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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공한증’(恐韓症)이 또 도마에 올랐다. 중국은 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한국과의 첫 경기에서 한골을 내주며 또다시
주저앉았다. 중국으로선 ‘공한증’의 악몽을
되씹을 수 밖에 없었다. ‘공한증’의 뿌리는 1978년
12월17일 방콕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본다.
당시 차범근(현 수원삼성 감독) 감독의 결승골이
‘공한증’을 처음 발병시켰다. 이후
26년동안 국가대표팀은 25전 15승 10무, 올림픽대표팀은
3일
경기를 포함해 7전 6승 1무의 무패 행진을 계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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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경기에서 한국이 중국을 1-0으로 이기자
중국팬은 눈물을 흘리는 반면(왼쪽) 한국팀 붉은악마는 크게 웃고 있다.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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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데체 ‘공한증’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대국’(大國) 중국은 왜 한국축구 앞에서는 작아지는가?
3년여 동안 중국인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공한증’의 비밀은 종합적인 것이다. 한가지 이유로
서는 설명할 수 없다. 이에는 축구적인 요소와
비축구적인 사회문화적 요소가 있다. 축구적인
요소는 대륙에서 중국 선수를 약 6년간 지도한
이장수 감독(전남 드래곤즈 감독)의 분석이
정설로 통한다. 이 감독은 충칭(重慶) 리판팀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맥주팀을 중국
축구협회(FA)컵 우승으로 각각 이끌었다. 이
감독은 우선 중국 선수들의 해이한 ‘프로 의식’을
지적했다. 선수들의 정신력이 한국
선수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신력은 혹독한
훈련량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과 직결된다. 특히
이 감독은 자기 관리에서 선수들이 철저하지
못한 부분을 질타했다. 프로 선수들이
담배를 피우고 술마시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을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감독이 충칭팀을 FA컵
정상에 올려 놓은 것은 뛰어난 용병술외에
선수들에게 ‘프로 근성’을 심어준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원정 경기때 자신의
방을 엘리베이터에서 가까운 출입구에 잡기로
유명하다. 이는 밤 늦께 중국 선수들의 무단
외출을 감시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패배 이후 25전15패10무 한번도 승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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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충칭(重慶)의 축구팬들은 2001년 12월 이장수 감독의 이임식때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충칭을 정상에 끌어올려
‘충칭의 별’로 불린 이장수 감독이 환호하는 충칭팬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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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팀 선수들의 길러진 ‘프로 근성’은 이
감독을
‘충칭의 별’로 추앙받도록 만들었다.
이 감독은
충칭팀을 갑A팀(1부리그) 우승까지 끌어 올려
충칭 팬들의 한을 씻었다. 갑A팀 리그는
‘중국판
K리그’로 15개팀이 홈앤 어웨이
리그전으로
우승을 다툰다. 이 감독은 2001년 12월
충칭을
떠났으며 충칭팬들은 고별전뒤 눈물을 흘리며
이 감독에게 “다시 돌아올 것”을 당부했다.
이 감독은 중국에서 한국의 박종환, 김정남과
차범근
등 역대지도자들이 줄줄이 실패한 가운데 탄생한
신화같은 존재로 꼽히고 있다.
중국팬들은 "선수들의 고액 연봉이 선수를
망친다”며
질타한다. 선수들이 축구의 프로화를 바탕으로
돈방석
에 오르면서 정신력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프로 선수들은 텔레비전과 거리 광고판에서
상업
광고의 모델로 출연해 ‘돈맛’에 빠지면서
정신력이
해이해졌다는 것이다. 실제 대졸 초임이
1800위안
(약 27만원)인 상황에서 스타급들은 수백만
위안의
연봉을 받아 훈련을 게을리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대표팀이 패할 경우 언론
등 여론의 따가운 ‘매질’과 함께 감독 경질 등
‘여론 재판’이 있으나 중국 언론에선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중국 당국이 국민
사기 저하를
이유로 지나치게 비판적인 보도를 자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신력’이
중국 선수들의 결핍요소라는 것은 중국 축구계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2002년 6월 월드컵 당시 한국팀의
승승장구를 보도하면서 “한국의 전투정신을
배우자”라며 자국팀의 나약한 정신력을 질책했다.
당시 (베이징 완바오 北京晩報)는
“한국팀이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마지막
1분까지 목숨 걸고 전력을 다했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의 한국 월드컵팀 승인 분석도
‘공한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인민일보]는
웹사이트에서 당시 ‘한국 축구의
성공비결’이란 분석을 통해 한국이 단시간내에 어떻게
‘작은 오리’에서 ‘큰 백조’가 됐는지 그 비결을 공개했다. 당시 승인의 분포도를
보면
정신력 20%, 체력 10%, ‘붉은 악마’
20%, 기술 10%, 히딩크 10%,
K리그 5%,
경험 5%, 심판 5%, 운 5%, 막후 변수
10%
로 각각 분석했다.
