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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라면배

후야오위, 중국 소방수로

2002-11-26 오후 8:47:46 입력

제목 없음

[제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후야오위, 중국 소방수로

고바야시 3연승 저지하고 1승 신고

2라운드에서 짐을 꾸릴 위기에 몰렸던 중국팀이 새 소방수 후야오위(胡耀宇)의 분전에 힘입어 한숨을 돌렸다.


후야오위(胡耀宇) 7단(왼쪽)이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을 물리치고 중국팀의 불씨을 살렸다.
11월 26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속개된 제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8차전에서 중국의 4장 후야오위 7단이 일본의 3장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에게 260수 끝에 백으로 3집반 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중국은 귀중한 승점을 추가하며 대반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반면, 오랜만에 국제무대에서 승승장구하며 저력을 과시하던 고바야시 9단의 3연승 시도는 일보직전에서 실패로 돌아갔다.

이날 대국은 두 기사 모두 실리에 민감한 기풍이어서 또 한번의 잔잔한 바둑이 예상됐으나, 흑을 쥔 고바야시 9단이 3연성을 펴고 후야오위 7단은 3·三삼에 뛰어드는 전형적인 흑 세력 대 백 실리의 바둑이 전개됐다.

초반 공중전에서 흑진이 쉽게 무너지면서 백의 실리가 돋보이는 상황이었으나, 좌중앙 전투에서 백의 공연한 반발로 백대마가 심하게 몰리면서 한때 검토실에서는 흑 우세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종반 고바야시 9단이 백대마를 무리하게 잡으러 가다가 손해를 보는 바람에 승부가 결정됐다.


그동안 잇달은 부진으로 두 명의 선수만이 남았던 중국팀은 자칫 이번 2라운드에서 우승의 꿈을 접어야 할지 모르는 위기에서 일단 벗어나며, 우승을 향한 불씨를 살렸다.

한편, 앞서 6, 7차전에서 예상외의 선전을 보인 고바야시 9단은 3연승에 부여되는 연승상금 1,000만원이 걸린 오늘 대국에서 아깝게 좌절했으나, 오늘 바둑에서도 1분 초읽기 하나로 1시간 이상을 버티는 등의 투혼을 보임으로써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내일 11월 27일 계속될 9차전은 오늘 승리한 후야오위 7단과 한국의 3장으로 대결로 펼쳐진다. 한국의 3장은 아직 미정이지만, 김승준 7단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
중국바둑을 구원해 낸 후야오위 7단의 착점 모습

김7단은 지난 97년 삼성화재배에서 왕레이(王磊), 창하오(常昊)를 연파하며 4강에 올라 '6소룡 킬러'라는 별명을 얻는 등 그동안 중국의 신진기사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인 바 있어 내일 대국에서 선전이 기대된다.

며칠전 첫 딸을 본 바 있는 김승준 7단은 임전소감을 통해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갓 태어난 첫 딸에게 승리를 선물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7단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시종 검토실의 분위기를 주도하며 상대팀의 전력분석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각국의 남은 선수는 한국의 조훈현, 이창호, 김승준 일본의 가토 마사오(加藤正夫),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중국의 뤄시허(羅洗河), 후야오위로 한국이 다른 팀에 비해 1명 여유있는 상황이지만, 만일 김승준 7단이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물러날 경우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엎치락 뒤치락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제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라운드는 27, 28일의 9, 10차전 두 판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남은 두 판에서 어느 팀이든 연승을 한다면 우승을 위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9차전 역시 오후 3시부터 부산의 농심호텔에서 열린다.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주)농심이 후원하는 제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우승상금은 1억 5천만원, 3연승이상은 1승마다 1천만원의 연승상금이 부여된다.

