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에 중국이 모두 진출해 춘란배 우승을 확정지었다.
9월 28일 중국 광저우에서 제6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8강전이 벌어졌다. 한국은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이 전력을 다해 싸웠지만 중국의 구리 9단과 씨에허 6단에게 아쉽게도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의 패배로 4강전에는 모두 중국 선수(구리 9단, 씨에허 6단, 펑첸 7단, 창하오 9단)가 진출하게 됐다.
이창호, 이세돌의 출전만으로 한국 팬들은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 랭킹 1, 2위 구리 9단과 씨에허 6단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이창호 9단과 중국 랭킹1위 구리 9단의 대국은 백을 쥔 이창호 9단이 강력한 압박을 구사한 구리 9단의 예봉을 잘 피해 갔으나, 막판 우변에서 대마사활 패에 걸리면서 대세를 그르치고 말았다. 결국 흑 249수만에 집부족을 느낀 이창호 9단이 아쉽게 돌을 거두었다.
양국 랭킹 2위끼리의 대결인 이세돌 9단과 씨에허 6단의 대국은 이전 대결에서 3연패를 당했던 이세돌 9단의 설욕전이 될 것으로 기대를 했으나, 침착한 씨에허 6단의 벽을 넘지 못하고 235수만에 돌을 던지고 말았다.
춘란배는 덤이 7집반이기때문에 프로기사들 사이에는 백을 든 쪽이 심리적으로 다소 안정적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창호와 이세돌은 나란히 백을 쥐고도 패하고 말았다. 바둑 내용은 상당히 격렬했고 포석의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싸움에 돌입하는 난전의 흐름으로 흘러갔다. 이는 실전적인 감각을 중시하는 한국바둑과 안정적이고 두터운 대륙형의 중국바둑으로 나뉘었던 그동안의 국가적인 바둑 특색이 완전히 사라지고, 2006년도의 흐름은 바야흐로 '치열'이라는 두단어로 집약되고 있음을 이번대회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양국 1, 2위 대결에서 패한 한국은 자존심을 건 승부에서 대 참패를 당한 불운한 현실을 인정해야 했다. 씨에허 6단은 인터뷰에서 중국선수가 우승하기만을 바란다고 피력했다. 중국이 주최하는 기전에서 우승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중국기사의 바램이라고 한다. 구리 9단과 씨에허 6단의 승리는 타오르는 대륙바둑의 기세에 투철한 국가관이 덧붙여지면서 바둑실력 이외의 강화된 정신력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은 중환배(최철한)와 도요타덴소배(이세돌), 후지쯔배(박정상) 우승컵을 보유하고 있다. 중환배는 대만기전으로 중국이 참여하지 않아 진정한 실력을 판가름했다고 볼 수 없다. 반면 중국은 올해들어 단체전인 농심신라면배를 제외한 삼성화재배, LG배 세계기왕전, CSK배, TV바둑아시아선수권 대회 등 빅 타이틀을 석권했다. 이처럼 세계 바둑계의 중심이 한국에서 이제는 중국으로 옮겨간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으며, 서글프지만 한국과 일본이 중국을 쫓는 2006년도가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바둑에도 기회는 있다. 비록 이번 춘란배 8강전, 양국 정상 대결에서 패퇴해 자존심이 땅에 떨어졌지만 오는 10월과 11월에 진행될 LG배,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설욕전을 펼칠 기회가 있다. LG배에서는 3대3, 삼성화재배에서는 4대4의 한중전을 펼치게 되는 것. 한국의 정상급 기사들이 다시한번 중국과 맞대결 하는만큼 무너진 한국의 자존심을 곧추세워주기를 기대해본다.
중국에서 개최하는 유일한 세계대회인 춘란배는 중국기원에서 주최하며 춘란그룹에서 후원한다. 대회 총 규모는 40만 달러.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초읽기 60초 5회가 주어지고, 덤은 중국식으로 7집반이다. 우승자는 15만 달러를 상금으로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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