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속보2/박영훈, 벌써 첫승 보인다
조치훈 난조 거듭…예상밖 단명국 조짐
2003-12-08 오후 2:21:07 입력
박영훈이 첫 승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12월 8일 경산시 영남대학교 국제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8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결승3번기 제1국에서 한국대표 박영훈 4단은 일본대표 조치훈 9단을 맞아 100수 정도가 진행되고 있는 오후 2시 20분 현재 확고한 승세를 확립했다. 80~90년대 일세를 풍미했던 바둑영웅의 부활이냐, 10대 새 영웅의 탄생이냐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번 결승 첫판에서 박영훈 4단은 초반 좌하귀에서 조치훈 9단의 강타(흑31~35)를 얻어맞고 휘청거렸으나, 곧이어 조9단의 무리수(흑41)를 예리하게 응징하여 형세를 반전시켰다. 점심식사후 속개된 오후 대국에서 조치훈 9단은 세불리를 의식해 하변에서 패싸움을 일으키며 변화를 구했으나, 이것이 형세를 더욱 악화시켜 이후 승부의 저울추가 박영훈 4단(백)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고 있다. 이 바둑의 타이젬 생중계를 하고 있는 송태곤 6단은 "하변을 보강하지 않은 흑45가 치명적인 방향착오여서 흑이 불리해졌다"면서 "조치훈 9단이 흑59~65로 하변에서 패싸움을 건 것은 승부수이긴 하지만, 시기가 너무 빨라 지금은 오히려 흑이 절망적인 국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치훈 9단의 잇달은 난조에 따라 오늘 결승1국은 예상외로 단명국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모저모] 조치훈 "졌네, 졌어" 엄살? 일본기원 관계자들과 점심식사를 마친 조치훈 9단은 일찌감치 대국장으로 올라와 자리에 앉았는데, 오른쪽 흑석이 아니라 박영훈 4단의 자리인 백석에 앉아 눈길을 끌었다. 조9단은 한참동안 백석에 앉아 반상을 바라보더니 차를 한잔 타 온 뒤에야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았다. 주위에 따르면 조9단이 백의 입장에서 형세를 분석해보기 위한 것이라고. 조9단은 본인의 자리에 앉은 뒤부터 큰 한숨을 내쉬며 "졌네, 졌어"를 연발했는데, 이를 지켜보는 관전자들도 안타까울 정도로 아쉬운 표정. 하지만, 실제 검토실에 따르면 흑이 워낙 좋았던 바둑이 실수를 하는 바람에 일순에 팽팽해졌을 뿐, 승부는 지금부터라고. 조치훈 9단의 라이벌 조훈현 9단은 '엄살 9단'이라 불릴 정도로 엄살이 심한데, '운명의 라이벌'답게 조치훈 9단도 엄살을 피우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
오전만 하더라도 검토실에는 타이젬 해설자인 송태곤 6단과 박지은 4단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점심시간이 되어 박영훈 4단이 대국장 1층인 식당으로 내려가자 대규모 프로기사 응원부대 등장. 안영길 5단, 박병규 4단, 김주호 4단, 홍민표 3단, 이재웅 2단, 김수진 초단 등 신예기사들은 박영훈 4단과 식사를 하며 응원. 이 응원 덕분인지 박영훈 4단은 오후 대국에 접어들어 연달아 득점을 올려 유리하게 흐름을 이끌고 있다. 경산=TYGEM/김창호·최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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