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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배 세계기왕전

조훈현 LG배 8부능선 점령

2002-03-27 입력

[ 제6회 LG배 세계기왕전]
조훈현 LG배 8부능선 점령

조훈현 9단이 제6회 LG배 세계기왕전 우승고지의 8부능선을 넘었다.

27일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결승3국에서 조훈현 9단은 지난 1국과 2국에서 이어진 백번필승의 징크스를 깨며 유창혁 9단에게 263수만에 흑4집반승을 거두었다.

두 대국자 모두 지난 주 잇달아 열린 두 개의 세계기전에 참가,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은 채 맞이한 이날 대국.


그러나 대국 전 두 기사의 표정은 완전히 대조적이었다.

조훈현 9단은 “죽겠네.” 하는 특유의 엄살을 떨기는 했지만 관계자들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대국장에 임했고 반대로 유창혁 9단은 조9단보다 약 5분가량 먼저 대국장에 들었으나 대국 전 이미 상기된 표정과 함께 피로감을 역력히 드러냈다.

이날 바둑의 하이라이트는 초반 1차 접전이 마무리된 중반 전투. 조9단이 검토실의 상상을 초월하는 붙임수(기보감상 79수)를 등장시킨 이후였다.

초반 특유의 속력행마를 가동하며 포인트를 따놓은 조9단은 천재적인 감각을 바탕으로 통렬한 급소일격을 가했고 이에 유창혁 9단은 20여분의 장고 끝에 최강의 응수로 맞섰으나 이후 공격의 완급을 조절하며 우세를 확립한 뒤 마무리에서도 빈틈을 보이지 않은 조9단이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조9단은 결승5번기의 분수령인 3국을 손에 넣어 남은 2국 중 1국만 승리하면 대망의 LG배 초대 우승의 과업을 달성하게 된다. 결승 4국은 이틀 뒤인 29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조훈현 9단 국후감상>

검토실에서는 백52가 완착이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백52도 훌륭한 한수로 특별히 완착이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종반들어서는 상당히 미세한 국면으로 좁혀졌는데 유창혁 9단이 끝내기에서 잇달아 실수하며 차이가 벌어졌다.

우세를 느낀 시점은
-흑79는 전부터 노려오던 점으로 백의 응수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이 부근의 접전에서 성공해 우세하다고 느꼈는데 백92의 붙임을 당해 미세해졌다. 흑91로는 95정도로 지켜두는 것이 무난했다.

대국당시 컨디션은
-유창혁 9단도 마찬가지겠지만 지난 주 일본에서 두개의 세계기전에 참가하고 돌아온 직후라 상당히 피곤했다.

검토실 이모저모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은 봉원사 쪽의 신관과 현대백화점 옆의 구관으로 나뉘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계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 관계자가 지난대회를 신관에서 치러 당연히 신관인줄 알고 찾아갔다가 한참을 헤맸다는 소리를 하자 농심배 관전필자인 손종수씨는 “다 경험부족이야. 나도 전에 한번 당한 적이 있어 이제는 꼭 전화로 확인을 한 다음 행마를 하지.”라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

◎최근 잇달아 벌어진 세계기전에서 한국의 독무대가 이어지자 조훈현 9단과 유창혁 9단이 맞붙은 LG배 결승5번기에 대한 열기가 다소 식은 듯한 느낌.

◎제주에서 열린 1,2국이 극소수의 관계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데 이어 이번 서울대회도 세계대회 때마다 검토실을 찾는 신예기사들의 모습도 눈에 띄지 않았고 검토실에는 아마추어 관계자들과 조훈현 9단의 부인인 정미화씨, 차민수 4단, 입회인 이동규 8단, LG배 해설자 최규병 9단. 생중계 해설을 맡은 백성호 9단 등 몇몇 프로기사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다소 썰렁한 느낌.

◎조훈현 9단의 절친한 친구로 조9단의 주요대국이 있을 때마다 검토실을 찾는 차민수 4단은 조9단이 기상천외의 붙임수(기보감상79수)를 두자 “조국수는 역시 천재야. 나는 전혀 상상도 못하는 수를 척척 둔단 말야. 전에는 조국수가 나보다 한 수 위라고 말했는데 이제는 한수 위가 아닌 여러 수 위라고 말해야겠어.” 라며 조9단의 부인 정미화씨 앞에서 너스레를 떨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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