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배
인터넷 반상 최고수 '철이'를 찾아라
'철이' 둘러싼 신비감 더욱 증폭
2009-06-25 오전 10:51:5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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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둑가에 얼굴없는 '철이(P)'와의 숨바꼭질이 한창이다. 인터넷 바둑에서 아이디를 '철이(P)'로 쓰는 익명의 고수를 두고 네티즌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 ID명 뒤의 'P'는 프로기사를 뜻한다.
문제의 '철이'는 전세계 인터넷 반상을 평정한 주인공이다. 올해 초부터 홀연히 등장해 한.중.일.대만의 최강 아이디들에게 20연승을 거둬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더니 최근에는 타이젬에서 열린 제6회 동양종합금융증권배 타이젬 왕중왕전에서 내로라하는 고수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이 2000만원이나 됐다. 이 대회에는 500여명이나 되는 4개국의 반상 고수들이 총출동했으니 인터넷 반상의 최고수가 된 셈. 네티즌들의 시선이 ‘철이’에게 모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중국은 익명 강자의 등장을 환호하며 체단주보. 톰닷컴 등 언론을 통해 '철이'를 '타이젬 최초 11단'이라며 분석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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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아직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철이'를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단지 알려진 것은 빼어난 실력의 한국 프로기사 중 한명이라는 점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배의 해설을 맡았던 유창혁 9단조차 "실명으로 출전한 여자 최고수 박지은 9단을 단숨에 제압한 '철이'는 정상급 프로기사임이 틀림없다. 정말 대단한 실력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다.
익명인 '철이'의 실력이 이렇게 출중하다보니 한국바둑을 대표하는 이창호 9단이나 이세돌 9단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두 기사 모두 인터넷 바둑에는 관심이 적은 편이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신 3인자로 꼽히는 박영훈 9단이나 올해 응씨배를 차지한 최철한 9단. 이세돌을 누르고 천원전에서 우승한 강동윤 9단 등 주로 젊은 기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박영훈의 이름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 바둑전문가는 "네티즌들이 철이가 누구냐고 물어오는 통에 정신이 없다. 그중 40%는 박영훈이 아니냐고 묻는다"면서 "이처럼 박영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는 '철이'의 기풍과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영훈의 경우 인터넷 바둑의 최고 무기라할 수 있는 속기에 능하고 끝내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철이가 100수까지 뒤지다가도 끝내기에서 단박에 뒤집어버리는 것이 박영훈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영훈의 바둑은 이창호 못지않은 숙고형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철이'의 기풍과는 일치가 안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공격성향이 강한 이세돌. 강동윤 등을 ‘철이’라고 믿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다.
이런 논쟁에 대해 당사자인 박영훈은 부정도 긍정도 않고 있다. 다만 "만약 철이가 맞다고 해도 게임의 규칙상 실명은 절대 밝힐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어느 누구라고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니 '철이'를 둘러싼 신비감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6월 25일자 스포츠서울 - 유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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