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이창호 9단이 중국의 창하오(常昊) 9단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후 후지쯔배는 한국의 독무대가 되었다. 유창혁 9단,
조훈현 9단(13,14회)을 거쳐 지난해 이세돌 9단(15,16회)이 우승하기까지 무려 한국의 6연승.
올해의 전망도 무척이나 밝은 편이다. 이창호 9단을 필두로 유창혁 9단, 최철한 8단, 송태곤 7단, 그리고 박영훈 5단이
8강에 진출한 것.
이로 인해 한국의 우승은 낙관적이다. 따라서 이번 대회의 관심사는 과연 4강 진출자가 누가 될 것인지 그리고 이창호 9단이
'숙적' 일본의 요다노리모토(依田紀基) 9단에게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그리고 세계대회 우승의 경험이 없는 한국기사가 우승할
것인지 등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크다고 볼 수 있다.
한국 5: 일본 2: 대만1: 중국 0
위에 서술했듯이 제17회 후지쯔배 세계선수권대회 8강전에 한국은 총
5명이 진출했다.
일본은 요다노리모토 9단과 장쉬
9단이, 그리고 대만은 저우쥔쉰(周俊勳) 9단이 각각 올라왔다. 하지만 중국은 2회전을 넘지 못하고 전원 탈락.
따라서 수적으로 절대 우위를 점한 한국의 우승은 무난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모든 선수가 우승후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초호화 군단인 것이 사실.
'일당백' 이창호 9단을 필두로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창혁 9단, 국수 기성을 차례로 꿰차고 제5회 잉씨배에서도 이창호
9단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최철한 8단, 전기 대회 준우승자 송태곤 7단, 지난해 제8회 삼성화재배 준우승자 박영훈 5단
등 누가 우승을 차지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그야말로 올스타팀이다.
이창호 대 요다노리모토의 양보할 수 없는 대결
상대전적 7승7패로
팽팽한 접전

▲ 이창호 9단 |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틀어 가장 빅판을 꼽으라면 단연 이창호 9단 대 요다노리모토 9단의 대결.
양 대국자의 인연은 91년 벌어졌던 특별대국 5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4단이었던 이창호는 국수, 대왕,
최고위 타이틀 홀더로 신예지만 결코 신예라 할 수 없는 한국의 정상급 기사로 각광받았다.
요다9단은 비록 무관이었으나 일본에서 차세대 1인자로 주목받았던 명실상부한 최고의 신예였던 것.
특별 이벤트로 벌어졌던 5번기에서 이창호 4단은 1:3으로 패하고 만다. 이 영향으로 '이창호 킬러'란 별명을
얻게 된 요다9단은 그 후로도 유독 이창호 9단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TV바둑아시아 선수권대회, 동양증권배
등의 중요길목마다 요다9단이 이9단의 발목을 잡았던 것.
이러한 이유로 요다9단은 한국 바둑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고 99년까지 양 |
대국자의 상대전적은 7승2패로 요다9단이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2000년 들어 이창호 9단의 대반격이 시작되었다. 제4회 잉씨배를 시작으로 TV바둑아시아 선수권대회, CSK배, 후지쯔배
등에서 단 한번의 패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5연승을 달린 것.
지난해 벌어진 후지쯔배에서 이창호 9단과 요다9단은 각각 송태곤 7단과 이세돌 9단에게 패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으나 3, 4위를
가리는 대국에서 이9단이 승리해 3위로 시드를 배정받은 바 있다.
과연 이창호 9단이 요다9단을 상대로 벌이는 연승행진을 계속 이어가며 상대전적(현재 7:7 타이)에서도 우위를 보일 수 있을지
아니면 그동안 주춤했던 요다9단이 분전해 '과연 이창호 킬러'란 말을 들을 수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한 대목이다.
유일한 형제대결 유창혁 vs 최철한
그 다음으로 주목되는 대국이
바로 유창혁 9단과 최철한 8단이 벌이는 형제대결.
한국기사가 8강에 5명이 진출한 관계로 형제대결을 피할 순 없었다. 그리고 유창혁 9단과 최철한 8단이
그 주인공이 되었다.
요즘 바둑계에선 '최철한을 모르면 간첩'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최철한 8단의 성적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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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혁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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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8단 |
5번기 승부에서 져본 일이 거의 없던 이창호 9단을 상대로 국수전과 기성전을 통털어 도전10번기를
벌이더니 두 타이틀을 모두 빼앗아 버린 것.
게다가 최철한 8단은 얼마 전 벌어졌던 제5회 잉씨배 8강전에서 이창호 9단을 또다시 꺾고 준결승에 진출해 일본의 요다노리모토
9단에 이어 신흥 '이창호 킬러'로 부상했다.
이에 반해 유창혁 9단은 한동안의 극심한 컨디션 난조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상태.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에서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에서 패한 후 각종 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유창혁 9단은 제9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에서 중국의 정상급 기사들인
저우허양(周鶴洋) 9단과 구리(古力) 7단을 물리치며 예전의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고 있다.
93년과 99년 벌어졌던 후지쯔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던 유창혁 9단이 이번 대회에서 다시 우승해 완전한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처럼 전통 강호와 신흥 강호의 맞대결로 상징되는 유창혁 9단과 최철한 8단의 역대 전적은
3승 2패로 유9단이 약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송태곤 7단 박영훈 5단, 세계대회 첫 우승 노린다

