐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싸움 바둑이 떠오르게 된 이유는 대국 시간이 짧아진 것과 온라인 게임의 영향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조용한 집 바둑은 관전하는 사람도 괴롭습니다. 하지만 싸움 바둑은 18급도 즐겁게 관전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짜릿한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싸움 바둑으로 세계 무대에 나가서 놀라운 성과도 얻어 내고 있습니다. 현대 바둑은 일본이 정석과 포석의 연구로 부터 시작하여 다양하게 발전하다가, 한국으로 와서 조훈현의 행마, 그리고 이창호의 끝내기까지 전체적인 연구는 마무리 되고 정리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아직까지 남은 미지의 공간이 있으니 중앙입니다. 신예 강자들이 이젠 중앙을 미지의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폭력바둑이니 아마츄어 바둑이니 바둑의 격이 떨어진다느니 하는 비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최철한, 송태곤, 구리의 바둑을 보고, 대성하기는 힘든 싸움 바둑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바둑으로 당당히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아니 대성했습니다. 강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 아닌가요^^::?
바둑의 새로운 경지를 만들어 가는 그들이 좋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그들의 바둑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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