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강전. 허영호가 생각 중이다.
한국과 중국 대결에서 보인 한국의 대참사. 악몽의 주말이라 할 만하다.
18일 오후 5시 서울시 성동구 홍익동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4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이하 비씨카드배) 본선 32강전에서 한국의 허영호 9단과 온소진 6단이 각각 중국의 천야오예 9단과 니우위티엔 7단에게 패했다. (이하 기사 내 단위 생략)
한국이 후원하는 세계대회 중 가장 높은 우승상금 3억원을 자랑하며, 오픈제-상금제 도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비씨카드배 32강전이 지난 16일부터 오는 20일까지 5일에 나뉘어 진행된다.
비씨카드배 32강전에 한국 15명, 중국 15명, 일본 2명이 출전했다. 한국은 16일 열렸던 2판 (박영훈vs홍성지, 백홍석vs원성진)대국을 제외한 나머지 11명 모두 중국기사와의 대결로 확정 되어있었다. 따라서 세계바둑팬들은 한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에서 어느 국가가 더 많은 승리를 거둘지 주목했다.
결과는 한국의 대참패로 진행 중이다. 지난 17일 이원영이 멍타이링을 제압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이세돌, 이창호, 박진솔 모두 패한 것. 특히 세계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이세돌과 이창호가 각각 당이페이, 미위팅 등 아직 세계무대에서 생소한 신예에게 패한 것은 한국 바둑팬에 큰 실망감을 안겼다.
▲허영호와 천야오예의 대국 모습. 천야오예가 착점하고 있다.
이날 대국 역시 이런 흐름이 이어졌다. 오전(10시 시작), 오후(17시 시작)로 나뉘어 진행된 5판의 대국에서 한국과 중국의 대결은 3판. 한국은 오전 대국에 출전한 김지석이 퍄오원야오에게 패한 것을 시작으로 오후 대국에 출전한 허영호와 온소진 역시 각각 천야오예 니우위티엔에게 패하고 말았다.
더욱 충격인 것은 내용에서 압도당했다는 점이다. 이날 바둑TV에서 허영호와 천야오예의 대결을 해설한 목진석은 "전체적으로 허영호의 결정적인 패착이 보지 않는다. 굳이 이 바둑의 패인을 꼽자면 48로 높게 상변 흑돌을 다가간 자리인데, 만약 저수가 패착이라면 너무 억울하지 않나."라며 대국을 평한 뒤 한국선수들의 부진에 대해서는 "운이 없다기보다 각성을 해야할 듯 싶다. 돌파해야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허영호와 온소진이 패한 가운데 현재 32강전 진행 상황을 종합해 보자면, 한국은 박영훈, 백홍석, 이원영 등 3명의 기사가. 중국은 구리, 콩지에, 퍄오원야오, 류싱, 당이페이, 저우루이양, 미위팅, 니우위티엔, 천야오예 등 9명의 기사가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일본은 전원 탈락)
자체 수적으로 이미 한국은 불리한 16강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제 남은 대국은 19일과 20일 이틀로 나뉘어 벌어지는 4판인데, 한국은 최소한 3판 이상의 승리를 해야 16강전을 아주 불리하게 맞이하지 않는다.
** 중국선수들 중 같은 숫자로 표기된 경우는 공동 순위.
(씨에허·탄샤오-공동 1위, 저우루이양·천야오예 공동 7위)허나 이 역시 전망이 밝지는 못하다. 출전하는 나현, 이원도, 김기용, 김승준으로 이들은 각각 장웨이지에, 탄샤오, 후야오위, 씨에허와 대결하는데, 랭킹이나 세계대회 경험에서 한국선수들이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한국이 이세돌과 이창호의 패배를 쉽게 예상하지 못했듯이, 단비같은 승리 또한 터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특히 지난해 당시 만 16세의 어린 나이로 당당히 세계 4강에 오른 나현이 있고, 2회 대회 생애 첫 세계대회 4강 진출의 기쁨을 맛 본 '비씨카드배의 사나이' 김기용 역시 기대해 볼만하다.
참패의 분위기를 과연 남은 한국선수들이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 19일 정오 나현과 이원도가 각각 장웨이지에, 탄샤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비씨카드배 월드바둑 챔피언십의 총상금 규모는 8억 3천만원이며 우승상금은 3억원(준우승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초읽기 1분 3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