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춘추전국시대, 삼성에서도 이어질까?
준결승전은 10월 31일부터 대전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진행
2011-10-06 오전 6:22:03 입력 / 2011-10-06 오전 8:15:11 수정
10월 5일 대전시 유성구 삼성화재 연수원에서 열린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즈(이하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원성진, 나현, 구리, 천야오예가 각각 박영훈, 콩지에, 김지석, 이영구를 꺾고 준결승 진출을 결정지었다.
더블일리미네이션으로 치러진 32강전과는 달리 16강전부터는 매회전별 추첨을 해 상대 대국자를 가린다. 준결승전 대진추첨은 5일 8강전 전 대국이 종료된 직후 검토실에서 원성진, 나현, 구리, 천야오예 순서로 진행됐다. 그 결과 원성진vs천야오예, 나현vs구리의 대결이 확정됐다.

▲추첨을 기다리는 원성진과 나현.
■ 기대주 나현, 콩지에 격침
5일 오전 11시 대전시 유성구 삼성화재배 연수원에서 16회 삼성화재배 8강전이 시작됐다. 지난 16강전에서 한국은 출전한 8명의 선수들 중 원성진, 박영훈, 김지석, 이영구 나현 등 5명이 8강에 진출해 3명이 8강에 오른 중국에 비해 수적 우위를 점한 상황. 8강에서 원성진vs박영훈, 나현vs콩지에, 김지석vs구리, 이영구vs천야오예가 준결승 진출을 놓고 대결했다.
한국기사들끼리의 대국(원성진vs박영훈)1판으로 자체 4강 티켓 1자리를 차지한 상황에서 한국바둑팬은 나머지 한-중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8강전을 관전했다.
한국바둑팬의 기대와는 다르게 대국이 시작된 지 4시간이 지난 오후 3시 김지석이 구리에게, 이어 이영구가 천야오예에게 패하며 한국측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지 않았다.

▲돌을 담는 나현/대국장을 나와서야 활짝 웃는 나현.
그러나 한국의 기대주 나현이 세계최강자 중 한 명인 콩지에를 눕히고 준결승에 진출하자 분위기는 급 반전됐다. 지난해 5월 입단한 나현이 입단한 지 1년을 조금 넘긴 상황에서 세계최강자 중 한 명인 콩지에를 물리치고 당당히 세계 4강에 입성한 것.
국후 나현은 "유성연수원에 올 때 한 판만 이기는 것이 목표였는데 16강전, 8강전 모두 이기니 욕심이 난다”라며 자신감을 많이 얻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현의 뒤를 이어 지난 대회 8강에서 고개 숙인 원성진이 이번에는 박영훈을 따돌리고 오랜만에 세계 4강에 모습을 보였다. 바로 지난 2003년 엘지배 준결승 이후 8년 만인 것.
원성진은 "중국과 우승을 다투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준결승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6강전과 8강전에서는 총 156만원의 장학금이 적립됐다. 한국선수가 승리할 시 마다 1집에 1만원, 불계승에 30만원씩 적립해 바둑꿈나무들에게 후원하는 '삼성화재 후배사랑 연구생리그 장학금'에 16강전- 124만원, 8강전-32만원이 적립된 것. 지난 32강전에서는 542만원이 적립된 바 있다.

