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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언론, '평점심을 잃은 구리'

중국평론가 구리의 패인 진단

2014-09-03 오후 2:18:52 입력 / 2014-09-03 오후 2:18:52 수정

▲ 구리는 10번기 7국에서 최고의 명국을 두었지만 막판 평정심을 잃고 그만 대역전을 허용했다.

초반 1,2국에서 2연승을 거둔 뒤 3,4국에서 2연패를 당했던 이세돌이 7국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5,6,7국에서 내리 3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종합전적 5대2로 앞서 나갔다. 이제는 절대로 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최소한 무승부를 만들어 놓았다.

7국은 구리에게 아주 뼈아픈 대국이 됐다. 이세돌 조차도 이렇게 7국을 이길 줄은 몰랐다. 점심 식사를 할 때 그는 이 대국의 승부에 대해서는 전혀 마음에 염두 해두지 않는 듯 맛있게 식사를 했다. 식사 또한 구리보다 훨씬 많은 양의 식사를 했다.

이세돌은 지난 6월 5일 라싸에 와서 중국갑조리그에 출전한 적이 있다. 그는 이번 10번기 7국에서 두 사람 모두 고원지대에 대한 전법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전반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려고 하지 않으려고 생각했다. 시간과 체력은 중반 이후에 더욱 절실하게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대국에서 나는 전혀 명국을 남기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단지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구리가 중반에 실수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실수를 한다면 나는 기회를 잡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것도 이세돌이 본 대국 전반에 시간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빠르게 대국을 둔 이유이다. 전반에 이세돌은 의문의 착수를 자주 던졌다. 검토실에 있던 탄샤오, 류징, 왕위후이 등의 고수들은 깜짝 놀라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구리는 좌하귀의 착수가 다소 의문이 드는 수였으나 기타 다른 수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중앙에서 크게 산 후에 우세한 형세를 이끌어 갔다.

하지만 이세돌이 아래쪽에서 중앙으로 뛰었을 때 구리가 손을 빼고 응수를 하지 않고 우상귀의 큰 곳을 차지하면서 그의 비극은 시작됐다. 기회를 엿보던 이세돌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반격을 가해 승기를 잡았으며, 이후 더 이상 구리에게 판을 뒤집을 기회를 주지 않았다.

▲ 구리가 입장하는 장면.

대국 후 구리는 "사실 이번 대국은 내가 이전에 두었던 두 대국보다 훨씬 잘 뒀다. 하지만 한수로 날려버렸다."라며 아쉬워했다. 구리는 이세돌이 전반에 그렇게 빠르게 착수하며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마치 독사처럼 날쌔게 일격을 가하며 판을 뒤집었다.

구리가 이렇게 실수를 한 원인은 그가 우상귀에서 바싹 붙일 때 흑이 응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흑이 응수를 하지 않으면 귀의 흑은 심각한 손실을 입게 된다. 그러나 이세돌은 승부수를 던졌다. 이세돌이 손을 빼고 우하귀에서 날일자로 뛸 때 그는 안형을 없앤 후 제일감은 우하쪽의 백 안형은 풍부하니 손을 빼더라도 죽지 않는 상황이다. 승리를 눈앞에 둔 것에 도취되어 우상귀에서 한점 머리를 두드려 이세돌이 과감하게 손을 뺀 것을 응징하려고 했지만 이런 의욕이 비극을 불러일으켰다.

승부를 다투는 상황에서 이세돌은 이창호와 같다. 승부 앞에서는 이미 최고 경지의 수준에 이르렀기에 어떠한 표정도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꿈쩍도 하지 않는 태산과도 같다.

구리는 천성이 낙천적이며 호방하다. 비록 승부의 세계에서 오랫동안 단련되었다고 하지만 항상 그런 그의 천성은 알게 모르게 반상 위에서도 드러난다. 세밀한 부분에서는 이세돌처럼 그렇게 명약관화하지는 않지만 종종 조그만 부분에서 이세돌에게 속아(?) 수렁으로 빠져든다.

승부사로서 한 수 한 수의 착수를 하는데 있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천재는 종종 한 눈에 기형을 보고 급소를 찾아 낼 수 있지만 승부사로서 승부처에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 구리-이세돌 10번기 7국 복기 장면.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우칭위엔도 승부처에서는 재삼 생각하고 생각한 뒤 착점을 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곳에서는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 갔다가 와서 착점할지 말지를 결정해도 된다."라고 말했다.

린하이펑도 1969년 제8기 명인전에서 다카가와가쿠에게 도전할 때 앞의 1,2,3국에서 2대1로 앞서고 있다가 제4국에서 중앙으로 한 칸 뛴 곳을 들여다 볼 때 다카가와가쿠가 선수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잇지 않고 버텼다. 이 수는 아주 큰 위험이 따르는 수였다. 결국 린하이펑은 순순히 그냥 한 수를 보강했다면 이겼을 대국을 놓치고 말았다. 린하이펑은 이때 '평상심(平常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세돌-구리 10번기는 이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금까지의 결과나 두 대국자의 컨디션을 볼 때 이세돌의 승리가 분명해 보인다. 적어도 이세돌은 최소한 공동우승을 확보하며 공동우승상금인 250만 위안(약 4억 3000만원)을 확보한 상황이다.

하지만 구리에게 있어서 상황은 아주 딴판이다. 특히 구리에게 다음 8국은 아주 중요하다. 8국마저 패한다면 4연패로 과거 치수고치기 규칙에 따르면 치수를 고쳐야 할 판이다. 그야말로 치욕이다. 이미 단독 우승은 물 건너 갔고 나머지 잔여 대국(8,9,10국)을 모두 이겨야 공동우승이지만 이것 또한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번 10번기의 승자는 이미 굳어진듯하다.
TYGEM / 김경동(金敬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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