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배
통쾌한 반집승, 이세돌 우승에 한 발 다가서
초중반 불리한 바둑, 흔들기로 역전승 일궈내
2011-04-26 오후 6:17:03 입력 / 2011-04-27 오전 8:53:46 수정
▲ 복기를 하고 있는 이세돌.
통쾌한 반집승이었다.
결승 5번기 승부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제3국에서 시종일관 중국의 구리 9단에게 끌려가던 이세돌 9단이 치열한 흔들기 전법으로 대역전승을 일궈내며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오늘 바둑은 마치, 조훈현 9단의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는 듯 신들린 듯한 풋워크로 상대의 혼을 빼놓았다.
대국장인 한국기원에 마련된 검토실에는 결승전의 치열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김지석, 한상훈 등 한국의 젊은 기사뿐만 아니라 위빈 9단을 위시해 루이, 장주주 부부가 열띤 반외 한-중 대결을 펼쳤다.
초중반까지 구리 9단이 한발 앞서나가자 중국 검토실은 활기를 띄었고, 많은 참고도를 올려 보이며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 반면, 한국 검토실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삼삼오오 검토를 진행하였고, 차분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중반 바둑이 역전 분위기에 이르자 반외 대결은 역전됐다. 중국 단장으로 참가한 위빈 9단을 비롯해 모두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침묵했다.

▲ 세기의 빅대결인 만큼 취재진의 열기도 뜨거웠다.
한국일보 박영철 관전기자는 이번 승부를, "한-중 최고의 천재 기사들의 대결이니만큼 정말로 최고의 승부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 이창호-마샤오춘의 대결이 이후 10년간의 바둑사를 결정짓는 승부였다면, 지금의 이세돌-구리의 대결 또한 향후의 한중 쟁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대목이 될 것이다."라며 그 의미를 부여했다.
평소 이세돌은 인터뷰마다 승패보다는 내용에 충실한 바둑을 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왔다. 구리에게 반집승을 거둔 후 이세돌은 "승리했다고 하기 쑥스러운 바둑이다. 운이 좋았다는 말이 적절해 보인다.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아서 기뻐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세돌.
오늘 바둑 내용에 대해서는 "중반부터 나빴고 거의 이길 수 없는 바둑이었다. 구리가 마지막에 집에 수를 내러 왔는데 수읽기 착오였던 것 같다. 이 때문에 승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세돌은 구리에게 2대1로 앞서며 내일 열리는 제4국에서 승리할 경우 대회 2연패와 함께 우승상금 3억원을 거머쥐게 된다. 이세돌은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일단 이겨서 구리보다 여유가 생겼다. 편하게 두도록 노력하겠다"며 임전 소감을 전했다.

▲ 문명근 입회인과 김찬우, 루이가 복기에 참여하고 있다.
초대 우승자와 전기 우승자간의 한 판 승부. 상대전적 12승 12패 호각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이세돌이 반집승을 거두고 13승 12패로 격차를 벌려 놓았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패한 구리의 심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내일(26일) 열리는 제4국에서는 이세돌이 주도권을 쥐고 있고 우승 가능성도 더 많아졌다.
타이젬에서는 세기의 대결 이세돌과 구리의 대국을 박지은 9단이 오후 1시부터 문자해설할 예정이다. 제3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초읽기 60초 3회가 주어진다.
TYGEM / 이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