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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쌍등배

태극낭자군, 다시 출발선에 서다!

제3회 황룡사쌍등배 2차전 개시, 韓·中 3명, 日 2명 남아

2013-04-04 오후 1:12:38 입력 / 2013-04-04 오후 10:57:29 수정

▲ 한국에 4연승을 선물한 김채영(17).

'비교적 선전했던 전반전, 몹시 기대되는 후반전'

중국은 지난 대회에서 왕천싱(22)이 파죽의 8연승을 거둔 덕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그 와중에서 1승도 건지지 못하고 '무승 탈락'의 굴욕을 맛봤다. 1회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쳤고 작년 2회 대회에서는 아예 최하위를 기록했다. 오는 8일부터 중국 장쑤성 장옌시에서 제3회 황룡사쌍등배 2차전을 갖는다.

그 이름만으로도 공포감이 느껴지는 여류최강 박지은. 여류명인 최정. 그리고 2011년 정관장배 7연승 신화를 쓴 문도원. 이제 3장의 카드가 남았다. 한국여자바둑은 과연 건재를 과시할 것인가.

■ 1차전 다시보기

박지은(30) 최정(17) 문도원(22) 김혜림(21) 김채영(17). 사실 처음 대표팀이 구성되었을 때 걱정이 앞섰다. 비관적으로 보자면, 박지은은 과거 같은 카리스마가 드물어졌고 문도원도 정관장배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 2년 전이다. '젊은 피'도 좋지만 김혜림 김채영은 경험이 없는 새내기들이라, 제 이름값을 할 선수는 여류명인 최정 정도였다. 그러나 2차전을 앞둔 한국의 분위기는 우승을 기대할 정도로 업 되어있다.



1차전에서 김채영 김혜림을 잃었을 뿐이다. 아무래도 긴장 속에서 치러진 대결이니만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대박이 된 것은 김채영 덕이다. 김채영은 1차전에서 무려 4연승을 올렸다. 우승 대항마인 중국의 쑹룽후이(21) 천이밍(21) 등 2명을 낙마시켰다.

특히 김채영은 상대적으로 노련한 송롱후이와의 개막전에서 백을 들고 불계승을 거둔 다음 일본의 오사와나루미와의 대국에서 반집승을 거둔 것이 컸다. 흔히 일본 선수는 '거저먹기'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작년 대회에서 최정이 일본의 '늙은 여우' 요시다미카(42)에게 의외로 반집패를 당하면서부터 꼬이기 시작했음을 상기한다면 어린 김채영에게 반집승은 상당한 힘이 되었다. 한 고비를 넘기자 중국의 천이밍과 일본의 무명 이시이아카네도 덩달아 돌풍에 휩쓸려 가버렸다.

중국도 만만찮았다. 김채영은 최연소 위즈잉(16)에게 패퇴하고 말았다. 김채영 최정보다 한 살이 어린 위즈잉은 작년대회 최종국에서 일본의 셰이민을 꺾고 중국에 우승컵을 결정지었던 기대주. 왕천싱의 8연승에 위즈잉이 최종 2연승을 보태 중국은 우승을 확정했다. '철녀' 루이나이웨이가 '중국바둑의 미래'로 지목한 위즈잉은 현재 3연승을 거둔 상태에서 일본선수와 2차전 개막대국을 갖는다.

▲ 각 국 주장. 왼쪽부터 리허, 쎼이민, 박지은.


■ 2차전 미리보기

2차전에서는 최종우승국이 가려지게 된다. 한국은 최정 문도원 박지은이 남아 있고, 중국은 위즈잉 왕천싱 리허가 대기하고 있다. 일본은 여류 양대산맥인 셰이민(24) 무카이치아키(26)가 국가 존망을 책임지고 있다.