▲천야오예와 악수하는 원성진(왼쪽)
■ 진지한 준결승전 3번기. 결승에 오를 기사는?
3판 2선승제로 결승진출자를 가리는 준결승전은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원성진vs천야오예, 나현vs구리의 대결로 열린다. 지난대회 준결승전에 허영호, 김지석, 박정환 등 3명이 이름을 올린 한국은 결국 구리를 당해내지 못하고 우승컵을 중국에 내준 바 있다. 2:2로 팽팽한 맞대결을 펼치는 이번 4강전에서는 과연 어떤 결과를 보일까?
현 GS칼덱스배 보유자 원성진(27)은 입단 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온 바 있는 한국의 든든한 허리로 이전부터 동갑내기 최철한, 박영훈과 함께 송아지 삼총사로 불리우며 포스트 이창호로 꼽혀 온 기사 중 한 명이다. 제한기전을 포함해 원성진이 오른 국내 결승무대만 13번일 정도다.
그러나 원성진은 단 한 번도 세계무대 결승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었을 만큼 세계대회(개인전)에서의 활약은 뜸했다. 8년 전 LG배 4강에서 두 차례 이름을 올린 것이 그의 개인전 최고성적.
상대 천야오예 역시 2006 LG배와 2007 TV바둑아시아대회 이 오랜만의 4강 무대 등장이어서 한층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역대 전적은 2003년 본 대회 예선결승에서 승리한 원성진이 1-0으로 앞서 있다. 8강전부터 맏형의 역할을 맡은 원성진이 과연 생애 첫 세계대회 결승 진출의 영광을 누릴지.
▲구리와 악수하는 나현(오른쪽)
입단한지 1년이 갓 넘은 17세 소년기사 나현의 활약 역시 기대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상대인 구리에게 한참 밀리는 모습. 전기대회 우승자 구리는 이세돌과 함께 세계무대를 호령해 온 세계최강자 중 한 명. 그런 구리 입장에서 보면 지난해 입단한 나현은 구리 이제 막 4강에 오른 신예일 뿐이다. 또 준결승전은 3번기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변이 많은 단판승부에 비해 나현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입단 전부터 이창호, 홍성지에 이어 전주에서 '바둑신동'으로 불리운 나현은 제2회 비씨카드배에서 연구생 신분으로 출전해 이영구, 위빈을 격파하며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는 기대주다.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중국 최강자 중 한 명인 콩지에를 꺾어 기세도 오른 모습.
과연 콩지에를 넘은 나현이 구리마저 넘으며 한국바둑팬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8강전에서 나현에게 패한 콩지에가 아무 말없이 반상을 응시했다.
■ 춘추전국시대, 삼성화재배에도 이어질까.
원성진, 나현, 구리, 천야오예 등 4명의 준결승 진출자가 가려지며 지난 4일부터 대전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치러진 삼성화재배 본선이 일단락됐다. 한국은 16강전에 출전한 이세돌, 이창호, 원성진, 박영훈, 김지석, 이영구, 김정현, 나현 중 원성진과 나현이 준결승전에 입성했다.
앞서 밝힌대로 중국과 2:2 맞대결, 오랜만에 세계무대에서 힘을 낸 원성진과,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나현이 준결승전에 임해 10월 31일부터 진행될 준결승전 역시 보는 재미가 쏠쏠할 전망이다.
그러나 조금은 불안한 점도 없지 않다. 중국에는 전기대회 우승자이자 이세돌, 콩지에와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구리라는 믿음직한 카드가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원성진과 나현은 세계대회 큰 승부 경험이 많지 않다.
하지만 춘추전국시대와 새로운 바람이 일렁이고 있는 최근 세계바둑계의 풍향계를 놓고 볼 때 이런 우려는 오히려 기대로 바뀔 수 있다. 올해 이세돌, 구리, 콩지에 등 이른바 세계3강이 비씨카드배 이후 이번 구리의 준결승 진출이 오랜만일 정도로 최근 세계무대에서 이전 같은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기존강자들의 부진은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나현의 경우에도 알 수 있듯 신진세력들의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후지쯔배에서 박정환이 세계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고, 이야마 유타·장웨이지에(후지쯔배-4강), 사카이 히데유키(후지쯔배-8강), 천스위엔(LG배-8강) 등 새로운 얼굴들이 계속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로 그 좋은 예. 약간의 휴식을 갖는 삼성화재배에서 이같은 춘추전국시대현상이 계속 이어질 지 궁금해진다.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는 중앙일보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가 후원한다. 우승 상금은 2억원, 준우승 상금은 7천만원.
*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일정
- 통합 예선 : 2011. 8. 1∼5(한국기원)
- 개막식 및 32강전 : 2011. 8. 23∼26(중국 베이징)
- 16강/8강 : 2011. 10. 4∼5(삼성화재 유성연수원)
- 결승 : 2011. 12. 5∼7(중국 상하이 예정)





TYGEM / 김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