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후 악수하는 원성진(왼쪽)과 구리.
12월 5일 한국시각 오전 10시 30분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1국이 한국의 원성진 9단과 중국의 구리 9단의 대결로 열린다. (이하 기사 내 단위 생략)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원성진과, 지난대회 우승자로 2연패를 노리는 구리가 대결하는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과연 어느 기사가 우승할 것인가.
원성진은 3일 오후 한국기원 관계자들과, 구리는 4일 오후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 도착했다. 원성진과 구리 등 대국자들을 비롯해 대회관계자들은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10~11층에 묵고 있는데, 층만 다를 뿐 같은 건물 4층에서 결승전이 진행된다.
한국의 원성진이 중국의 구리를 상대로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지. 타이젬에서는 삼성화재배 결승전의 생생한 대국현장을 전해드리며, 결승전 전 대국을 유명프로기사들의 생생한 해설과 함께 즐길 수 있다.
결승전 1국을 하루 앞둔 12월 4일 한국시각 오후 4시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은 대국자인 원성진과 구리를 비롯해 정현준 삼성화재 중국법인장, 류스밍 중국기원 원장 등 4명이 30 여명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삼성화재배 결승전은 3번기로 진행되며 두 판을 먼저 승리한 기사가 우승한다. 이전 결승전에서는 1국이 종료된 후 하루의 휴식을 가졌는데, 이번에는 별도의 휴식일 없이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다.
이 때문인지 원성진과 구리 모두 "체력관리와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할 것 같아, 이 점을 염두하고 결승에 임하겠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히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내용을 정리해봤다.
▲대답 중인 원성진.- 이번 결승전은 휴식일 없이 3일 연속 대국한다. 이에 대해 양 대국자 모두 어떻게 생각하며 결승전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는지.
구리: 삼성화재배에서 쉬는 날이 없이 진행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올해 비씨카드배 결승에서 휴식일 없이 대국했다. 당시 처음이라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이번에는 편안할 것 같다.
원성진: 비기라든지 결승전을 앞두고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다. 구리의 대국을 놔보면서 연구했는데 이는 기본이라 생각한다. 그 외에는 체력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 구리에게 묻겠다. 이번 결승전을 치르기 전까지 원성진과 다섯 번 대결한 것으로 아는데, 원성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구리: 2008년에 둔 것으로 아는데 실력이 대단하고 어려운 상대다. 원성진과 대국할 때 심리적으로 부담을 가진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최선을 다해 실력발휘를 하고 싶다.
- 두 기사 모두 이번 결승전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한 승부의 키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원성진: 중요한 것은 너무나 많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일 컨디션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쉬는 날이 없기 때문에 가장 신경 써야 되는 부분은 1~2국을 패할 경우에 필요할 마인드컨트롤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중요한 것 같다.
구리 : 원성진이 좋은 말을 한 것 같다. 이기든 지든 이 부분은 본인이 컨트롤해야 되지 않을까.
- 최근 몇 년 동안 원성진이 크게 성적 못내는 이유가 컴퓨터 게임에 빠졌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사실인가?
원성진: 최근 컴퓨터 게임을 별로 한 적이 없다. 컴퓨터게임은 중·고등학교 때 많이 했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하고 있는 구리.
- 얼마 전 삼성화재배 결승이 끝나고 구리가 여자친구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내용을 인터넷 기사에서 봤는데 사실인지? 또 콩지에 등 동료기사들이 결혼을 하고 있는데 본인은 언제 하고 싶은지.
그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다. 그 기사를 쓴 기자가 인터뷰를 했고 당시 내가 “삼성화재배가 끝난 후 다시 이야기하자”라는 뜻으로 대답했는데 잘못 나온 것 같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그러나 결승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만 집중해 주셨으면 한다.
- 앞서 결승전에 임하기 전 컨디션 부분을 신경 썼다고 했고, 이전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을 여러 번 목격했는데 평소 체력단련을 어떻게 하는지.
원성진: 결승전에 임하기 위해 특별히 체력 단련에 신경 썼다기보다 무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평소 운동은 좋아하지만 큰 시합이 있으면 무리하지 않는다. 음식 조절과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했다.
▲기자회견 도중 원성진의 모습.
- 송아지 삼총사 모두 여자친구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삼성화재배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우승컵을 여자친구에게 선물할 의향이 잇나.
원성진: 여자친구가 있는 것을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것 같다.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듯 당황하며)우승컵 선물은 계획이 없고 우선 결승전에 신경쓰도록 하겠다.
- 중국랭킹 1위에서 내려온지 오래됐는데 언제쯤 다시 1인자 위치로 돌아갈 것인가.
구리 : 나 역시 1인자로 돌아가기를 너무나 갈망한다. 그러나 중국랭킹 10위 안에 속하는 기사들의 실력차이는 거의 없고, 특히 장웨이지에 등 90년대 후반 출생한 신예기사들의 실력이 강해 최선을 다해도 (랭킹 1위에 오르기에는) 쉽지않을 것 같다.
- 나현이 삼성화재배 4강을, 장웨이지에가 LG배 결승에 올라가는 등 최근 한국과 중국의 90년대생 기사들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두 기사 모두 80년대 출생한 기사인데 이에 대해 긴장감을 느끼는지, 또 점점 어려워지지 않을까 라는 위기감을 느끼는지.
원성진; 그런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나도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잘 두기 때문에 버티기가 쉽지 않다. 더 노력해야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특별히 후배기사들 때문에 쫓긴다는 생각보다는 우리세대 역시 윗 세대를 추격했듯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실력이 발전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구리 : 동감이다. 중국에서도 90년생 기사들이 쫓아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어제 끝난 농심배에서도 탄샤오가 4연승을 거뒀고….
그러나 반대로 한국의 이창호, 중국의 창하오는 일류 기전에서 건재하고 있다. 이를 보면 우리(80년 대생)도 90년대 후반 선수들과 경쟁해서 폭발점을 찾아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노력해서 발전해야 한다.
▲기자회견 모습. 류스밍 중국기원 원장이 대답하고 있다.
- 류스밍 원장에게 묻겠다. 세계대회 성적이 좋아도 1위가 되는 등 중국랭킹제도가 현실하고 맞지 않는 것 같다. 현 랭킹제도가 10년 전에 만들어진 걸로 아는데 현 상황과 맞지 않는 느낌이다. 혹시 바꿀 생각은 있는지. 또 예를 들어 삼국 통합랭킹, 국내랭킹을 분리해 추진할 의향은 있는지 .
중국랭킹은 여러 문제점이 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소프트웨어가 10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현 상황과 다르고…. 그런 측면에서 검토, 연구하고 있다.
국제랭킹 부분에 대해서는 이전에 한국기원, 일본기원하고 협의한 적이 있는데 국제대회 결과로 세계랭킹을 만들면 안 나오는 기사들도 많아 기사들의 정확한 실력을 가늠할 수 없는 등 여러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최선의 노력을 하고자 한다.
▲기자회견 모습. 대국자, 기자들, 대회관계자 등 약 50명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