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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역전승 거두며 LG배 품다!

LG배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314수까지 가는 접전 끝 승리

2015-02-12 오후 4:19:48 입력 / 2015-02-16 오후 2:39:36 수정

▲ 결승3번기 최종국이 박정환(오른쪽)의 승리로 끝났다. 종국 직후 다소 상기되어 있는 두 대국자의 모습.


박정환이 집념의 역전승을 거두고 4년 만에 세계대회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2일 오전9시 강원도 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벌어진 제19회 LG배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박정환(22)이 김지석(26)에게 314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역전승(314수끝 흑1집반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2-1로 LG배 우승을 차지했다.

초반 포석에서 실패한 후 시종일관 불리했던 박정환은 종반 이후 맹추격전을 전개한 후 끝내기에서 숨어있던 '반집'을 찾아내며 대 역전승의 종지부를 찍었다. 마지막 순간 패배를 직감한 김지석이 패를 버티는 과정에서 손해를 봐서 결과는 1집반이었지만, 종반 끝내기 단계에서부터 근 2시간 가량이나 승패를 알 수 없는 피말리는 반집 승부가 지속됐다.

결승3번 승부의 최종국이었던 오늘 대국은 세계대회 우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대결답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초중반 우승상금 3억원의 주인을 가리는 무대 답지 않게 빠른 속도로 바둑이 진행되면서 단명국으로 끝나는 듯 했던 분위기는 종반 국면이 반집 승부로 치닫게 되면서 최고의 긴장감을 바둑 팬들에게 선사했다.

결승3국의 초반은 김지석이 리드했다. 우하귀에서 일류감각을 선보이며 흑 모양을 삭감한 김지석은 좌변에서 벌어진 첫번째 접전에서 포인트를 올리며 우세한 바둑을 만들었다. 실리는 김지석이 앞선 상황에서 박정환은 중앙 두터움을 활용해 뭔가 만들어내야 하는 국면. 박정환이 우하귀에서부터 뻗어 나온 백 돌을 압박했을 때가 선택의 기로였다.

김지석의 선택은 백 돌을 방치한채 실리의 요충지인 하변을 다시 차지하는 것. 어제(11일) 벌어진 결승2국에서 대마 사활에 승부를 건 후 명불허전의 타개 솜씨를 발휘하며 승리했던 김지석은 오늘 최종국에서도 '선실리 후 타개' 전략을 들고나왔다.

집 부족에 걸린 박정환이 할 수 없이 칼을 빼들고 총공격에 나섰지만 '타개의 신' 김지석의 돌은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김지석이 백의 양곤마를 특유의 신출귀몰한 타개 솜씨로 모두 살려내면서 바둑은 그대로 김지석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오늘 최종국은 어제 대국처럼 단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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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환(승)-김지석. 결승1국과 2국이 모두 20분 이상 복기가 진행됐지만 오늘은 승부처를 잠시 짚어본 후 바로 돌을 쓸어 담았다.


어제 결승2국과 달리, 대마 공격에 실패하는 순간 바둑이 끝나는 상황이 아니었던 오늘 승부에서는 김지석의 지나친 낙관이 변수로 작용했다. 대마를 잡는데는 실패했지만 공격을 통해 부수입을 얻은 박정환은 묵묵히 큰 끝내기를 차지하며 종반 맹추격을 시작했고, 우승트로피가 눈에 아른거리는 상황이 된 김지석이 추위를 타는 듯 자꾸 물러서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바둑은 순식간에 눈 터지는 반집 승부가 됐다.

현지 검토실에서 오늘 바둑을 집중연구한 프로기사 10여명의 의견이 종국 직전까지 일치되지 않고 제각각 갈린 상황. 검토실에서 조차 '박정환의 역전승'과 '그래도 김지석이 남긴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치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승패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무려 1시간30분 동안이나 지속됐다.

최후의 순간, 결론은 심장싸움에서 이긴 박정환의 반집승이었다. 박정환이 중앙에서 한껏 버티며 패의 뒷맛을 방치한 채 좌하귀 4집짜리 끝내기를 했을 때가 마지막 승부처.

진작 초읽기에 몰린 박정환과 달리 시간이 남아있던 김지석이 장고 끝에 패를 걸지 않고 끝내기 하는 수를 선택했으나, 이것이 치명적인 계산착오였다. 박정환이 중앙 패를 가일수 하자 이제 개표만 남은 상황. 아무리 세어봐도 흑이 최소한 반집은 남기는 국면이 됐다.

패배를 직감한 김지석이 막판 다시 패를 만들며 버텨봤지만 약간 손해를 봤고 결론은 314수까지 가는 대 접전 끝에 박정환의 1집반승이었다.(오늘 대국의 전체기보는 뉴스 하단 우측 기보보기를 통해 볼 수 있다.)

▲ 4년 만에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한국1위 박정환.

▲ 최종국에서 멋진 타개 솜씨로 승리를 목전에 뒀
지만 끝내기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한 김지석.
 
TYGEM /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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