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세돌 9단(왼쪽)과 구리 9단의 대국 장면(바둑TV 화면캡쳐). |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백두산호랑이 이세돌은 여전히 강했다.
8월 29일 중국 후난성에서 열린 2009봉황고성세계바둑정상대결에서 한국의 이세돌 9단이 중국의 구리 9단을 꺽고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 소수 민족 ‘묘족’의 근원지로 알려진 봉황고성은 크고 작은 전투가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은 초반부터 기세의 충돌로 시작, 종국 직전까지 격렬한 전투로 판을 진행했다. 결국 이세돌 9단이 구리 9단의 실수를 잘 포착해 백으로 5집반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결은 양국의 자존심이 걸린 한 판이었다. 봉황고성세계바둑정상대결은 2003년에 처음 시작된 한국과 중국의 당대 최고수들끼리 겨루는 대회로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양국간 역대전적은 1승 1패 1무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랭킹 1위 이세돌 9단과 중국랭킹 1위 구리 9단이 출전한 것이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이 이번대국에서 승리해 한국이 2승 1무 1패로 한 발 앞서게 되었다.
또한 이번대국은 9승9패로 대등한 전적을 보이고 있는 동갑내기 라이벌 대결. 거기에 최근 이세돌 9단이 휴직상태로 오랜만에 공식자리에서 모습을 보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번 이세돌 9단의 승리로 구리와의 전적에서 한 발 앞서 나가게 됐다.

▲ 이 대회의 백미인 대형바둑판과 인간 바둑알. (바둑TV 화면캡쳐) | 이세돌 9단은 “이벤트 기전이고 전투가 많았던 곳에서 대국을 하기 때문에 일부러 복잡하게 대국을 만들었다. 바둑은 힘들었는데 통이 큰 구리 9단이 봐줘서 이길 수 있었다. 다음번에 또 붙는다면 구리가 안 봐줄 것 같다.”고 대국 소감을 말했다.
구리 9단도 “초반 흐름이 좋았는데 져서 아쉽다. 다음에도 이세돌 9단과 대국하고 싶고 그때는 지지 않겠다. 봉황고성배를 두게 되어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2009봉황고성세계바둑정상대결은 대국 이외에도 볼거리가 많았다. 우선 각 변 31.6미터 일반바둑판의 100배정도 크기인 세계최대규모 대형바둑판에서 무동들이 흑돌과 백돌이 되어 양 대국자의 착점에 따라 움직인다. 또 남방장성에는 역대 대국자인 조훈현 9단, 이창호 9단, 창하호 9단, 뤄시허 9단의 대국모습을 제작한 동상도 볼 수 있다.
2년마다 열리는 봉황고성세계바둑정상대결 제한시간은 각자 50분이며 초읽기가 주어지지 않는 타임아웃제로 진행된다. 승자에게는 5만달러, 패자에게는 3만달러가 주어진다.
■ 역대 봉황고성배 우승자 | 연도 | 대국자 | 승자 | 우승국가 | | 2003 | 조훈현 9단 vs 창하오 9단 | 조훈현 9단 | 한국 | | 2005 | 이창호 9단 vs 창하오 9단 | 무승부(4패빅) | - | | 2007 | 이세돌 9단 vs 뤄시허 9단 | 뤄시허 9단 | 중국 | | 2009 | 이세돌 9단 vs 구리 9단 | 이세돌 9단 | 한국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