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vs구리 10번기
이세돌 패배, 2:2 승부 원점
5국은 내달 25일 중국 샹그리라에서 속개
2014-04-27 오후 6:49:01 입력 / 2014-04-27 오후 7:00:22 수정
▲ 이세돌(왼쪽)과 구리는 가장 컨디션이 올라왔을 때 10번기에서 맞딱뜨렸다. 그러나 구리가 승리했다.
10번기는 원점이다. 2-0으로 앞서다가 2-2 동점을 허용했으니 아쉽긴 하다.
이세돌이 고향에서 승전보를 전하는데 실패했다. 27일 전남 신안군 증도에 위치한 엘도라도리조트 특별대국실에서 속개된 Mlily 몽백합(夢百合) 이세돌-구리 10번기 제4국에서 이세돌은 중국의 구리에게 179수만에 백으로 불계패하며 종합전적 2승2패를 기록했다.
이번 4국은 10번기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뿐 아니라, 두 기사 모두 상승일로를 걷고 있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한판이었다. 역시 4국은 지난 세번의 대국과 달리 가장 팽팽했고 가장 미세한 가운데 시종 균형을 유지해갔다.
대국 초반 한때 이세돌이 우상방면을 뚫어서 유리한 상태가 되었지만, 다 이상 격차를 벌이지 못한 상태에서 구리의 추격을 허용했다. 100수 언저리부터는 반집승부가 예상되었다. 바둑TV 인터넷매체 등에서 해설하던 기사들은 물론이며, 현지검토실의 기사들 모두가 반집의 주인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 실수를 한 쪽은 이세돌이었다. 중앙 흑진을 지우는데 전력을 쏜는 가운데 백 중앙 석점이 떨어지면서 바둑은 '박빙열세' 진단을 급기야 받았다. 이윽고 반집을 뒤집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여의치 않자 이세돌은 싹싹하게 돌을 거두었다.
▲ 이세돌은 고향에서 벌어진 10번기 4국에서 패했다. 사진은 복기장면.
2연승으로 앞서가다 2연패로 동률을 허용한 이세돌은 최근 구리에게 4연속 패배를 당하며 연패 사슬을 끊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자칫 연패가 깊어지면 10번기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83년생 동갑내기 라이벌인 이세돌과 구리의 공식전적은 이세돌이 18승 1무 21패로 뒤져있다(비공식 포함 20승1무 21패).
이제 10번기는 4국까지 2-2로 팽팽하다. 1월26일 중국 베이징에서의 1국, 2월23일 중국 핑후(平湖)에서의 2국은 모두 이세돌이 승리했다. 그러나 3월30일 중국 청두(成都) 대국이나 오늘 신안군 증도대국에서 배수진을 친 구리가 대반격에 성공한 것.
한편 절망적인 상태에서 구리의 이번 승리는 눈부시다. 최근 10번기 3,4국을 비롯해 초상부동산배 춘란배에서 총 네차례 대국을 모조리 이기고 있어, 이세돌로서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섯 판이 남은 현재 어느 쪽이든 승리를 거두려면 6경기 중 4승을 거두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확률에 속한다. 4국 패배가 이세돌로서는 더더욱 아쉽다.
제5국은 5월 25일 중국 원난성 샹그리라에서 속개된다.
Mlily 몽백합 이세돌-구리 10번기는 제한시간이 4시간에 1분 초읽기 5회. 월드컵 기간인 6월을 제외하고는 1월부터 11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에 개최되며 먼저 6승자가 나오면 종료된다. 승자는 우승상금 500만 위안(약 8억 4000만원)을 독식하고, 패자에게는 20만 위안(약 3500만원)이 여비가 지급된다. 단, 최종스코어가 5승5패일 경우 상금을 절반씩 나눈다. 이번 10번기는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을 후원하는 중국의 헝캉가구회사가 후원한다. 증도에서 열리는 제4국은 신안군과 삼다수가 후원했다.
▲ 구리는 0-2의 절망적인 단계에서 2-2로 극적인 동률을 일구었다.
TYGEM / 진재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