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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신라면배

농심배 '兩李'가 함께 나선다

이창호 이세돌 나란히 농심신라면배 대표선수로 참가-21일부터 바둑삼국지 막 올려

2008-10-17 오후 5:02:21 입력 / 2008-10-18 오전 12:39:28 수정

다음 주(10/21~10/24) 벌어지는 농심신라면배에 출전할 한·중·일 대표선수가 모두 결정되었다. 제1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차전은 중국 베이징에서 치러지며 10회째 대회를 맞이하여 우승상금이 5000만원 늘어난 2억원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느낌이다.

통산 8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은 지난 7월 국내선발전을 통해 이세돌, 강동윤, 윤준상, 허영호를 선발했고, 예선막판 강동윤에게 패해 탈락한 ‘농심배 사나이’ 이창호가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다. 허리가 조금 약한 듯하지만 최상의 투톱이 도열한 모습이다.

2연패를 노리는 강력한 라이벌 중국은 중국랭킹 1,2위 구리 창하오의 쌍두마차에다 박문요와 치우쥔. 그리고 무명신예 퉈자시가 출전한다. 한편 지난 7회 대회에서 한국의 농심신라면배 7연패를 저지했던 일본은 야마시타게이고, 하네나오키, 다카오신지, 고노린, 야마다기미오 등이 출전한다.


▲ 농심배 한국 대표 선수들. (왼쪽부터) 이세돌, 이창호, 강동윤, 허영호, 윤준상.


한·중간의 대결로 굳어질 듯
대진표를 받아든 지금 역시 한국과 중국의 양자대결로 굳어질 것이란 판단은 어렵지 않다. 먼저 가장 약체로 평가되는 일본은 야마시타(기성 왕좌), 하네나오키(본인방)를 필두로 모조리 자국의 타이틀홀더로 구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드러난 일본의 전력은 바닥이다. 국제전에서의 성적은 항상 한국 중국에 비해 두 발 쯤 뒤처져있었다.

특히 5명의 대표선수 중에 에이스역할을 할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야마다기미오가 한 때 삼성화재배에서 준우승까지 오른 적은 있으나 10년이 다 된 먼 과거의 일. 더욱이 그간 국제전에서 일본의 대표기사역할을 해온 요다노리모토, 장쉬가 빠져있어 객관적 전력상 가장 약체임은 부인할 수 없다.

작년 이창호, 박영훈을 연달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중국의 강세는 올해도 지속되리라 보인다. 후지쯔배 우승, 도요타덴소배 결승진출에 성공한 랭킹1위 구리가 일단 막강하다. 또한 랭킹 2위이며 노련함으로 무장한 창하오는 이미 작년 삼성화재배에서 이창호를 2: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허리진을 구성할 멤버도 막강하다. 역시 이창호를 꺾고 구리와 함께 도요다덴소배 결승에 함께 진출한 박문요가 버티고 있다. 리광배 우승자이며 끈끈한 승부를 즐겨하는 ‘아교’ 치우쥔이 오랜만에 등판한다. 다만 1번 타자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퉈자시가 무명에 가까운 생소한 인물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그도 신인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실력파라고 한다.

출전국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출전선수 명단
한국
이창호, 이세돌, 강동윤, 윤준상, 허영호
중국
창하오, 구리, 치우쥔, 박문요, 퉈자시
일본
야마시타게이고, 다카오신지, 하네나오키, 야마다기미오, 고노린


‘양이’가 손잡고 함께 출격한다는 것은
대회 9년 동안 7번을 우승한 한국의 전력은 언제나 최강이다. 대회 10년째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한국랭킹 1위 이세돌이 처음으로 참가하며 한국의 사기가 드높아 대회 8번째 우승의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유독 농심신라면배와 인연이 없었던 이세돌은 국내선발전을 통과해 처음으로 본선에 합류하게 되었다. 올해 들어 삼성화재배 LG배 TV바둑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대회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한국은 ‘굳은 짝’ 이창호와 함께 에이스가 한꺼번에 두 장이 들어온 셈이다.

