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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대항전

특집/중국 편법에 한국아마 망연자실3

황인성의 항주국제도시대항전 탐방기

2003-11-18 오후 4:35:02 입력

*세계 유일의 도시 대항전인 '2003 항주 국제도시 바둑대회'가 최근에 열렸다. 한국은 황인성 아마6단, 김정수 아마6단, 김상준 아마7단의 서울팀과 윤춘호 아마7단, 하성봉 아마7단, 홍맑은샘 아마7단으로 구성된 춘천팀으로 최강 멤버로 구성된 2개도시팀과 바둑애호가 중심의 여수팀까지 총 3개팀이 우승을 향해 출격했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서울팀이 아쉽게 2위(관련기사보기)를 한 바 있어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포부가 남달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중국은 독특한 '중국룰방식'을 채택한 데 이어 대진도 한국선수끼리 연달아 만나게 하는 등 공정성이 훼손된 모습을 보여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명지대학교 바둑학과에 재학 중이며 바둑TV 명해설자로 유명한 황인성 아마6단이 항주 도시 대항전을 다녀온 소감과 문제점을 정리해 직접 투고해주었다. 좋은 원고 보내준 황인성 아마6단에게 감사드리며, 항주 기행기를 총 3부로 나누어 특집기사로 게재한다. -편집자 주



11. PM10시 경. 중국에서의 PC방 and 발 마사지
원래 컴퓨터를 상당히 오래 사용하는 나로서는 한동안 컴퓨터를 만지지 않자 손가락이 제멋대로 타이핑을 하는 경지까지 도달한 중이었다.

우리는 조순선생님 손자분의 안내에 따라 절강대학 근처에 위치한 PC방에 발을 들여놓았다. 중국PC방은 시설면에서 볼 때 한국과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다른 점이 더러 있긴 했다. 일단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시간당 약300원 정도라는 것과 미리 선불을 받은 다음 사용한 금액을 제하고 돈을 내어준다는 게 달랐다. '중국사람은 의심이 많다던데..혹시 그냥 도망갈까봐?' 이런 생각이 들었다.^^;
PC방을 찾은 기쁨도 잠시 한국의 인터넷 속도에 익숙한 나로써는 심히 느려터진 속도 때문에 괜한 승질을 부릴 수밖에 없었다.(역시 한국이 좋다.ㅡㅡ;) 내 옆에선 '타이젬죽돌이' 또는 '베팅중독자' 로 통하는 서 사범님과 사련이형이 역시 도착하자마자 배팅을 위해 대국실을 다운받고있다.(타이젬은 이 두사람에게 최다베팅상을 수여하라~!)

한시간 가량 컴퓨터 갈증을 푼 이후, 숙소로 돌아온 나는 사련이형과 함께 호텔안에 있는 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머리털이 난 이후 처음으로 마사지를 받는 것이라 대체 얼마나 시원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하도 걸어다녀서 더 혹사시키다가는 발이 더 이상 내말을 안들을까 두려워 발에게 인심을 써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정문입구를 통과하려는데 문짝에 한복을 입은 여자의 포스터가 있다. 오옷? 중국에 웬 한복이지? 자세히 보았더니 이렇게 써있다. 'Korean style' 엥? 한국적이라고? 한국적인 마사지가 도대체 뭘까? 더욱 들어가고픈 마음 간절해지며 냉큼 들어갔다!

결론부터 말해 상당히 좋았다! 직원들도 친절했고(절대 퇴폐는 아니다-_-;) 마사지 기술도 처음가는 나도 느껴질 정도로 탁월했다.(Korean style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모른단다;;) 1인당 126위안(약20,000원 정도)의 금액이었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졌다. 여러분도 한번 가 보시라~

12. 11월4일 AM8시~PM1시. 6.7라운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전망이좋았던 호텔 옥상

대회 마지막 날이다. 좋은 관광도 했고 한국음식도 배터지게 먹었으니 한국대표단 선수들, 때깔이 훨씬 좋다.
그러나 처음부터 또 언짢은 일이 생겼으니...맑은샘형과 상준이, 성봉이형과 정수. 이렇게 한국선수끼리 다시금 붙게 된 것이다. 에잉~ 이젠 항의할 여력도 없다. 그냥 중국에서 '청아모 리그전'을 둔다고 생각하자!

