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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말말말/"박영훈 패배는 주최측의 농간이다"

말말말로 보는 삼성화재 결승1·2국 이모저모

2003-12-10 오후 4:43:51 입력

1승씩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남은 한판은 누구의 몫이 될 지 지금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신예의 껍질을 벗고 세계 최강자의 그룹에 속하려고 하는 박영훈에게 지금은 놓칠 수 없는 절호의 찬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또 이런 날이 올지 장담할 수 없다.

수년동안의 동면에서 깨어나 다시 한번 재기를 노리는 조치훈에게도 이번 삼성화재배는 양보할 수 없는 기회이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했다"는 그의 말처럼 조치훈은 이번 삼성화재배가 마지막으로 도전하는 세계무대가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둑팬들 입장에서는 이번 삼성화재배 결승전은 한결 부담을 덜고 관전할 수 있는 대국. 한일전이기는 하지만 한국인들간의 대결이기에, 누가 이기든 기쁜 일. 때문에 공기조차 미동하지 않을 정도로 긴장된 대국장과는 달리 한층 아래 검토실과 인터넷 중계실은 여유로운 농담들이 오고가는 모습이었다.

제8회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 1·2국 표정을 말·말·말로 살펴본다.

경산= TYGEM/최철용 a4g@tygem.co.kr


■결승3번기 제1국

왜 예상대로 안 두는 거야, 해설전문가로 나선다는 건 포기.
삼성화재홈페이지와 타이젬에서 결승1국을 인터넷 생중계 해설한 송태곤 6단의 하소연. 송6단은 초반 포석과정에서 예상진행이 그대로 적중하자, 앞으로 해설전문으로 나서야겠다고 자신만만. 하지만 중반전에 돌입하면서 양대국자 모두 예측하지 못한 의외의 수를 두자, 두손을 들며 내뱉은 말.

내 밥줄까지 빼앗아가냐?
바둑 명해설자로 유명한 김성룡 8단이 인터넷 중계실에 앉아있는 송태곤 6단을 보자마자 던진 말. 타이젬에서 인터넷 해설로 첫 데뷔한 송태곤 6단을 본 김성룡 8단은 국내기전에서도 신예기사들에게 밀려 힘을 못 쓰는데, 해설계에서도 이제 밥줄 끊기게 되었다며 너스레.

오후에 조치훈 사범님 골프치러 가실 모양
팽팽하던 대국이 오후에 접어들면서 박영훈 4단쪽으로 기울자, 송태곤 6단이 조치훈 9단의 투석을 예측하며 던진 말. 송6단은 오후 3시가 되기 전에 조치훈 9단이 돌을 던질 것 같다고 전망했으나 조치훈 9단은 이를 외면, 저녁 늦게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샤신 토라나이데 쿠다사이 (사진 찍지 마세요)
평소 대국 시작전에 미리 와서 기다리는 조치훈 9단. 생방송에 들어가기 전에 자리에 앉기 때문에 사진기자들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유롭게 사진 촬영을 하는데. 일본기원에 스즈키 쿠미코 과장이 조치훈 9단의 사진을 찍지 말아 달라고 특별 요청. 오전 대국에서 형세가 좋지 않았던 조치훈 9단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도록 한 배려로 풀이된다.


■결승3번기 제2국

3국을 위해 최대한 체력을 소진시킬 것
KBS에서 결승2국을 해설한 양재호 9단이 박영훈 4단이 계가까지 갈 것 같다며 던진 농담. 양9단에 따르면 체력전에서는 박영훈 4단이 한 수 위이기 때문에 마지막 계가까지 가면 조치훈 9단이 더 체력적 부담과 정신적 압박을 느끼게 된다는 것. 하지만 양재호 9단은 곧바로 박영훈 4단은 그런 점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기사라고 수정. 이를 반영하듯 박4단은 끝내기에서 역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곧바로 투석했다.

바둑 토토에 참여하세요
바둑TV 진행자인 김지명씨는 결승2국 결과 알아맞추기를 스포츠 토토방식으로 진행, 프로기사들과 대회 관계자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형세가 조치훈 9단쪽으로 조금 기운 상태에서 진행된 일명 '바둑토토'에는 삼성화재배 대회관계자 한명이 박영훈 4단에게 걸어 눈길. 그에 따르면 삼성화재배 홍보 차원에서 3국까지 가는 것이 좋은데, 2국에서 끝나더라도 마음을 풀기 위해 일종의 '보험'을 들어놓은 것이라고.

주최측의 농간이다
박영훈 4단의 부친인 박광호씨가 검토실에서 한 말. 박광호씨는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박영훈 4단이 확실하게 유리하다고 했는데, 오후에 접어들어 형세가 뒤집히자 뭔가 이상하다며 음모설을 제기. 박광호씨는 결승3국까지 가기 위해 박영훈 4단과 삼성화재측이 모종의 밀약이 있지 않았냐며 농담. 이에 삼성화재 관계자는 3국까지 가서 이기면 우승상금 2억원과 1억원의 타이젬 T-포인트를 보너스로 주기로 했다며 역시 농담으로 되받아쳤다.

오늘같은 날은 술 좀 마셔도 되요
결승2국에서 승리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조치훈 9단. 복기를 하면서도 가끔 웃음을 보이며 기쁜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는데, 이는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에 와서도 계속되었다. 조9단이 저녁 자리에서 술을 주문하자, 일본기원 관계자들이 결승3국을 위해 말리는 분위기. 이에 조치훈 9단은 오늘 같은 날은 술을 조금 마셔도 된다며 즐거운 기분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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