<부산=TYGEM/이규식e910@tygem.co.kr>




<제4회 농심신라면배 현 전적> (2002.11.26일 현재)

순번
승자
패자
결과
대국일자
제1국 박영훈 3단(한국) 구리(古力) 7단(중국) 159수 흑 불계승 2002.10.22
제2국 박영훈 3단(한국) 왕리청(王立誠) 9단(일본) 210수 백 불계승 2002.10.23
제3국 박영훈 3단(한국) 창하오(常昊) 9단(중국) 277수 백 2집반승 2002.10.24
제4국 박영훈 3단(한국) 장쉬 7단(일본) 233수 백 반집승 2002.10.25
제5국 콩지에(孔杰) 7단(중국) 박영훈 3단(한국) 168수 흑 불계승 2002.11.23
제6국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 (일본) 콩지에(孔杰) 7단(중국) 251수 흑 4집반승 2002.11.24
제7국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 (일본) 윤현석 7단(한국) 213수 흑 불계승 2002.11.25
제8국 후야오위(胡耀宇) 7단(중국) 고바야시 고이치 9단 (일본) 260수 백 3집반승 2002.11.26

<남아 있는 각국 선수>

한국
일본
중국
조훈현 9단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 후야오위(胡耀宇) 7단
이창호 9단 가토 마사오(加藤正夫) 9단 뤄시허(羅洗河) 9단
김승준 7단


■하이라이트

○후야오위(胡耀宇) 7단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

후야오위의 '찝기 묘수' 연타

중국리그와 삼성화재배 본선에서 이창호 9단을 연파해 '新이창호 킬러'로 떠오른 후야오위(胡耀宇) 7단은 전투력과 수읽기가 뛰어난 반면, 종반 끝내기에서 허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얼마전 삼성화재배 준결승 3번기에서 좋은 바둑을 연이어 역전패한 것처럼.

그러나 오늘 바둑에서는 종반 위기 상황에서 잇달아 묘수를 작렬시키며 회심의 역전극을 일구어내 마무리 실력 또한 상당함을 입증했다.

장면 (끝내기 역전타)

숨가쁜 중앙접전 끝에 중앙 백대마가 완생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끝내기 단계. 지금의 형세는 미세하나마 흑이 우세하다는 설이 지배적이었는데, 그 순간 백에게서 회심의 역전타가 터진다.

백6으로 찝어간 수가 묘수!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중국바둑을 구해낸 견인차가 되었다.



참고도1 (백, 앉아서 지는 길)


백1이 반상최대의 곳이지만, 그냥 이곳을 두다가는 흑6을 허용해 백이 안된다. 이처럼 깨끗이 중앙이 막혀서는 흑승이 유력.

그렇다고 백1로 6자리에 뻗어나가는 것은 흑1을 허용해 역시 백이 진다.


참고도2 (흑, 파탄)


△에 흑이 손을 뺄 수는 없다.

가령 흑1로 딴전을 피우다가는 백2로 끊겨 대책이 없는 것. A, B, C의 단점이 일시에 노출되어 결딴이 나고 만다.



실전진행 (백승 결정)


흑1로 잡히고 나니 공연히 한 점 보태준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우선 백A가 남아 그냥 이곳을 막힌 것과는 상당한 차이. 게다가 백B의 수단까지 생겼다.

이처럼 중앙에 선수로 뒷맛을 남겨둔 채 반상최대의 백4에 선착해 아슬아슬하게 백승이 결정되었다.
뒤에 가서 흑의 실수로 차이가 벌어졌지만, 이 바둑의 최종 승착은 △가 된 셈이다. 가히 야구의 끝내기 스퀴즈에 비유되는 희생타작전이라고 할까.


참고도3 (찝는 묘수 2탄)


△의 효과는 이후에도 나타난다. 백1의 후속타가 기다리고 있는 것. 흑2가 불가피할 때 백3이면 흑▲ 한 점이 백의 부수입으로 떨어진다. (실전도 이렇게 진행)

결국 △과 백1의 '찝는 묘수 연타'가 백승의 원동력이 된 점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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