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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씨배

잠복기 독사 본능, 깨어나다

이창호에게 1패 뒤 2연승으로 잉씨배 우승 유리한 고지

2009-03-07 오후 4:55:39 입력 / 2009-03-07 오후 6:25:48 수정


▲ 최철한(왼쪽)과 이창호가 대국을 끝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복기였던 최철한의 독사 본능이 꿈틀 거리기 시작했다. 

3월 7일 싱가포르 엔터프라이즈하우스 싱가포르 바둑협회에서 제6회 잉씨배 세계바둑선수권전 결승5번기 제3국에서 최철한이 이창호에게 불계승을 거뒀다. 최철한은 1국에서 진 뒤 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향해 단 1승만을 남겨뒀다.

이날 대국은 초반 이창호가 유리한 포석으로 진행되었다. 덤이 큰 잉씨룰로 인해 백을 쥔 이창호가 두텁게 두어가면서 자신의 스타일로 대국을 리드하기 시작한 것. 하지만 중반이 되기 전 최철한이 상변에서 독사 본능을 발휘해 어려운 싸움을 이끌었다. 상변 백말과 중앙 백말을 동시에 공격하기 시작했다. 물론 두 대마는 살았지만 공격을 하면서 이득을 많이 취한 최철한의 승.

4년전 잉씨배 준우승 이후 잠복기에 들어섰던 최철한은 잉씨배를 통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작년 초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제6회 잉씨배 결승 진출과 2008 바둑대상 승률상(76.12%)을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게다가 잉씨배 결승이 시작되기 전 입신최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상의 컨디션에서 싱가포르에 온 것으로 보인다.

이창호는 세계 최강 끝내기 실력으로 1국을 선점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으나 최철한의 전투 실력에 2, 3국을 내리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이창호는 한·중·일을 통틀어 세계대회 타이틀을 가장 많이 획득한 선수이지만 4년(중환배 제외)이 넘도록 타이틀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대회가 열린 싱가포르 바둑협회에는 1백명이 넘는 바둑팬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이창호와 최철한을 보며 부채와 책, 바둑판 등을 가져와 사인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또한 한국 단장으로 온 김수장은 팬들에게 이창호와 최철한의 대국을 공개 해설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바둑팬들은 2시간 가량 이어진 해설을 움직이지 않고 경청하는 열의를 보였다.

최철한이 이창호를 꺾고 우승을 차지할 경우 4년전 잉씨배 준우승의 아픔을 씻고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에 이어 한국의 다섯 번째 잉씨배 타이틀 보유자로 이름을 올리게 되며 이창호가 승리할 경우 세계 최초로 잉씨배 2회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2승 1패로 최철한이 앞서는 가운데 일단락 된 잉씨배 결승 4, 5국은 4월 23일 부터 대만에서 열린다. 두 기사의 상대전적은 22승 22패로 동률. 타이젬에서는 결승전 모든 대국을 문자 중계할 예정이다. 제6회 잉씨배 우승 상금은 40만 달러, 준우승 상금은 10만 달러.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30분이며 시간 초과시 벌점이 있다.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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