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아닌 것이 돌도 아닌 것이….” 사이버머니가 타이젬에서는 늘 화제가 된다. 특히 유명 9단들이 대국을 하게 되면(물론 세계대회나 도전기같은 경우도 매한가지이지만) 그간 한푼 두푼 모아둔 사이버머니로 베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때 잃지 않으려면 평소 관심 있는 9단의 바둑과 최근 컨디션 등을 잘 알고 있어야만 한다. 사이버머니는 소년들의 딱지와 매한가지로 ‘그들끼리’ 통용되는 화폐. 딱지놀이를 하는 아이들에겐 딱지가 억만금보다 소중할 때가 있는 법이다. 베팅놀이하는 마니아에게는 실제 돈보다도 유용할 때도 있다.

실 전

원래 상변은 백이 튼튼하게 지켜둔 모양이지만 주변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흑1과 같은 타이트한 침입수가 성립된다. 백2는 어쩔 수 없는 응수. <참고도1> 백1로 곧장 막아가다가는 흑2,4로 넘어가게 된다. 어찌 되었건 흑을 넘겨주지 않아야 백도 수습이 용이한 것이다. 지금은 침입해 들어온 흑 한 점을 ‘용서하고 하지 않고’ 식의 문제가 아니다. 내 코가 석 자인 셈이다.

참고도1

흑3은 상대에게 어떻게 받겠느냐고 물어본 한 수이다. 실전은 백4로 포위해서 어찌되었건 타협은 없다는 식이다. 당연히 백이 5로 받게 되면 흑은 4로  선수로 연결한 다음 흑‘가’로 손을 돌리게 되면 무난히 이긴다.

따라서 흑3은 주변에 흠집을 많이 만들겠다는 의도이다. 단, 이 수로는 <참고도2> 흑1로 당장 찌르고 흑3,5로 강인하게 나가는 방도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럴 경우 백6으로 한 칸 뛰는 수가 겁이 날 것이다. 그러나 연구결과 흑7로 끼우는 절묘한 수가 있다는 것으로 판명 났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는 초읽기 단계이며 이러한 멋진 수를 발견하지 않아도 넉넉한 흑이다.

참고도2

흑7,9로 나와 끊어서 백은 거의 대항할 힘이 고갈됨을 느낀다. 누가 보아도 이 진행은 백이 양쪽 모두 무사하기는 어려운 관상이다. 그리고 무사하다고 해도 바둑의 성패를 장담할 수는 없다. 백10,12가 그러한 백의 고충을 말하는 대목이다.

흑19로 한쪽은 취하고 본다. 백이 여기서 20으로 단수를 몬 것은 정수이다. 만약 <참고도3> 백1로 젖혀서 산다면 흑2를 선수한 다음 흑4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래서는 백이 우상귀 5점만 희생당한 형태라서 집 부족이다.

참고도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