여기서도 정신력과 체력을
가장 많이 안배해 중국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간접
시인했다.
정신력 부족 가장 큰 원인…프로 근성 중시 이장수 감독 '충칭의 별'
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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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열기는 매우 높은 편이다. ‘중국판 K리그’인 갑A팀 리그는 15개팀이 홈앤 어웨이
리그전을 벌이며 주요 경기에는 2만여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이 메워질 정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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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에 해당하는 ‘붉은 악마’도 중국 축구로선
결핍 요소중 하나다. 한국에서는 팬들이 경기장에서 팀을 마음껏 응원하고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가 허용돼
있다. 축구팬들의 열렬한 응원은 선수들이 젖먹던 힘까지 다해 뛰게 만드는 ‘사기’(士氣)로 연결된다. 프로 선수들은 극한
상황에서 골작렬에 따른 팬들의 환호를 위해 한발을 더 뛰고 더 뻗는다. 한국기업 LG가 월드컵을 앞두고 ‘중국판 붉은
악마’ 구성을 지원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 ‘추미’(蹴迷 축구광)의 이름은 ‘용의 혼’이란 뜻인 ‘룽훈’(龍魂)으로
결정됐다. LG는 2002년 3~4월 ‘전국 추미 총동원’(全國球迷總動員)
행사에서 응원 경연를 통해 한국에 파견할 팀을
선발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10여명으로
구성된 각지역팀들의 ‘응원 수준’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었다. 음악 소리에 맞춘 율동, 나팔,
북과 피리 등 갖가지 응원도구가 동원됐으나
무대를 뒤흔드는 신명과 열기는 없었다. 이는
중국 사회의 오랜 ‘표현 억제’문화와 관련있는
것으로 비춰졌다. 중국은 집회, 결사와 시위의
자유가 없다. 이는 축구팬들의 응원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운동장에서도 축구팬들의 심리를
위축시킨다. 축구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이름을 외치고 악을 쓰는
‘열광’(熱狂)이 아직 중국에선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월드컵 관광객
유치를 위해 2001년 12월 ‘중국 축구팬
협회’ 구성을 위한 행사를 직접 꾸릴 정도로 팬문화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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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열렬 축구팬인 ‘추미’(球迷)들은 중국 축구가 ‘공한증’(恐韓症)을 하루빨리 털어버릴 것을 바란다. 그러나 중국
축구는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 구단과 축구협회의 과감한 지원, 축구팬 활성화 등 국내 축구가 겪었던 난제들이
산적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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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 국내에서 프로 야구와 축구
출범뒤 생겨난
응원 문화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한국은
응원하던 팀이
경기에 패한데 격분해 술병을 던지고 심지어 불을
지르던
당시의 응원 수준을 탈피했다. 2년전
월드컵 당시 수백
만의 관중이 시청 광장에 모였음에도 쓰레기를
줍고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중국 언론은 한국팀의
4강 진출에
놀라고 수백만이 시청 광장에 모인
수준 높은 응원 문화에
‘경악’했다. 중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
때문이다.
실제 국가대항전 성격을 지닌 축구는 선수 기량뿐
아니라
국가 역량의 총합이다. 선수들은 갈고 닦은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뿐 아니라 팬과 국민들의
기대를 온몸에 안고
경기장에 나선다. 따라서 ‘공한증’의 정체는
선수들의
정신력, 체력, 기술, 구단과 축구협회의 적극적
지원과 축구팬 활성화 등이 총합된
결정체로 봐야한다.
‘만만디’(慢慢地) 정신도 무시
못해…"매운 고추 같은 독기(毒氣) 필요"
축구외적인 요소로 중국인들의 기질도 ‘공한증’을 부추기는 한 요소로 보인다. 축구는
속도와 순간적인 집중력이 요구되는 경기다.
중국인들의 느긋한 ‘만만디’(慢慢地) 정신도
무시할 수 없다. 사회주의 교육
체제에 따른 몸에 밴 단체 생활로 주동적으로 나서길
꺼리는 점도 스트라이크 부재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 한국이 70%가 산악 지형인데
반해 중국 도시 대부분이 평지인점도 어릴때부터
선수들의 하체 단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치’ 등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식습관도 간접 영향을 미쳤다.
닭 싸움전 주인들은 닭에게 고추장을
먹인다. ‘싸움닭’의 투지를 기르기 위한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공다툼과 몸싸움에서 발현되는
악착같은 맛은 매운 고추장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듯 하다.
농수산물유통공사 베이징 농업무역관(관장 정운용)은
2002년 7월 ‘월드컵 4강은 김치 덕분’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베이징에서 판촉활동을 벌여
효과를 거뒀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스페인,
이탈리아, 멕시코 등 반도 국가들이 축구
강국이란 점이 이를 반영한다. 중국 선수들은
‘공한증’의 극복을 위해서는 평상시
‘매운 고추’로 ‘독기’(毒氣)를 길러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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