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자신감 찾는 계기 되었으면…"
LG배 16강전에서 구리 꺾고 8강 진출
2015-06-10 오후 4:54:52 입력 / 2015-06-10 오후 9:11:39 수정
▲ 구리를 꺾고 LG배 8강에 진출한 김지석
작년 말로 돌아가면 김지석은 천하를 다 가진 사람이었고 중국의 구리는 모든 것을 다 잃은 패배자였다. 김지석은 생애처음 삼성화재배를 우승하며 끝간데 모르는 위세를 떨치고 있었고, 뿐만아니라 LG배 결승, 춘란배 4강에 연속으로 진출해있어서 +알파를 기대하고 있었다. 급기야 12월 2014 바둑대상을 수상했다.
이즘 역사상 최고의 실력자였던 구리는 이세돌과의 10번기에서 패배하며 스스로도 재기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의 하락세였다. 남아있는 굵직한 대회라고는 딱 하나 춘란배 4강전이 있었다. 그나마 한국최고의 상승주 김지석과의 한판이기에 큰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12월에 벌어진 춘란배 4강전에서 만난 김지석과 구리의 대결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현장에서 맘 짠한 장면을 목도했던 기자는 오히려 이번 LG배 16강전이 김지석으로서는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역시 배반을 하지 않았다. 16강전 최고의 빅뱅, 김지석-구리 전에서 한국의 간판스타 김지석이 승리했다. 작년 LG배에서 준우승에 그친 김지석으로서는 다시 한 번 우승전선에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상대전적 3승6패의 어려움을 딛고 대어를 낚은 김지석을 현장에서 만나보았다.
▲ 구리-김지석(승) 복기장면.
복기를 아주 오래했는데, 오늘 바둑은 어땠나?
초반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중반 들어서 거의 돌을 던져도 무방할 정도로 바둑이 나빠졌다. 후반엔 상대가 너무 방심하는 바람에 몇 번이나 기회가 있었는데, 다 놓치는 바람에 오히려 기회가 나에게도 왔다.
4연패를 당하다가 3연승을 했고 또 최근 2연패를 했다. 과거 전적을 보면 춘란배가 피차간 고비였던 것 같다. 춘란배에서 초반에 넉 다운이 된 것은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특별히 그런 것은 아닌데 상대가 워낙 포석이 센 기사라서 아무래도 초반부터 좀 쳐지는 듯하다. 구리가 워낙 센 기사라서 제가 안정감을 가질 수 없었다.
이제 8강인데, 우승을 예상하는 것은 이른가?
물론 목표는 우승이다. 그러나 최근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힘이 들었다. 이 판을 계기로 조금 자신감이 생긴다.(웃음)
남아있는 중국선수들이 랭킹1~3위인 스웨 커제 퉈자시인데, 한국의 대표기사로서 어떤 맘인가?
상대전적으로는 제가 다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러나 8강에 오를 정도라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강자다. 상대가 누구든지 의식하지 않고 나의 바둑을 두겠다. 아직은 8강전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있으니 전열을 잘 정비해서 임하겠다. (곧바로 이어진 추첨에서 랭킹1위 스웨를 뽑았다. 김지석은 스웨와 2패 후 3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11월 삼성화재배 4강전에서 두 판 연속으로 이긴 바 있다.)

TYGEM / 진재호 이영재