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이 일본바둑의 1인자로 군림했던, 그래서 한때 '열도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의 저력은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잘 나가는 한국과 중국의 신예맹장들을 연파하고 연승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그의 노장 투혼에 현지의
기사, 관계자들은 새삼 혀를 내두르고 있다. 승리했을 때 소탈하고 웃는 모습과는 달리 그는 숙소에서나
대국장에서도 늘 겸손하고 모범적인 자세로 후배 기사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3승째를 올리고 상기된 표정으로 대국장을 나서는 그를 붙잡고 소감을 들어보았다. 일본팀의 동료로
함께 내한한 류시훈 9단이 큰 도움을 주었다.
(고바야시 9단은 1952년생으로 조훈현 9단(53년생)보다 한 살 많은데, 이를 두고 고바야시
9단은 '내가 한 살 위'라고 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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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반면, 조9단은 '호적이 1년 늦었으니 동갑'이라고 동상이몽한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두 기사는 일본기원 원생 시절부터 90년대까지 라이벌 관계로 유명.)
-승리를 축하합니다. 지금 소감은 어떠신지요?
▶고바야시 9단=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오늘 바둑은 엄청난 기합이 들어갔지요.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싸움을 걸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기분이 후련합니다.
-어디서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초반 좌하 전투에서 기선을 제압한 이후 줄곧 형세가 괜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중반 이후 저우허양 9단의 반격도 거세어서 승리로 견인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지요.
-3연승을 올리셨는데, 예상한 결과인지요.
▶아,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동안 일본팀이 너무 부진했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 두겠다는 각오로 임했는데, 그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 승 더 하실 것 같은가요.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한판 한판 둘 때마다 필사적인 각오로 둘 뿐입니다.
-예비 사위인 장쉬 9단이 일본팀 선봉으로 나와 2승을 올린 바
있는데, 기분이 어땠는지요.
▶^^ 너무 기분이 좋았지요. (현재 일본 여류바둑의 1인자인 고바야시 이즈미(小林泉美) 5단은 고바야시
9단의 딸로 얼마전 연하의 장쉬 9단과 약혼해 화제를 뿌린 바 있다.)
-그동안 일본팀이 이 대회에서 부진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전적이
가장 좋습니다. 우승할 수 있을지요.
▶한국팀에 이창호 9단이 있으니 아직 모르겠습니다. 수적으로 우세하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우승의
향배는 이창호 9단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혹시 이창호 9단과 만나게 될 것 같지는 않으신지요.^^(고바야시
9단이 앞으로 2승을 더하면 이창호 9단과 대결한다.)
▶(ㅎㅎ)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 않습니다. 저는 오로지 다음 판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출전 선수들 모두 세계적 강자들이라서 언제 질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부산=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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