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아마선수권
하성봉 '멋있었어. 멋있어. 멋있었어'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우승자 하성봉을 만나다
2008-06-03 오후 2:10:57 입력 / 2008-06-03 오후 2:28:11 수정
|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서 8전 전승으로 세계 최고의 아마추어가 된 하성봉 아마7단을 만났다.
"너무 닫아 놨어. 아마추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여러가지 방법이 있었을 텐데 말야. 세계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프로라는 명칭은 없어도 프로대회 예선에 참가를 시키는 방법도 있잖아. 일정 기간을 정해두고 예선전 부터 출전해 점수를 주는 거야. 정해진 점수를 채우면 그때 프로가 되는 것이지. 상금이야 이후의 문제고." 말을 하는 중간에 청아모(청년 아마추어모임) 회원으로 예상되는(?) 여성에게 전화가 왔다. 그녀도 하성봉의 입단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지금 인터뷰 중인데, 안그래도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들을 말했어. 기사에 쓰겠지?" 삼성화재배나 LG배는 통합예선전을 하니 프로기사랑 대국할 기회가 많지 않았을까? 하성봉의 전적을 찾아봤다. 놀랍게도 LG배 통합예선전에 출전해 일본 사카이헤데유키와 문명근을 꺾은 것이 전부다. "계속 떨어졌으니까 그렇지. 그만큼 힘들어. 1년에 10명이나 되는 연구생이 졸업을 하는데, 후배들에게 좋은 길이 열렸으면 좋겠어. 프로 무대에 서는 것을 목표로 삼았잖아. 지금 제도로는 목표를 정하고 오랫동안 준비해 왔는데 한번의 기회도 올 수 없어. 한이 맺힌다고 해야하나? 프로하고 대국해서 프로의 벽을 실감하든, 해볼만 하다고 생각하든 기회는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해보는 것과 안해본 것에는 차이가 있으니." "20년 동안 바둑만 했는데…. 단한번도 가슴속에서 승부라는 글자를 벗어난 적이 없어. 나이 때문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입단대회가 되었든, 다른 대회가 되었든 가슴속에 승부라는 글자가 있다면 계속 할 것 같아. 그리고 연구실을 내고 싶어.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거든. 가르쳐서 내 제자가 되는 것, 그것이 내 목표야." 정상에 오른 하성봉은 오다케히데오 9단, 다케미야마사키 9단, 구도노리오 9단 등에게 "당신을 아마 8단으로 임명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친필로 하성봉의 아마 8단 면장에 사인을 했다. "부채에 한자로 이름을 쓰는 것 처럼, 한지를 깔고 그 위에 아마 8단을 면장에 사인을 했어. 자손 대대로 물려주려고 내일 표구하는 곳도 알아놨어. 오다케 9단이 면장을 주면서 축하한다고 말하는데 멋있었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멋있어. 멋있었어." "세계아마바둑선수권에서 한국은 4명이 우승을 했어. 그런데 모두 프로가 됐잖아. 나는 일본기원에서 인정한 한국의 유일한 아마 8단이야. 영광스러워. 그게 멋있어." 인터뷰를 끝내고 기억에 남는 말은 '멋있었어…. 멋있어. 멋있었어'. 하성봉이 말한 세단어를 통해 바둑을 대하는 그의 자세가 느껴진다. 20년간 한결같이 바둑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당신은 멋있었고, 멋있는 바둑인 하.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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