한국이 한국선수들 이름만 뿌듯하게 느껴지듯이 중국은 중국선수들 이름을 되뇌면 중국이 우승컵을 가지고 가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이미 3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위즈잉. 작년대회 혜성과 같이 나타나서 무려 8연승을 기록했던 왕천싱. 역시 작년 궁륭산병성배 결승에서 루이나이웨이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대륙의 여걸'리허.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 중국의 위즈잉.

남은 선수로는 한국 중국이 각 3명이지만 2차전 첫 대국에서 위즈잉과 일본선수가 만나기 때문에 '일본 변수'도 약간 있을 수 있다. 일단 8일 벌어지는 8국은 무카이-위즈잉 전이 될 공산이 크다. 무카이는 셰이민에 이은 일본 2인자.

남은 일본 선수 2명은 그래도 한칼이 있다. 물론 한중의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연속으로 KO시킬 힘은 아니라고 해도 생채기 날 정도는 된다. 따라서 한중간 미세한 힘의 균열은 의외로 일본변수로 인해 나타날 수 있다.

만일 일본이 1명의 중국선수를 잡는다면 중국은 치명적인 부담을 안게 된다. 무카이치아키는 위즈잉에게 1승1패를 기록하고 있어서 당연히 무카이에게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일본여류 대삼관을 이룬 셰이민은 작년 대회에서 왕천싱의 연승을 스톱시킨 인물이다.

일본이라는 뷰비트랩을 무사통과한다면 결국 한중전선(戰線)이 명확해진다. 여기서는 기량 이외에 기세 기질이 말을 하게 된다. 간이 큰 쪽이 이기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도 '영원한 주장' 박지은의 존재는 든든하다. 현재 국내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진 않지만 언제나 그를 빼놓고 우승후보군을 말하지 못한다. 궁륭산병성배 2연패(2010,2011)와 정관장배에서 보여주었던 결정력을 감안한다면 더 이상의 수식어는 필요 없다. 다만 중국의 세 선수가 상대전적에서는 박지은에게 뒤지고 있지만 모두들 '판 맛'을 봤다는데 위험성은 있다.

오히려 문도원이나 최정은 경험치는 많지 않으나 그들에게 패한 적이 없다는 점은 다행이다. 문도원도 흐름을 중시한다. 한번 기세를 타면 폭주기관차임은 이미 2년 전 정관장배에서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최정도 매섭게 칼을 갈고 있다. 작년 엄마뻘 일본 선수에게 반집패를 당한 악몽을 지우고자 함이다.

▲ 한국의 남은 선수들. 아마도 왼쪽부터 순서대로 등판하지 않을까?

■ 한국은 강하다. 여자는 더욱 강하다

올해 한국바둑은 개인전에서는 한 차례도 우승을 못했지만 단체전에서는 거꾸로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농심신라면배 초상부동산배에서 거푸 중국을 꺾었다. 황룡사쌍등배는 바로 이러한 '단체전불패'의 기록을 이어가고, 26~28일 치러지는 또 하나의 여자단체전 화정차업배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호기가 될 것이다.

한국여자바둑은 락스타리그의 신설로 인해 질적인 면에서 상당히 성장했다. 매주 정상급 못지않은 신예군들과 자웅을 겨루다보니 자연스레 트레이닝이 되었다는 것이 정설. 락스타리그의 최대수혜자는 여자선수들이다. 내부에서 단련된 실력을 세계무대에서 펼쳐 보일 낭자군의 선전을 고대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여자갑조리그도 생겼다. 있는 여자대회조차 사라지는 현실에서 중국여자보다 '못할게 없는'한국여자 선수들은 독이 올라있다. 기필코 이번 대회를 우승하면서 다시금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의 재창설을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 종목을 떠나서 한국여자는 늘 강했다.

제3회 황룡사쌍등배 세계여자바둑대항전은 한중일 여자대표기사가 5명씩 팀을 이뤄 연승전 방식으로 치르는 대회. 제한시간은 각 1시간이며 연승상금은 없다. 우승상금은 45만 위안(약 8000만원).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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