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단독] 기보입수 - 반칙왕 中國
타임아웃제 의미 훼손 … 스포츠는 공정성이 생명
2010-11-20 오후 6:37:38 입력 / 2010-11-21 오전 9:02:01 수정

▲ 내용상 불리했다 하여 심판으로부터 판정패를 당한 박정환-이슬아 조. 타이젬아웃제에 대한 의미가 사라졌다.
조마조마 하던 일이 초반부터 일찍 터졌다.
20일 개막한 혼성페어 박정환-이슬아 조와 중국의 류싱-탕이 조의 2라운드 경기에서 박-이조가 충격의 '판정패'를 당했다.
자초지중은 이렇다. 바둑이 종반을 치 닫을 즈음 바둑은 류-탕조가 조금 앞서 있었다. 그러나 남은 시간에서 박-이조가 남은 시간은 5분이며 류-탕조는 잔여시간이 1분 정도 남아있었다. 문제는 혼성 페어는 타임아웃제라서 제한시간 45분이 오버하게 되면 비록 300집을 이겨있다고 해도 시간 오버 패.
그런데 반상에는 2집 끝내기라든지 공배 메움이라든지(중국 룰이기 때문에 공배 메움도 정식 수순이 된다.) 아직 유효한 착점들이 남아있었다. 따라서 류-탕조가 1분 이내에 남은 착점을 순번을 정확하게 지켜가면서 착점이 되리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아시안게임 바둑 혼성페어 2회전 / 박정환-이슬아 vs 류싱-탕이]
박-이조는 당연히 ‘시간공격’이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대국 도중 중국 주심(주심은 입회인 같은 자격이다.)이 경기에 개입하여 류-탕조의 일방적 승리를 선언해버렸다. 반면 박-이조는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그대로 반칙패를 당해버린 것.
이에 대해 양재호 감독과 김승준 코치는 중국 대회 운영진을 찾아가 거세게 항의했다. 중국측은 “내용상 더 이상의 바둑을 둘 필요가 없으므로, 그런 심판의 판단이나, 재량이 인정될 수 있다”며 심판의 재량이라는 답변을 했다.
그러나 대회를 지켜본 모 인사는 “류-탕조가 시간에 쫓겨 계시기 누르는 순번조차 헷갈릴 정도로 황망했다. 사태가 급박하니까 끼어들어서 판정을 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아웃제의 의미 훼손
타임아웃제라는 것은 우리가 익히 보아온 초읽기제도와는 다른, 그래서 보다 스포츠적인 개념이 들어간 시간개념이다. 시간 내에 유효한 끝내기를 남겨둔 채 계가에 들어가지 못하고 시간을 오버하면 패한다. 시간 내에 끝마치는 것도 경기의 일부인 셈이다.
그 제도의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 엄밀하게 시간이 남아있는데, 그것도 심판이 일방적으로 개입한다는 것은 분명 오해의 소지가 있다. 우리의 통념으로 보면 “거의 진 바둑이니까 그냥 양보하라”는 선에서 우야무야 넘어가면 안 될 일이다.
물론 악법도 법이다. 당연히 지켜야 한다. 그런데 대회 하루 전에 계시기 사용에 관한 규칙을 알려주고, 또 타임아웃제의 본질을 일방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 항의중인 양재호 감독과 김승준 코치. 양재호 감독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이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말했다.
●○…스포츠는 공정성이 생명스포츠는 공정성이 생명이다. 그렇기에 각본 없는 드라마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출발선에서부터 차이가 벌어지게 한 행위는‘중국 금3 확보’라는 각본을 미리 정해둔 드라마이다. 이래서는 감동은커녕 분노밖에 생기질 않는다. 관중은 물론 감독까지 관전조차 못하게 하는 경기는 세상에 없다.
특히 바둑이 스포츠의 옷을 갈아입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국가가 바로 중국이 아니던가. 중국은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중국이 종주국임을 과시하고 싶은 열망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이것은 주최국 어드밴티지를 넘어 그냥 반칙에 다름 아니다.
TYGEM / AG 특별취재팀 진재호·이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