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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란배

이세돌 1회전 탈락… 한중일 4:8:4

유창혁·송태곤 2회전 진출

2003-12-29 오후 8:24:29 입력


▲춘란배 본선1회전에서 조치훈 9단(오른쪽)이 콩지에 7단을 꺾은 후 복기를 하고 있다. [사진=중국 체단주보 송청운 기자]

유창혁과 송태곤이 춘란배 본선2회전에 가뿐하게 진출했다. 하지만 믿었던 이세돌은 위빈에게 덜미가 잡혀 아쉽게 1회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12월 29일 중국 베이징(北京) 아시아호텔에서 열린 제5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본선1회전에서 한국은 유창혁 9단과 송태곤 6단이 각각 대만의 펑징화(彭景華) 6단과 일본의 왕리청(王立誠) 9단을 꺾고 본선 2회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이세돌 9단은 복병 위빈(兪斌) 9단에게 패해, 아쉽게 중도 탈락했다.

중국은 '랭킹 1위' 구리(古力) 7단을 필두로 후야오위(胡耀宇) 7단, 왕레이(王磊) 8단, 펑첸 5단 등 4명이 대거 2회전에 진출했다. 일본은 왕리청(王立誠) 9단과 왕밍완(王銘宛) 9단이 패하는 부진 속에 제8회 삼성화재배에서 부활한 조치훈 9단이 생존해 1회전 전원 탈락의 수모는 면했다.

이날 가장 먼저 승전보를 전해온 기사는 유창혁 9단. 전날 전야제 인터뷰에서 "요즘 성적이 안 좋아 춘란배에서 우승 한번 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는 유창혁 9단은 대만의 펑징화(彭景華) 6단을 만나 큰 위기 없이 승리를 거뒀다. 이어 송태곤 6단이 '왕년의 일본 1인자' 왕리청 9단과 접전을 벌인 끝에 우상귀 패싸움을 이기며 승기를 잡아 본선 2회전에 합류했다.


▲춘란배 대국장 옆에 마련된 검토실 풍경. 조훈현 9단(오른쪽)과 이창호 9단(왼쪽), 한종진 5단 등의 모습이 보인다.

1회전에서 가장 큰 이변 중에 하나는 이세돌 9단의 탈락. 이9단은 위빈 9단을 만나 적극적인 운석을 펼쳤으나 위빈 9단의 빈틈없는 반면 운영에 막혀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전기 이 대회 본선1회전에서 일본의 유키 사토시(結城聰) 9단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바 있는 이9단은 또다시 1회전에서 패해 춘란배에서 유독 약한 징크스를 보였다.

본선 1회전에서 가장 마지막에 끝난 대국은 조치훈 9단 대 콩지에(孔杰) 7단의 대결. 조치훈 9단은 이날 대국에서 초반부터 장고를 거듭하며 신중함을 기한 끝에 구리 7단과 함께 중국 1위를 다투고 있는 콩지에 7단을 꺾는 저력을 발휘했다.

국후 곧바로 열린 추첨식에서는 조치훈 9단 대 후야오위 7단의 2라운드 대결이 결정돼 화제가 되었다.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에서 열띤 접전을 벌인 바 있는 조치훈 9단과 후야오위 7단이 춘란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대목.

전기 이 대회 우승자인 이창호 9단은 이세돌 9단을 꺾은 위빈 9단과 만나게 되었다. 이창호 9단이 한국 후배 기사의 패배를 설욕할 지, 위빈 9단이 이세돌 9단에 이어 이창호 9단마저 누를 지 주목된다.

조훈현 9단은 창하오(常昊) 9단과 만나게 되었으며, 송태곤 6단은 왕레이 8단과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유창혁 9단은 참석자 중 상대적 약체인 펑첸 5단과 본선 2회전을 펼친다.

한국 4명, 중국 8명, 일본 4명으로 압축된 제5회 춘란배. 실질적인 전력에서 가장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한국이 '바둑최강국'의 면모를 입증시키며 쾌조의 흐름을 보여줄 지, 수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인해전술'을 펼칠지, 조치훈 9단을 주축으로 한 일본이 돌풍을 일으킬 지, 춘란배 본선2회전(16강전)은 오는 31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타이젬은 주요대국을 선정, 수순중계할 계획이다.

TYGEM/최철용 a4g@tygem.co.kr

■전야제&본선1회전 이모저모

결혼해서 수면 부족?

유창혁 9단은 춘란배 전야제에서 “최근 세계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였는데 이번 춘란배에서 열심히 둬서 꼭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임전소감을 밝혔는데 이후 추첨에서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는 대만의 펑징화(彭景華)을 뽑아 ‘강자에게는 운도 따른다’며 주위 기사들의 부러움을 샀다.
또한 최근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긴 후, 바둑성적에 영향을 받지 않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수면에는 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하지만 북경에서는 그럴 일이 없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며 재치 있는 대답을 선보였다.

말이 씨된다
이세돌 9단은 최근 세계대회 우승을 많이 했는데, 이번 춘란배에서 중국기사들에게 양보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제가 양보하더라도 다른 한국기사들이 양보할 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는데, 실제 30일 24강전에서 이9단은 위빈(兪斌) 9단에게 분패하고 나머지 유창혁 9단, 송태곤 6단은 이기는 등 이벤트성 멘트가 현실로 나타나 한국 관계자에게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기도.

조치훈 '이창호와 약속 때문에'
최근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차지하며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조치훈 9단은 “30일 내가 좋아하는 이창호 9단과 테니스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내일 경기는 꼭 승리하고 싶다. 콩지에(孔杰) 7단은 내가 약속을 지킬 수 있게 잘 좀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는데, 24강전에서 실제 중국랭킹 2위 콩7단을 불계로 가볍게 꺾는 등 노익장의 과시했다.

중국 베이징=TYGEM/이영호 특파원




■ 제5회 춘란배 본선1회전 대국결과

승자 패자 대국결과
유창혁 9단 (한국) 펑징화 6단 (대만) 115수 끝, 흑 불계승
위빈 9단 (중국) 이세돌 9단 (한국) 249수 끝, 흑 불계승
송태곤 6단 (한국) 왕리청 9단 (일본) 299수 끝, 백 11집반승
왕레이 8단 (중국) 왕밍완 9단 (일본) 187수 끝, 흑 불계승
조치훈 9단 (일본) 콩지에 7단 (중국) 160수 끝, 백 불계승
펑첸 5단 (중국) 저우쥔신 9단 (대만) 240수 끝, 흑 5집반승
구리 7단 (중국) 마이클 레드먼드 9단 (미국) 183수 끝, 흑 불계승
후야오위 7단 (중국) 궈주엔 5단 (유럽) 119수 끝, 흑 불계승



■ 제5회 춘란배 대진표




■춘란배 1회전 간단 포토뉴스


▲송태곤 6단(왼쪽)이 일본의 왕리청 9단과 대국 중, 반상을 보며 장고를 하고 있다. [사진=중국 체단주보 송청운 기자]



▲검토실 풍경. 이날 검토실에는 1백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유창혁 9단이 국후 추첨을 하고 있다. 유9단의 2회전 상대는 중국의 펑첸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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