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퉈자시, "나도 자랑거리가 생겼다!"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자 퉈자시 인터뷰
2014-02-13 오후 7:14:20 입력 / 2014-02-13 오후 7:18:52 수정
▲ LG배 우승자 퉈자시!
중국기사들이 득세하는 시절이다 보니 중국 랭킹10위 가운데에서는 거의 다 세계대회 우승을 경험하는 듯하다. 상황이 이럴진대, 올해 23세요 랭킹6위인 퉈자시는 그런 점에서 늦깎이에 속한다.
일찌감치 중국1위를 경험한 에이스급이었지만 특유의 울렁증으로 세계무대와는 인연이 없었던 퉈자시. 역시 기회는 기다리는 자의 것이다. 3일전 벌어진 LG배 결승1국에서 쾌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역시 우승이 아른거리는 거리에 다다르자 울렁증이 도졌다. 2국에서 150수까지 거의 이겼던 바둑을 뒷심부족으로 내주고야 말았다.
그러나 오늘, 어제처럼 승기를 확실히 잡자 모질게 흔들어대던 저우루이양의 승부수를 모조리 육탄 방어해 내며 난산(難産) 끝에 2014년 첫 세계선수권자에 오르고 말았다. 아직 국내외 기전에서 우승이 어색한 지 상당히 수줍음을 타는 퉈자시를 만났다.
▲ 저우루이양-퉈자시 LG배 최종국 복기장면.
23살 동갑내기 저우루이양을 꺾은 소감은?
매우 기쁘다. 저우루이양은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매우 친한 동료이며, (그를 이겼지만) 많이 서먹서먹하지는 않다. 오늘 이후 나도 자랑거리가 생겼다. 작년 중국의 많은 기사들이 세계대회를 석권했을 때 나는 그들이 상당히 부러웠다.
세계대회는 물론이고 국내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중국에서 중신은행배 창기배 등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다. 물론 LG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LG배는 처음부터 느낌이 좋았다. 한 판 한 판 이겨갈 때도 기대감이 생겨났다.
자신의 기풍은 어떠한가?
전투를 좋아한다. 막상 상대가 맞받아주면 좋은데, 반대로 잔잔하게 두어오는 사람에겐 약세를 보이는 명이 있다.
오늘 대국은 어제 2국과는 다르게 우세할 때 잘 버티면서 승리했다. 평소 바둑과 같았는가?
사실 어제 2국은 우세를 굳힐 수 있었다. 그러나 안전운행만을 고집하다가 역전패했다. 숙소로 돌아가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이번 판은 조금 격렬했지만 끝까지 최선의 수를 두어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이번 결승전 시리즈를 보면 초반은 굉장히 빨랐고 중후반은 느렸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저우루이양이 원래 속기파며 나도 속기를 좋아한다. 또한 바둑이 급전으로 이어지니까 초반에는 어렵지 않았다.
한국 기사 중엔 어떤 기사들이 어려운가?
당연히 이세돌이며, 박정환 최철한 김지석 등이 여전히 어려운 상대들이다.
▲ 퉈자시가 생애 첫 세계선수권자가 되었다.
중국은 군웅할거시대다. 지금 중국최강기사는 누구라고 보나? 일단 나는 아니고(웃음) 천야오예가 젤 세다고 본다. (그 이유는?) 일단 나에게 많이 이겼기 때문이다.
자신이 보는 한중바둑에 대해 정리해 달라.정상급은 한중간에 아주 팽팽하다. 그러나 저변을 생각한다면 중국이 조금 앞선다고 본다.
중국의 많은 우승자 가운데 왜 두 번째 세계선수권자가 나오질 않는가?
어려운 질문이다. ‘90후’들은 다들 열심히 공부한다. 조만간 2관왕이 나올 것이다.
2010년 삼성화재배에서 한국의 박지연에게 패했다. 지금도 그 기사가 와있다. 당시 세간에 화제가 되었는데?
기억이 난다. 그때는 컨디션이 나빴다. (듣고 있던 중국단장 왕췬은 크게 웃었으나 퉈자시는 근엄하게 말했다.)
올해 다른 목표가 있다면? 이번 우승으로 달라지는 게 많다. 랭킹이 일단 올라가면 세계대회 출전이 비교적 용이할 것이다. 국내기전도 한두개쯤 더 우승하고 싶다. 그러나 목표는 어디까지나 세계대회다.
우승하면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보시라. LG와 한국기원에 감사하고 싶다. LG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LG배만 출전하면 자신감이 넘친다. LG가 더욱 발전하시길 바란다.
TYGEM / 진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