형제대국결과 춘천팀의 엉아들(맑은샘형, 성봉이형)이 서울팀의 동생들(상준, 정수)에게 모두 승리했다. 춘천팀은 잘만하면 단체전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승점에 도달해 있었다.
이렇게 6라운드까지 진행 후 마지막 한판을 남겨둔 상태에서 단독 6연승을 달리던 중국의 리다이춘7단과 성봉이형이 붙게 되었다. 역시나 5라운드에서의 춘호형과 리다이춘7단의 대국만큼 중요한 대국이다. 성봉이형마져 패배한다면 한국바둑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지지 않겠는가!
이바둑에서 리다이춘7단이 승리하면 7전 전승으로 개인전 우승이 확정 된다. 하지만 성봉이형이 승리할 경우 7승 전승자가 없어지고 5승1패인 성봉이형이 6승1패가 되어 6승1패의 선수가 5~6명 정도 나오게 되어 우승자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된다.

한국선수들은 당연히 자신의 바둑에 힘을 쏟았겠지만 아마도 전부 이 바둑에 대해 신경을 썼을 것이다.


▲마지막7라운드 빅 대결!
결과는 성봉이형의 반집승!

춘호형에게서 뺏어갔던 반집을 다시 가져오는 순간이었다. 한국선수단들도 기쁘지만 춘천팀의 단장이신 서 사범님께서 상당히 기뻐하시는 눈치였다.

이렇게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하여 중국의 기세를 꺾었지만 독특한(?) '중국룰' 때문에 한국이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우승트로피를 가져가진 못했다.

'중국룰'은 자신의 승점보다도 자신이 둔 상대의 승점이 더욱 중요시되는(말이 안되는)룰인 것이었다.

승자는 승자와, 패자는 패자와 두기 때문에, 승점이 높은 상대와 두기 위해서는 이겨야 하는 것은 같다. 하지만 결국 춘호형은 6승1패를 기록했음에도 5승2패를 기록한 중국의 푸리7단 선수에게 5위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첫판에 관광을 목적으로 했던 여수팀과, 춘천과 서울팀의 춘호형과 샘형, 그리고 나를 붙인 것은 이미 여수팀이 3라운드 이후 기권할 것을 알고 있던 중국 대회운영측이 승점에 도움이 되지 못할 여수팀과의 대국을 임의적으로 '조작'한 것은 아닐까.(결국 여수팀의 승점은 0이었다.) 이미 지나간 일이니 지나친 억측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렇다. 역시 남의 잔치에서 안방을 차지할 순 없었다. 중국의 텃세에 기분이 상했지만, 결과에 승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쩝..

13. PM2시. 시상식!

▲시상식장면

점심식사 후 벌어진 시상식에서 한국은, 단체전에서 춘천팀이 2위를, 서울팀4위를 차지했고 개인전에서는 4위 하성봉7단, 6위 윤춘호 7단, 7위 김상준 7단, 8위 김정수 6단이 각각 순위에 들었다.
물론 만족할 수 없는 결과지만 우리 선수들 잘 싸웠다.^^

그토록 미운 감정이 들었던 대회운영 측이었는데, 시상식을 할 때 그들의 환히 웃는 표정을 보며 그런 마음을 상당히 지울 수 있었다.

14. PM2시~PM11시. 항주야 안녕~상해야 안녕?

▲윤봉길의사 기념비 앞

정든(?) 호텔을, 정든 항주를 떠나야 한다. 언젠가 다시 한번 항주에 올 것이다. 그때는 이렇게 빡빡한 일정이 아닌 조금 여유있는 일정으로 항주의 곳곳을 살펴보고 싶다.


▲임시정부 유적지 입구에서 춘호형 단독 한컷!
현지 가이드를 해주었던 조선족 누나와 중국선수들을 뒤로하고 버스가 출발한다. 젊을 땐 꿈을 먹고 살고, 늙으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던가. 이곳 항주에서 내 노년시절에 먹을 맛있는 식량을 두둑히 챙겨두고 간다.
2시반쯤 출발한 버스는 6시 즈음에 상해(上海)에 도착했다. 상해의 인구는 현재 1천3백만명으로 중칭(중경·3천만명)에 이어 전국 2위이며, 면적은 서울특별시의 10배인 6340㎢이다. 신 개발지구인 푸동(522㎢) 지역의 넓이만 하더라도 여의도의 60배에 달한다고 한다.

