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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란배

한국바둑이 무너졌다!

제9회 춘란배 결승-이세돌, 천야오예에게 패배

2013-06-20 오후 6:45:53 입력 / 2013-06-25 오후 2:10:40 수정

▲ '수고했다. 이세돌!' (사진출처=중국 sina.com)

10여 년 동안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담당하던 이세돌이 무너졌다. 단순히 일개 대회 준우승이라서가 아니다. 춘란배를 내어주면서 공교롭게 올해 성적마저도 13승14패로 5할 이하로 떨어지면서 최악의 부조를 겪고 있다.

20일 오전 10시30분 중국 산둥성 지난시 산둥빌딩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9회 춘란배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중국의 '황태자' 천야오예에게 '철권' 이세돌이 211수만에 백불계패를 당함으로서 종합전적 1-2로 무너졌다.

1주일 전 LG배 16강전에서 한국선수 전원이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이러한 전조현상을 있었다. 그리고 전원탈락도 '있을 수 있는 일' 정도로 치부하는 일각의 시선도 이어지는 춘란배 결승전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세돌은 개인적전 4승1패를 기록하며 절대적인 우세를 보였던 천야오예에게 스코어로는 1-2지만 내용상으로 완패를 당하여 끝없는 추락을 하고 말았다.

17일 벌어진 1국에서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고, 19일 2국에서는 절대필패의 바둑을 천야오예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대마를 잡고서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흐름이 좋았다. 예전의 이세돌이었으면 볼 것 없이 최종전도 이세돌의 차지였다. 그러나 3국에서 이세돌의 특질이랄 수 있는 엷지만 발 빠른 실리작전이 들어 먹히지 않았다. 초조했다. 중반 한때 엇비슷한 형세를 이루기도 했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 이세돌-천야오예 최종전.


이세돌의 패배는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일단 그가 결승전에서 패한 경우가 최근에 잦다는 것이다. 근자에 잦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결정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이세돌이 맥심커피배 결승에서 박정환에게 0-2, GS칼텍스배 결승에서도 김지석에게 0-3으로 충격의 영봉패를 당했고, 이번 춘란배에서도 최종전에서 패했다.

또 '중반13단'이라는 별호도 이미 시들었다는 분석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초반전에 등장하던 이세돌 특유의 개성 있는 시도들이 먹혀들었다. 그리고 곧장 중반에 접어들면 괴력으로 단번에 판세를 휘어잡는 힘 바둑이 '이세돌바둑'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도식으로는 승리의 방정식이 될 수 없음을 여러 차례 증명했다. 일례로 천야오예는 4전 전패의 '이세돌 가위눌림'이 있던 기사였지만 더 이상 무리한 작전이 통하지 않았다. 중반에 결코 무너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초반의 무리함 때문에 중반에도 부하가 걸려서 판을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함을 보았다.

이세돌을 탓할 수는 없다. 그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세계대회에서 16차례나 우승컵을 가져왔고 다음 17차례를 준비하는, 누가 뭐래도 한국바둑의 대들보다. 더 이상 천재 한명에게 의존하는 그러한 전근대적 방식으로는 쇠락을 본질을 찾기 어렵다.

▲ 천야오예가 우승소감을 말하고 있다.

타깃은 중국이지만 올해는 완패했다. 올해 우승자를 가려낸 세계대회는 바이링배(저우루이양) LG배(스웨) 응씨배(판팅위)에 이어 천야오예가 춘란배를 차지함으로서 급격하게 젊은 선수로 세대교체가 되고 있다. 이들 4명은 천야오예를 제외하면 여태 세계대회에서 4강전조차 올라보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앞으로 중국에게 '복수'를 할 수 있는 세계대회는 마이너기전인 TV아시아선수권밖에 없다. 과연 이것으로 양이 찰까?

어쨌거나 슬퍼하고 비난하기 보다는 이 난관을 헤쳐 나갈 방도를 찾아야 한다. 이세돌이 무너지면서 한국바둑도 걷잡을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 이세돌이 시상식에서 천야오예를 격려하고 있다.
TYGEM / 진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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