▲ 송태곤 7단 |
송태곤 7단에게
후지쯔배는 각별한 대회이다. 전기 대회 준우승을 차지해 군면제의 혜택을 받았던 것.
하지만 송태곤 7단은 아직 세계대회 우승의 경험이 없어서 이번 대회에 특히 애착이 갈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준결승 진출의 교두보가 될 8강전 상대인 대만1인자 저우쥔쉰 9단은 반드시 넘어야 한다. 양 대국자는 올해
3월 CSK배 본선에서 처음 만나 송7단이 승리한 바 있다.
박영훈 5단하면 떠오르는 대회가 바로 지난해 벌어진 제8회 삼성화재배 결승전.
일본의 조치훈 9단과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던 박5단은 3번기 대결 중 첫 판을 이겨 세계대회 첫 우승의 기록을 달성하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두판을 연달아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
그 당시의 한을 이번 대회에서 풀겠다는 것이 박영훈 5단의 각오. 박5단은 이번 대회 1, 2회전에서 일본의 유키사토시 9단과 야마시타게이고
9단을 연파하고 8강에 진출했다. 유독 일본기사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5단의 8강전 상대도 일본기사인 장쉬 9단. 박영훈
5단은 장쉬 9단과 2002년 농심배 본선에서 처음 만나 백 반집승을 거둔 바 있다. 따라서 이번이 두 번째 대결인 셈.

▲ 박영훈 5단 |
유창혁 9단
대 최철한 8단의 형제대결로 인해 4강의 한자리는 이미 확보한 한국.
그리고 수적우세와 더불어 실력의 우세도 겸해 한국우승이 낙관적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 한국이 4강을
모두 싹쓸이 할 수도 있지만 단 한명만이 진출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제17회 후지쯔배의 한국우승은 8강전이 끝나봐야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듯 하다.
타이젬에선 베이징에서 벌어지는 후지쯔배 8강전 대국 중 이창호 9단 vs 요다노리모토 9단의 대결을 오후 3시부터
타이젬 9단 '愼獨'의 해설로 생중계한다.
8강의 전 대국은 오전 11시부터 수순중계할 예정. 바둑 대회 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인터넷 바둑사이트 아이디의 해설로
바둑팬들은 대국의 흥미로움과 함께 타이젬 인기9단의 해설을 듣는 즐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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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7번째를 맞는 후지쯔배 세계선수권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세계대회. 한국은 이 대회 6연속
우승을 포함해 총 9번 우승을 차지하며 전 회수의 절반이 넘는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한국의 후지쯔배 7년 연속 우승 여부가
달린 후지쯔배 8강전은 오는 6월 5일 중국기원에서 벌어진다.
TYGEM/조성철

■제17회 후지쯔배
세계선수권대회 8강 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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