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었다'는 말처럼 하루아침에 월드스타로
떠오른 약관의 기사가 있다. 어제 열린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세계최강 이창호 9단을 격침하고
일약 세계4강에 진출한 씨에허(謝赫) 5단.
그는 어제 승리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인터뷰 내내 상기된 표정이었다. 어제는 선수로,
오늘은 중국 검토진으로 열성인 씨에허 5단을 검토실에서 만났다. 19세 청년답지 않게 시종 차분하고
겸손한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맥주산지로 유명한 칭따오(靑島) 출신의 씨에허 5단(84년생)은
95년 입단했으며, 지난해 중국 전국개인전과 패왕전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혜성처럼 떠오른 신예강호이다.
부부기사로 유명한 차오다위안(曹大元) 9단-양후이(楊暉) 8단의 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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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강 이창호 9단을 이긴 소감이 남다를
텐데….
▶씨에허=그토록 만나고 싶던 이창호 9단을 이겨 너무 기쁘다. 이9단이 100% 실력 발휘를 못한 것 같다. 다음에
또 배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9단과의 대국에서) 어디서 승기를 잡았는가?
▶초반 우변 전투에서 성공해 조금 우세해졌다고 느꼈지만, 중반 이후 많이 추격당한 데다 초읽기에 몰려 끝까지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언제 이겼다는 생각이 들었는가.
▶초읽기에 몰리고 얼떨떨해 마지막 공배를 메우는 순간까지도 이긴 줄 몰랐다. 막판 패싸움을 벌인 것도 그 때문이다.
공연히 패싸움을 하는 바람에 오히려 상대에게 기회를 줄 뻔했다.
-자신의 기풍을 소개해달라.
▶아직 뚜렷한 기풍이라고 내세울만한 게 없다.
-침착·냉정하다는 점에서 이창호 9단과 많이
닮았다는 평이 있는데….
▶그런가. (^^) 이창호 9단과 닮은 점이 있다면 영광이겠다.
-평소 가장 존경하는 기사라면.
▶이창호 9단이다. 실력도 강하지만, 인격도 훌륭해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준결승 상대로 가장 만나고 싶은 기사는?
▶이세돌 9단을 꼭 만나고 싶다. 그런데 오늘 공교롭게도 후야오위(胡耀宇) 7단과 이세돌 9단이 맞붙기 때문에
후야오위 선배를 응원하고 싶다.
-이번 대회 목표는 무엇인가? 당연히 우승인지(^^)….
▶(고개를 저으며) 이번 대회에서는 뚜렷한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현재 세계바둑계의 양대 강자인 한국과 중국의
'넘버3'를 꼽는다면?
▶한국은 조훈현-이창호-이세돌 9단을 꼽고 싶다. 그런데, 중국은 10명 가까운 강자들이 엇비슷한 실력을 보이고
있어 딱히 세 명을 꼽기가 어렵다.
-그 10명을 꼽는다면….
▶창하오(常昊), 왕레이(王磊), 저우허양(周鶴洋), 구리(古力), 콩지에(孔杰), 후야오위(胡耀宇), 그리고
중견 위빈(兪斌) 9단이 그들이다.
-중국이 올들어 국제무대에서 약간 부진한
편인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실력이 아직 그리 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중국이 세계최강 한국을 추월할
날은 언제쯤이라고 보는가.
▶중국에 조훈현·이창호 9단은 같은 슈퍼스타가 등장해 세계를 제패할 때가 그 때가 아닌가 싶다.
-한국 신예와 중국 신예를 비교한다면….
▶엇비슷한 실력인 것 같다.
-바둑을 두지 않을 때는 평소에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독서와 음악감상, 그리고 컴퓨터를 즐긴다. 인터넷 바둑도 가끔 두곤 한다.
-바둑은 몇살 때 배웠는가.
▶일곱살 때 배웠다.
-지금 사는 곳은?
▶국가청소년대(중국의 바둑집체교육훈련소로 평소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합숙을 하며 바둑을 공부한다.)에 들어온 후
베이징(北京)에서 7년동안 죽 지냈다.
-프로기사로서 생활은 만족하는지.
▶아주 만족한다. 아직 여러가지로 부족하므로 더욱 열심히 공부하겠다.
부산=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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