대회 10차례동안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참가한 이창호는 53승15패(77.94%)의 성적으로 다승1위, 승률2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는 중이다. 따라서 조훈현-이창호 이후 오랜만에 랭킹 1,2위가 농심신라면배를 향해 진군하는 격이다.

그 외 허리에는 지난 주 끝난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즈에서 중국의 구리와 리저 등 강호들을 연파하며 남자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강동윤(랭킹4위)이 잔뜩 굵어진 팔뚝을 자랑한다. 또 06년 국수전에서 우승했던 ‘윤펀치’ 윤준상(랭킹14위)과, 한국바둑리그에서 영남일보를 1위로 이끌고 있는 허영호(랭킹18)가 뒤를 받친다.


‘양이’의 공동전선, 얼마나 위력적일까?

2008 하반기 최고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절정고수 이세돌, 이창호가 작년 중국에게 넘겨준 농심신라면배를 되찾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세기의 대결’로 명명된 지난달 응씨배 4강전에서 양이는 근래 최고의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두 번의 결전(명인전리그, 삼성화재배 8강)을 또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양이’는 화합해야 한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 일단 ‘외적’을 물리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창호는 지난달 왕중왕전에서 우승한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농심신라면배에 이세돌과 동반 출전하는 문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아무래도 이세돌 사범이 워낙 잘하기 때문에 든든한 맘이 있다. 지금까지 인연이 닿지 않아서 출전하지 못했는데, 그래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믿고 있다.”

주장급이 두 명이나 있어 이번에야말로 든든해 보인다. 오더를 정하기도 편할 것 같다. 벌써부터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주장으로는 누가 나올 지도 궁금하다. 랭킹1위는 분명 이세돌이지만 10년간 보여준 농심신라면배의 관록을 생각하면 이창호가 주장이 될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고 하겠다. 이창호는 이에 대해 “이세돌 사범이 뒤에 있으면 더 편한 건 사실이다. 먼저 출전하거나 주장으로 출전하거나 둘 다 괜찮다.”고 말한다.


▲ 올 2월, 중국의 농심배 우승을 이끈 구리 9단과 창하오 9단.


한·중 랭킹 1,2위끼리의 스타워즈 볼만
올해 세계대회는 우승자를 가리는 대회는 이미 끝났다. 아직은 한국으로 저울추가 기울어 있지만, 중국이 연초 농심신라면배에서 우승했고, 한국의 대회 10연패를 저지하며 후지쯔배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과 거의 대등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이다.

개수 상으로는 아직 우승트로피는 한국이 많다. 그러나 도요타덴소배는 이미 중국이 우승을 예약했고, 춘란배에서도 7명의 중국자객에게 둘러싸인 채 위태롭게 검을 세우고 이창호만 남았을 뿐이다.

지표상으로는 한국이 약간의 리드를 한 채 올해를 마감하겠지만, 내년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시즌을 개시하자마자 ‘거의 2개’는 중국에게 우승이 넘어갈 것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농심배는 내년 초반의 바둑계 판세를 좌우할 캐스팅 보트가 될 전망이다. 만약 농심신라면배가 중국의 차지가 된다면 내년 한국바둑계는 자칫 최강국의 위치에서 내려올 수도 있는 위기를 맞을 터.


양이가 손잡은 모습 자주 볼 수 있기를
90년대의 강자 조훈현, 이창호는 지치도록 번기를 벌이고도 태극마크를 달게 되면 밀어주고 당겨주고 잘했다. 조훈현, 이창호가 서로 주장을 주고받으면서 진로배, 농심배 등 단체전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한국바둑의 불패신화를 만들었다. 당시 한국바둑이 ‘핵우산’의 비호를 받으며 허리 층이 날로 커나갔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이창호, 이세돌이 함께 출전하는 분위기는 최상이다. 덩달아 한국 팀에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랭킹 1,2위인 이세돌과 이창호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이번 대표팀이 어떠한 양태를 보이느냐에 따라 한국바둑의 진로를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도 있겠다.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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