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초강세 속에서 중국이 버텼다. 일본은 전원 탈락. 9월 30일 대전 유성연수원에서 벌어진 제10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본선16강전에서 한국은 출전한 8명 중 6명이나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남은 두 자리는 5명을 내보낸 중국에서 꿰찼다. 16강에 3명이 나선 일본은 모두 떨어졌다.
이번 대회부터 2시간으로 줄어든 영향으로 이날 열린 16강전도 대부분 빠른 흐름을 보였다. 심지어 오후대국을 시작한지 1시간도 채 안 넘어 끝나는 바둑도 나왔다.
 ▲ 대진 추첨을 가진 다음, 8강에 오른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뤄시허 9단, 후야오위 8단, 조훈현 9단, 이세돌 9단, 유창혁 9단, 최철한 9단, 김명완 7단, 이창호 9단. | -한국, 8명 중 6명이 8강에 올라
본선에 절반 이상을 점령해 이번 대회에도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내줄 것이라는 기대는 그대로 적중했다. 16강에 8명이 출전한 한국은 6명이나 8강에 올랐다.
가장 먼저 승전보를 알려온 선수는 조훈현 9단. 7회 대회에서 우승했던 조훈현 9단은 오후 2시도 채 되지 않아 지난대회 준우승자인 왕시 5단의 항서를 받아냈다. 송태곤 7단의 패전 소식도 있었지만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 등이 차례로 승전보를 이었다. 쯔루야마 6단과 대국한 김명완 7단도 바둑을 이겨 승리의 기쁨을 맛보았고, 마지막으로 이창호 9단이 구리 7단에 극적인 반집승을 거두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수확으로 김명완 7단의 8강 진출을 꼽을 수 있다. 김7단은 삼성화재배 뿐만아니라 세계대회에서 처음으로 8강에 진출했기 때문.
반면 통합예선을 거쳐 16강까지 올라와 기대를 모았던 유재호 초단은 후야오위 8단에 아쉽게 져 더는 돌풍을 잇지 못했다.
-중국, 5명 중 2명 생존
이번 10회 대회 통합예선에서는 예년처럼 황사돌풍을 크게 일으키지 못했던 중국이 8강전에 2명을 올리는 것으로 본선1, 2회전을 끝냈다.
중국은 속기에 강한 뤄시허 9단과 후야오위 8단이 각각 송태곤 7단과 유재호 초단을 물리치며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중국랭킹1위로 가장 기대를 건 구리 7단이 이창호 9단에게 반집패를 당했고, 지난 대회에서 준우승한 왕시 5단과 박문요 5단이 떨어지면서 큰 손실을 보았다.
유일한 중국 동포인 박문요 5단은 세계대회에서 11연승을 달리고 있어 바둑계에 큰 관심을 끌었다. 오늘 대국을 이기면 12연승으로 연승기록을 갈아치우면서 LG배에 이어 삼성화재배에서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유창혁 9단의 공격 바둑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 검토실에서 한국, 중국, 일본 기사들이 8판의 대국을 검토하고 있다. | -일본, 3명 모두 떨어져
모처럼 성적을 내는가 싶던 일본은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8강에 단 한명도 올려보내지 못했다. 일본1위 기전인 기성을 갖고 있는 하네나오키 9단은 '독사' 최철한의 맹독을 피하지 못한 것. 원년대회 우승자이자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요다 노리모토 9단은 '세계대회에서 더욱 강한' 이세돌 9단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통합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쯔루야마6단 역시 김명완 7단에 져 16강 진출로 만족해야 했다.
다음 8강전은 오는 11월 16일, 17일 같은 장소에서 두판씩 나눠 벌어진다. 준결승전과 결승전은 모두 3번기로 승부를 가리며, 준결승전은 12월 13일부터, 결승전은 내년 1월 10일부터 시작한다.
8강전 대진은 한국에서 6명이나 올라 부득불 4명, 2조가 '형제대결'을 펼쳐야 한다. 그 주인공은 조훈현, 유창혁, 이창호, 최철한. 조훈현 9단은 최철한 9단과 겨루며, 유창혁 9단은 이창호 9단과 대진을 뽑아 모처럼 국제대회에서 '이유' 대결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남은 두 선수, 이세돌 9단과 김명완 7단은 각각 뤄시허(羅洗河) 9단, 후야오위(胡耀宇) 8단과 대결한다. 4강에 두명을 확보한 한국은 이세돌과 김명완이 승리를 할 경우 일찌감치 우승컵을 챙길 수도 있다. 과연 이번대회에서는 어떤 선수가 정상에 우뚝 설 것인가.
타이젬은 이날 벌어진 8판의 대국을 모두 수순 중계했으며, 관심을 모은 이창호-구리 대국을 양재호 9단의 명쾌한 설명으로 문자생중계했다. 중앙일보와 KBS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가 후원하는 제10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의 우승 상금은 2억원, 준우승 상금은 5,000만원이다.
■ 8강 대진 조훈현 9단 : 최철한 9단 유창혁 9단 :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 뤄시허 9단 김명완 7단 : 후야오위 8단
 ▲ 검토실에서 이날 이긴 한국 선수 3명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명완 7단, 최철한 9단, 이세돌 9단. | 한편 이세돌 9단은 "초반에 요다9단이 우하귀에서 두점을 먹은 게 너무 작았어요. 거기서부터 내가 좋아졌습니다."고 간략하게 이날 대국을 총평했다. 이어 "요다9단은 유연한 스타일입니다."고 설명한 뒤, 이번에도 '우승할 자신이 있는가'는 질문에 "그냥 둬 보는 거죠."라고 대답.
최철한 9단은 "오늘 바둑은 초반에 상대(백)가 우상귀에서 사석작전을 펼쳤습니다. 처음 보는 모양이었는데, 하네9단한테 잘 풀렸어요. 하지만 더 이득을 보려다가 거꾸로 덤 정도 손해를 봤습니다. 아마 착각인 듯 싶네요. 덕분에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계속 좋았어요."고 이날 바둑을 총평했다.
이어 삼성화재배에서는 8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자신 있는가는 질문에, "이번 대회에서 4강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8강에 올랐으니 다시 목표를 수정해야 하겠어요. 결승에 오른 것으로."고 말한 뒤, "32강전과 16강 모두 내용이 좋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만족합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 | | ■ 제10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본선16강 대진
| 선수 | 선수 | 결과 | 중계 | | ● 조훈현 9단(한국) | ○ 왕시 5단(중국) | 125수 끝, 흑 불계승 | 수순 | | ○ 유창혁 9단(한국) | ● 박문요 5단(중국) | 218수 끝, 백 불계승 | 수순 | | ● 이창호 9단(한국) | ○ 구리 7단(중국) | 296수 끝, 흑 반집승 | 문자 | | ● 이세돌 9단(한국) | ○ 요다 9단(일본) | 197수 끝, 흑 불계승 | 수순 | | ● 최철한 9단(한국) | ○ 하네 9단(일본) | 167수 끝, 흑 불계승 | 수순 | | ● 송태곤 7단(한국) | ○ 뤄시허 9단(중국) | 164수 끝, 백 불계승 | 수순 | | ● 김명완 7단(한국) | ○ 쯔루야마 6단(일본) | 217수 끝, 흑 불계승 | 수순 | | ● 유재호 초단(한국) | ○ 후야오위 8단(중국) | 102수 끝, 백 불계승 | 수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