숙소(무궁화 2~3쯤 되어 보이는 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고 비교적 맛있는 중국음식을 먹었다.(이제 좀 사람이 먹는 음식이 나온다.)
4일간의 빡빡한 시합과 관광을 견뎌낸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온다. 한국대표단은 별다른 일정없이 자유시간을 보내다 잠이 든다.


▲뒤로 황포강과 동방명주탑이 보인다.

15. 11월5일 AM9시 상하이(上海) 관광
오늘은 짧은 시간동안 상하이 시내 관광을 하기로 했다. 우선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였다.
이곳은 이전에 중국인이 살고 있었지만 한국으로부터 많은 돈을 받고 타지역으로 이사를 하였고 현재는 한국 관광객을 위하여 항시 개방되어 있다.

먼저 김구선생의 동상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임시정부에 관한 짧은 다큐멘터리를 감상한 후에 임시정부 청사를 둘러보았다. 백범 김구 선생의 집무실과 다른 요인들의 사진. 청사의 이동경로 등을 보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뿌리를 느낄 수 있었다.

임시정부 유적지에서 나와 들른 곳은 홍구공원에 있는 윤봉길 의사 기념비이다. 이전에 들렀던 임시정부 청사 안에서 본 윤봉길 의사의 강직한 인상을 떠올리며 선수단 모두 다시 한번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을 되새긴다.

그 후로 들른 곳은 황포강변의 외탄지구다. 강 건너로 신개발 지역 '푸동' 의 모습이 보인다. 그곳에는 높이가 4백68m인 '동방명주탑'과(TV 송신탑 겸 관광 타워로 사용) 지난 98년에 지어진 88층짜리 진마오 빌딩(금무대하·480m)이 있다. 중국에서 가장 높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참고로 한국의63빌딩은 264m) 세계 1백대 기업 가운데 57개 기업이 이곳 상하이에(푸동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를 두고 있단다. 중국은 정말, 이제 깨어나는 아시아의 중심이라 느껴진다.

중국의 전통무용을 보며 식사를 한 뒤 중국의 재래시장에 들러서 쇼핑을 했다. 이곳에서는 물건값을 깎는 재미가 아주 좋았는데, 보통 반액 이상의 금액을 깎아야 한다. (제값에 사는 사람은 바보다.) 한번은 130원에 판매하는 부채를 계속 깎은 끝에 35원(한화 5000원정도)에 구매하기도 했다.^^
대체로 선수단은 부채와 술, 염주 등의 물건을 구매한다. 어이구~ 우리 춘천대표 형님들~ 많이도 샀네~^^

여기까지의 5일간의 일정을 완전히 마친 한국선수단은 상해공항으로 이동한다.

16. 11월5일 PM6시~ 한국으로...그리고 집으로...
공항에 도착한 이후에도 선수단일행의 왕성한 구매력은 그치지 않는다. 면세점에서 한바탕 기념품 사재기를 한다. 약간 아쉬운 듯한 느낌으로 중국을 '뜬다'.

1시간 반의 비행 후 인천공항에 도착. 한국땅을 밟았다. 크~~ 벌써 공기부터 틀리지 않은가! 아무리 한국이 싫어 이민을 준비하고 떠나는 사람이 많다고 해도, 이 순간만큼은 우리나라가 제일 좋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애국자인가??^^;

도착 후 나를 비롯한 서울팀의 선수3명은 모두 군복무를 마치지 못한 관계로 인천공항 내에 있는 병무청에 가서 귀국신고를 하고 왔다. 한20분 정도 소요했나? 끝내고 와보니 그 사이 우리 일행은 다들 흩어져 있었다. 집에 금덩이를 숨겨두고 오셨나.. 귀소본능의 발동인가? 애써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서 단장님과 맑은샘형도 역시 빨리 집에 가고 싶어하는 눈치다. 나 역시 그렇다^^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이번 여행을 '복기' 해본다. 당연히 아주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물론 기분 나쁜일(시합)도 있었지만 시합 외적인 면에서 많은 배려와 대우를 해준 중국 항주 비즈니스컵 대회 관계자들께 감사해야겠다.

5일간의 나날을 REW 버튼을 눌러 다시 보내고 싶지만...에잇! 그건 불가능하지 않은가! 음.. 방법은 하나다. 내년 이 대회에 '이 멤버 그대로' 다시 참가하는 것!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다른사람 생각은 어때? 콜?^^;;) 길고도 짧은 일정이 이렇게 끝났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항상 진행중일 것이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TYGEM / tyg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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